이준석 측 "만남 고려하고 있지 않아"
[더팩트ㅣ곽현서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딜레마에 빠졌다. 선거대책위원회 운영과 인선을 둘러싼 극한 갈등으로 이준석 대표가 전화기를 꺼놓은 채 지방을 순회하면서부터다.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내홍이 짙어지고 있지만 이 대표와 윤 후보의 만남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윤 후보는 2일 한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와의 만남'에 대해 "무리하게 압박할 생각은 없다"라면서도 "생각이 달라도 함께 가야 한다"고 밝혀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이 대표 측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윤 후보가 찾아오면 만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현재로선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라고 답해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계속되는 비공개 일정에 대해서도 "아직 정해진 것이 없어 말씀드릴 수 있는게 제한되어 있다"라고만 답했다.
잠행 3일 차를 맞이한 이 대표는 모든 일정을 취소한 채 현재 제주도에 머물면서 비공식 일정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30일 부산에서 정의화 전 국회의장을 만난 뒤 순천·여수 등 지방을 순회하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이수정 경기대 교수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영입을 두고 윤 후보와 갈등을 겪자 지난달 29일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긴 채 당 일정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선대위 출범을 앞두고 윤 후보와 이 대표와의 갈등 봉합은 필수적이지만, 윤 후보가 쉽게 손을 내밀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고진동 정치평론가는 현 상황의 득실 여부를 따질 때 윤 후보가 더 어려운 처지에 있다고 진단했다. 고 평론가는 "윤 후보가 이 대표를 찾아간다 해도 만날 가능성이 작다"라며 "이 대표가 윤 후보를 만나지 않을 경우 당내 갈등은 더 확산 될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가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가자 내부에선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현재 이 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항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전했다.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갈등이 장기화 될수록 '리스크'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윤 후보와 이 대표가 깊어진 감정의 골을 해소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 대표와 윤 후보는 지금 감정 싸움 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만약 윤 후보가 이 대표를 찾아갈 때는 요구 사항을 모두 들어줄 준비가 되어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현재 이 대표의 요구 조건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안 찾아가는 게 아니라 못 찾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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