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당무 보이콧…尹 "무리하게 연락 않겠다"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구성과 '대표 패싱' 논란 등으로 당무를 중단한 이준석 대표가 지방에 머물며 '장외 행보'에 나섰다. 이 대표와 갈등을 빚은 윤석열 대선 후보 역시 대선 행보에 집중하면서도 확전에 조심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윤 후보가 관망하는 태도인 데다 당내 주도권 다툼도 걸려 있어 당분간 냉각기가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달 30일 공식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부산에 내려간 이 대표는 1일 윤 후보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장제원 의원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 사무실을 찾았다. 당직자들과 당원 증감 추이 등 지역 현안과 관련해 대화를 나눴다. 당은 격려차 방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윤 후보를 향한 공개 비토라는 의견과 당무 보이콧에 선을 그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후 이 대표는 일부 인사들과 만난 뒤 전남 순천에 들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충청 일정을 소화한 윤 후보는 이 대표의 잠행에 대해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충남 천안에서 열린 충남북부상공회의소 기업인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당으로부터 듣기론 이 대표가 당무를 거부하는 상태는 아니다"라며 "부산에 리프레시(재충전)하기 위해 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와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는 약해 보인다. 윤 후보는 이 대표에게 무리하게 연락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일단 관망하겠다는 것이다. 윤 후보가 한발 물러선다면 어느 정도 포용력을 인정받을 수는 있지만, 리더십 타격과 함께 선대위 구성과 운영을 둘러싼 여진이 뒤따를 수 있다는 점 등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도 쉽게 물러설 가능성이 작아 보인다. 앞서 당무우선권을 가진 윤 후보의 '패싱' 논란에 공개적으로 반발하는 등 감정이 상할 대로 상한 상태다. 실제 당무를 내려놓고 잠적하는 초유의 사태를 벌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장외 행보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윤 후보와 이 대표의 갈등 양상은 길어질 공산이 크다.
점입가경의 내홍이 깊어지는 가운데 일단 윤 후보가 역할이 중요해졌다. 대선 정국이라는 특수한 시기에는 후보에게 당력이 모아지는 데다 선대위를 중심으로 대권 행보에 주력해야 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윤 후보의 정치력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른 것도 이 때문이다.
설상가상 국민의힘 내분 영향으로 뚜렷한 지지율 하락세를 반등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자칫 당 내홍이 장기화한다면 윤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는 더욱 상승할 수밖에 없다. 최종 후보로 선출된 이후 처음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게 오차범위 안에서 역전을 허용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왔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가 채널A 의뢰로 지난달 27~29일 전국 유권자 1008명을 상대로 한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 결과(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에 따르면 윤 후보(34.6%)는 이 후보(35.5%)에게 오차범위 안인 0.9%포인트 뒤진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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