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유족 면담…"정치 영역으로 끌고 올 생각 없어"
[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천안함 사건은 피격 사건이고 우리 장병들이 북한의 도발에 의해 희생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최원일 전 천안함장과 고(故) 이상희 하사의 부친인 이성우 천안함 유족회장을 만나 "제가 평소에 잘 챙겨드리지를 못해 죄송하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국격은 국가가 어떤 역사, 어떤 사람을 기억하느냐에 달려 있다. 국가를 위해서 희생된 장병들을 어떻게 기억하고, 그 사건을 어떻게 기억하느냐에 달려있다"며 "이 정부의 태도가 여러 번 말씀을 드렸지만 참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북한의 피격에 의한 것이라고 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검증이 된 것"이라며 "여기에 의혹을 제기하고 보도하는 게 문제가 없다고 판명해서 우리 천안함 장병과 유족들의 마음을 많이 아프게 한 것에 대해 큰 잘못"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태도는 북한에 대한 굴종적인 자세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최 전 함장은 "윤 후보를 지지한다는 입장에서 온 것이 아니다"라면서 "단지 대선 후보로서 천안함에 대한 명확한 입장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듣고 싶어 이 자리에 왔다"고 전제했다.
이어 "나라를 지키던 군인들이 지키다가 희생되고 살아 돌아오니까 국민의 조롱거리 되고 거짓말쟁이가 됐다"며 "천안함을 믿으면 보수, 믿지 않으면 진보라는 말도 안 되는 쪽으로 국론이 분열됐는데 혹시 나중에 집권하면 이런 상황이 더 없도록 해주셔야 남은 장병들과 유가족이 떳떳하게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비공개 면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천안함 사건에 대해 "국가를 위해 희생한 장병과 그 가족들에게 자부심과 명예감을 안겨주진 못할망정 그분들이 공격과 조롱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정치의 진영 문제를 떠나서 정치로 들어오면 안 되는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비공개 대화에서 돌아가신 분들의 가족이 그동안 얼마나 힘들게 살아오셨고, 외상후 스트레스성 장애로 본인뿐 아니라 가족들도 고생한 이야기, 아직도 현역으로 근무하는 생존 장병들이 받은 여러 인사상 불이익들에 대해 상세하게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천안함 문제가 20대 남자 사이에서 많이 언급되는데, 이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것이냐'는 질문에 "천안함 문제를 정치에 끌어오고 싶은 생각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 최 전 함장에게 선대위 합류를 요청했냐는 물음에도 "이분들을 정치에 끌어들일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저의 입장은 분명하다. 천안함 사건은 북한의 폭침에 의해 우리 해군 용사들이 희생된 사건"이라며 "더 보탤 것도 없고 줄일 것도 없다"고 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은 끝내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발언을 하지 않는다. 잠수함 충돌설 같은 허무맹랑한 괴담 유포에 방송심의위원회는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한다"면서 "이는 국가가 스스로를 부정하고 자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저는 국가를 위해 봉사하다가 희생된 분들을 제대로 기리는 일조차 정쟁의 대상으로 삼으면서 숭고한 희생을 외면하는 이러한 상황을 개탄한다"며 "나라가 이래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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