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당심' 洪 '민심' 우위 관측…부동층 향방 변수
[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국민의힘 본경선 레이스가 종반부에 접어든 가운데 다수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내림세가 심상치 않다. 손바닥에 쓰였던 '왕(王)'자 논란이 잠잠해지는 상황에서 '전두환 옹호' 발언(21일)과 이른바 '개 사과'(22일)로 위기를 자초한 영향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윤 전 총장의 하락세는 뚜렷하다. 28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케이스탯·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5일부터 사흘간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전국지표조사(NBS)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홍준표 의원은 25%, 윤 전 총장은 20%로 나타났다.
직전 조사인 10월 3주 차 조사와 비교하면 홍 후보는 3%포인트 올랐다. 윤 전 총장은 5%포인트 떨어졌다. 낙폭이 크면서 한주 만에 역전을 허용했다. '전두환 옹호' 발언과 '개 사과' 논란으로 여론이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 전 의원은 12%,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4%로 뒤를 이었다.
다만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윤 전 총장이 47%로, 38%를 기록한 홍 의원을 9%포인트 앞섰다. 지난주 조사와 비교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윤 전 총장은 무려 7%포인트 급락했고, 홍 의원은 10%포인트 상승했다. 당심의 변화가 감지되는 대목이다. 내달 1일부터 실시되는 당원 투표는 국민여론조사와 함께 50%의 비율이 반영되는데, 당 지지층에서의 지지율 하락세는 윤 전 총장에게 위험 요소다.
이날 발표된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홍 의원의 지지율이 윤 전 총장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는 결과가 나왔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실시한 10월 4주 '차기 대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맞설 국민의힘 후보로 가장 경쟁력 있는 인물'을 조사한 결과, 홍 의원(38.2%)이 윤 전 총장(33.1%)보다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후보의 격차는 오차범위 밖(±2.2%포인트) 지지율 차이를 보였다.
다음으로 유 전 의원이 10.9%, 원 전 지사가 4.1% 순으로 조사됐고, 없음(9.5%)과 잘 모름(4.3%) 부동층 합계는 13.8%로 집계됐다. 같은 기관이 지난 14일 발표한 10월 2주 차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홍 의원은 12.7%포인트 급등한 반면 윤 전 총장은 2.8%포인트 상승에 그쳤다.
호소문에는 보수층 결집은 물론 중도층까지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발언이 곳곳에 있다. "이 무도한 정권은 온갖 공작과 핍박을 가하고 있다" "윤석열로 이기는 것이 문재인 정권에 가장 뼈아픈 패배를 안겨주는 것" "비상식과 불공정, 불의와 위선의 상징인 '문-재명' 세력과 선명히 투쟁하겠다"는 대목이 대표적이다.
윤 전 총장이 경선 8일을 앞둔 이날 대국민 지지 호소문을 발표한 것도 각종 여론조사 지표 흐름이 심상치 않은 점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지지율 하락세를 만회하기 위한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이다. 그는 "저는 신인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밤샘 노력을 해왔으며, 앞으로도 피나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승세를 탄 홍 의원은 연일 자신감을 표출하고 있다. 28일 서울 여의도 대선 캠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저는 계속 올라갈 소지가 있지만 상대 후보(윤석열)는 아직도 악재만 남아 있다"며 "어떠한 변수가 있더라도 당심은 민심을 이기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은 '당심'에서, 홍 의원이 '민심'에서 우위에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윤 전 총장은 현역 의원 합류 등 캠프 규모 면에서 홍준표 캠프보다 압도적이다. 따라서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당원 표심을 끌어모으고 있다는 시각이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의 실언에 따른 반사 효과를 얻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당심과 민심에 차이가 발생하면서 본경선 승자를 섣불리 예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어느 후보가 확실하게 우위를 점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또, 여론기관마다 조사 방법과 대상, 질문 문구가 서로 달라 표심이 왜곡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두 후보는 당심과 민심을 모두 잡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는 관측에 별다른 이견이 없다. 부동층 향방에 따라 당락이 갈릴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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