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언→해명 패턴 반복…'셀프' 공격 빌미 제공
[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국민의힘 대선 주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실언→논란→해명'이 반복되고 있다. 이번엔 '당 해체' 발언으로 경쟁 주자들로부터 맹폭을 당하는 등 수세에 몰렸다. 특히 본경선은 당심이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구도로 윤 전 총장의 메시지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논란의 발언은 제주에서 나왔다. 윤 전 총장은 13일 제주도당 캠프 회의에서 자신을 향해 공세를 가하는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을 겨냥해 "정권을 가져오느냐 못 가져오느냐는 둘째 문제이고, 이런 정신머리부터 바꾸지 않으면 우리 당은 없어지는 것이 맞다"고 작심 발언을 했다.
당내 주자들은 발끈했다. "참 오만방자하다. 뻔뻔하고 건방지기 짝이 없다"(홍준표) "정치가 우습게 보이고 당이 발밑에 있는 것 같나. 눈에 뵈는 게 없나"(유승민) "분명한 실언이다.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를 하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원희룡) 등 날 선 비판이 나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경기도당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 입장이 (상대 후보) 공격에 대해 반응하는 것이었다면, 그 화살을 당 해체로 돌리는 것은 개연성이 떨어지기에 의아하다"고 말했다.
본경선 최대 변수는 '당심'이라는 게 중론이다. 앞선 1, 2차 예비경선보다 당심 비중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당원 선거인단 비중은 50%에 달한다. 본경선 초반에서 자칫 당원들이 오해할 수 있는 윤 전 총장의 발언은 실익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판이 커지자 윤 전 총장은 "정권 교체를 위해 당이 더 쇄신하자는 의미"라고 해명했지만, 다른 대선 주자들이 강도 높은 검증을 벼르고 있어 여진이 계속될 전망이다. 홍 의원은 "다음 토론때는 혹독하게 검증하겠다"고 공언했다.
실언 이후 해명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윤 전 총장은 지난 4일 국민의힘 신규 당원이 급증한 것과 관련해 "위장당원이 많다"고 주장해 물의를 빚었다. '역선택'을 경계하는 발언으로 해석됐지만, 당내 문제로 파장이 커졌다. 윤 전 총장은 "여당의 정치공작에 경각심을 갖자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지난달 29일에는 "주택청약 통장을 모르면 거의 치매 환자"라고 언급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경선 2차 TV토론에서 ‘청약통장을 만들어 본 적 있느냐’라는 유 전 의원의 질문에 "집이 없어서 주택청약 통장을 만들어보지 못했다"고 답한 데 이은 실언이었다.
'치매 환자' 비하 논란이 거세지자 윤 전 총장 측은 "경위야 어떻든 적절한 비유가 아니었다는 후보의 입장을 전한다"며 "해당 발언으로 불편함을 느끼셨을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후보의 뜻을 전한다"고 사과했다.
윤 전 총장의 반복되는 실언 논란은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윤 후보가 만약) 본선에 나가더라도 (실언이 반복되면) 필패 후보 이미지가 붙을 수밖에 없다"며 "본경선보다 훨씬 더 치열해지는 본선에 나가면 더 험한 얘기를 할 수 있지 않겠나. (그때는) 국민의 표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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