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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JP' 이완구 전 총리, 혈액암 투병 중 별세…향년 71세

  • 정치 | 2021-10-14 12:41
'포스트 김종필'로 불렸던 충청권 대표 주자였던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14일 별세했다. 향년 71세. /이새롬 기자
'포스트 김종필'로 불렸던 충청권 대표 주자였던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14일 별세했다. 향년 71세. /이새롬 기자

3선 출신 충청권 대표 주자…총리 불명예 퇴진 '오점'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1세.

고인은 2012년부터 최근까지 혈액암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에 걸려 투병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빈소는 서울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

충남 청양 출생인 고인은 1974년 행정고시(15기) 합격 후 공직자 길을 걸었다. 국가경제개발계획에 참여하고 치안직으로 자리를 옮겨 홍성경찰서장, 충북과 충남 지방경찰청장 등을 역임했다.

고인은 김종필 전 국무총리를 이어 충청권 대표 주자였다. 1996년 제15대 총선에서 충남 청양·홍성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국회에 입성한 뒤 16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2006년 한나라당 충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으나, 2009년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에 격렬히 반대하며 사퇴했다.

2012년 19대 총선을 준비하다 다발성 골수종 판정을 받아 불출마를 선언하고 치료에 전념했다. 그러다 2013년 부여·청양 재보궐 선거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며 화려하게 정계에 복귀했다. 이듬해인 2014년 5월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오르기도 했다.

이 전 총리는 대표적인 '친박'계 핵심 인물이었다.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했던 게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가까워진 계기였다. 18대 대선에서는 새누리당 충남도당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아 박근혜 당시 후보의 당선에 힘을 보탰다. 박 전 대통령의 신임도 두터웠다.

2015년 1월 박근혜 정부의 국무총리로 지명됐다. 취임 전부터 '언론 외압 의혹' '병역 회피 의혹' '부동산 투기 의혹' 등에 휩싸이며 사퇴 위기를 맞았지만,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적극 해명하고 사과하면서 그해 2월 17일 우여곡절 끝에 총리 자리에 올랐다.

박근혜 정부의 두 번째 총리에 오른 지 불과 두 달여 만에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터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남긴 '정치권 금품 제공 메모'가 발단이었다. 이 메모에 이 전 총리의 이름이 있었고, 성 전 회장은 생전 인터뷰에서 이 전 총리에게 3000만 원을 건넸다고 주장했다.

악화한 여론과 정치권의 사퇴 압박이 커지면서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재임한 지 63일 만의 일이다. 중남미 4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박 전 대통령이 4월27일 사표를 수리함에 따라 이 전 총리는 70일 만에 불명예 퇴진했다. 이후 정계에는 발을 들이지 않았다.

이 전 총리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016년 1월 1심에서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가 같은 해 9월 2심에서 무죄로 결론 났다. 대법원도 2017년 12월 원심을 확정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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