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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승복' 한숨 돌린 민주당…'명 vs 낙 원팀' 가능?

  • 정치 | 2021-10-14 00:00
이낙연 전 대표가 사흘 만에 '경선 승복 선언'을 하면서 당내 갈등은 봉합됐다. 지난 7월 28일 본경선 1차 TV토론회 전 녹화장으로 향하는 이재명, 이낙연 후보(오른쪽). /국회사진취재단
이낙연 전 대표가 사흘 만에 '경선 승복 선언'을 하면서 당내 갈등은 봉합됐다. 지난 7월 28일 본경선 1차 TV토론회 전 녹화장으로 향하는 이재명, 이낙연 후보(오른쪽). /국회사진취재단

경선 후유증 여전…이낙연 '선대위 합류' 등 행보 주목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경선 불복 위기까지 불러왔던 당내 분란을 가까스로 봉합했다. 이 전 대표가 '무효표 처리' 방식이 문제 없었다는 당의 결정을 받아들이고 경선 승복 선언을 하면서 '한숨 돌렸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 전 대표 일부 지지층이 여전히 반발하고 있어 '명낙' 원팀을 회복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대선 경선이 끝난 지 사흘 만에 '경선 불복 위기론'에서 벗어났다. 당 지도부가 13일 당무위원회를 소집해 이 전 대표 측이 이의를 제기한 당 선관위의 '중도 사퇴 후보자의 무효표 처리' 방식에 대해 '문제없다'고 결론 내리고, 이 전 대표가 경선 승복 선언을 하면서다.

13일 '무효표 처리' 이의제기 신청 관련 당무위원회의를 마친 후 악수하는 송영길 대표와 이낙연계 전혜숙 최고위원(오른쪽). /국회사진취재단
13일 '무효표 처리' 이의제기 신청 관련 당무위원회의를 마친 후 악수하는 송영길 대표와 이낙연계 전혜숙 최고위원(오른쪽). /국회사진취재단

이 전 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대통령후보 경선 결과를 수용한다"며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또 "정권을 재창출하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숙고하고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고 밝혀 본선 과정에서 모종의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당초 이 전 대표 측은 당 선관위의 당헌·당규 해석에 이의를 제기하며 '결선 투표 실시'를 강하게 주장했지만, 당 안팎의 '불복 프레임' 공세와 원팀 합류 요청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도 이 전 대표에 감사를 표하며 "조금 떨어져 서로 경쟁하던 관계에서 이제 손을 꽉 맞잡고 함께 산에 오르는 동지가 됐다. 이낙연 후보님과 함께 길을 찾고 능선을 넘어 반드시 정상에 오르겠다"고 화답했다.

이로써 약 석 달 간의 경선 과정 내내 각종 네거티브와 공방으로 '명낙대전'이라고 불릴 정도로 치열했던 이 후보와 이 전 대표 간 대립은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이 깊어진 감정의 골을 해소하고 원팀을 회복하는 데는 다소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 측 강성 지지자들은 경선 결과 효력정치 가처분신청 등을 예고하며 반발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날 당무위 결정에 반발하며 이 전 대표가 이재명 후보를 전폭 지지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전 대표 지지자라고 칭한 한 누리꾼은 이달 당무위 의결이 표결 없이 박수로 추인된 데 대해 "박수의결은 판례상으로도 위법"이라며 이 전 대표를 향해 "선대위원장 따위의 '선'자도 꺼내지 말라"고 요청했다. 또 다른 지지자도 "우리는 이재명과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가처분 신청을 통해 법원의 판단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그런가 하면 송영길 민주당 대표의 발언은 지지자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송 대표는 이날 오후 한 방송에 출연해 이낙연 전 당대표의 일부 지지자들이 경선 결과에 항의하며 문자 폭탄 등 단체 행동에 나선 것을 두고 "일베(극우성향 커뮤니티)와 다를 바가 없다"고 발언해 파장이 일었다. 그러자 그의 SNS 계정에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은 "일베 운운? 이래놓고 원팀 어쩌고 하는 게 가증스럽다" "내 눈을 의심했다" 등의 댓글을 남기며 비판했다.

당사자인 이 전 대표도 당무위 결과 발표 후 약 2시간 만에 입장문을 냈을 뿐, 여전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절반의 승복'이라는 말도 나온다. 이 전 대표가 입장문에서 "동지 그 누구에 대해서도 모멸하거나 배척해서는 안 된다"며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원팀'을 호소했지만, 선대위 합류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지 않을 경우 진정한 의미의 '원팀 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부 지지층은 여전히 당의 결정에 반발하고 있어 여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의 선대위 합류 여부가 주목된다.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이낙연 후보 지지자들이 경선 '무효표 처리'에 대해 항의하고 있는 이낙연 후보 지지자들. /국회사진취재단
일부 지지층은 여전히 당의 결정에 반발하고 있어 여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의 선대위 합류 여부가 주목된다.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이낙연 후보 지지자들이 경선 '무효표 처리'에 대해 항의하고 있는 이낙연 후보 지지자들. /국회사진취재단

이 후보 측은 이 전 대표 측에 선대위 합류를 요청하는 등 원팀 구성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당내 경선에서 누적 집계 30%대 후반 지지를 받은 이 전 대표의 적극적인 도움 없이는 대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후보 수행실장인 김남국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이 후보와 이 전 대표 회동은) 조율을 해야 해서 당장 만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다만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 전 대표의 승복 선언으로 민주당은 본격적인 본선 체제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 캠프는 윤관석 민주당 사무총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와 함께 본선 캠프 인선 작업 중이다. 이해찬 전 대표를 비롯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이 본선 캠프에 합류할 것으로 관측된다. 당 지도부는 이날 민주당 상임고문단과 이 후보 상견례 자리를 마련해 원팀을 위한 역할을 호소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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