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대장동 의혹 신속 수사"에 미묘한 기류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중도 사퇴 후보 무효표 처리' 이의제기 논의와 관련해 이낙연 전 대표 측이 요구한 당무회의를 열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 후보와 관련한 '대장동 의혹' 신속 수사를 당부하면서 당이 부담을 느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 지도부가 경선 후유증을 조기에 극복하고, 선대위 구성 등 신속히 대선 체제로 전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선 경선이 막을 내린 지 이틀이 지났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선대위 체제 전환을 위한 준비에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경선 2위인 이낙연 전 대표 측에서 당에 공식적으로 '이의제기'를 신청하면서다. 이 전 대표 측은 경선 중 중도 사퇴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김두관 의원이 얻은 표를 무효로 처리하지 않았다면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과반 득표가 불발됐을 것이라며 이의를 제기하고, 결선 투표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당 지도부와 선관위는 이의 제기 초반부터 중도 사퇴자의 모든 표는 무효표 처리해야 한다며 이를 일축해왔다.
송 대표는 12일 오전까지만 해도 TBS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방침이 바뀔 가능성은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가 정치적으로 승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 전 대표 측이 가처분신청 등 법적 조치를 취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법적으로 가도 전혀 논란이 될 문제도 없다"며 끝장 대응을 예고했다.
이상민 민주당 선거관리위원장도 지난 11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 측 주장에 "당헌 당규에 따라 실행했다"라며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선을 긋고, "설사 0.01%로 이겼다 하더라도 존중하고 따라줘야 되지 않을까"라며 우회적으로 이 전 대표의 경선 승복 선언을 호소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오후 '대장동 의혹' 사건에 대해 검찰과 경찰의 적극적인 협력과 철저한 수사를 당부하면서 미묘한 기류가 감지됐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3일 오후 1시반에 예정돼 있던 의원총회를 뒤로 미루고 당무위원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13일 최고위에서 이의신청 결론을 내린다는 입장에서 한발 물러난 것이다. 당무위원회는 당내 최고의결기구로서 최고위원과 시·도당위원장, 당 소속 시·도지사 등 약 80명 안팎으로 구성되며, 과반 참석과 과반 의결로 결론이 난다. 이 전 대표 측은 그동안 최고위가 아닌 당무위를 통한 '이의제기' 논의를 요청해왔다. 당무위에는 이 전 대표 측 인사도 적지 않게 포진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입장 변경에 대해 고 수석대변인은 "당규 해석의 최종 권한은 당무위에 있으니 절차상의 완결성을 갖추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집권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 당청 관계가 본격적인 신경전에 돌입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당 안팎에서는 청와대의 입장 발표 시점이 공교롭다고 보고 있다. 당이 이 전 대표 측의 이의제기로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 의 '대장동 철저 수사' 메시지가 나오면서 송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이 전 대표 측의 당무위 소집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일부 지지층들의 항의가 거세지고 있어, 이들을 달래야 '원팀' 구성이 가능하다는 정무적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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