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지지 철회…"崔 반등 가능성 작다"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 레이스가 한창인 가운데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대권 가도에 그림자가 드리웠다. 돌연 캠프 해체를 선언하는 등 강수를 뒀음에도 지지율 답보 상태가 장기화하고 있고 지지 철회마저 나오면서 위기에 직면한 모습이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23일 "더는 최 후보에게 대한민국을 맡기기는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지지를 철회했다. 최 전 원장의 역선택 방지 문항 포기, 상속세 폐지와 낙태 반대 시위를 거론하며 "크게 실망했다"고 했다. 특히 최 전 원장의 가덕도 신공항 전면 재검토 발언이 결정적이었다.
그는 "최근 한 달여 최 후보의 정책 발표와 행보는 지지율 하락을 반전시키기 위해 논쟁적 사안의 극단을 선택하면서 논란을 쏟아내는 것으로, 이는 표를 의식하는 기존 정치인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라며 "당장의 인기와 표를 생각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최 전 원장은 갈지자 행보로 정치 초년생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 14일 부산을 방문해 신공항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한 이후 9일 만에 자신의 말을 뒤집었다. 가덕도신공항 건설 추정예산은 최대 29조 원에 이르며 절차적 정당성 없이 졸속으로 진행됐다는 이유를 들었다.
지난 14일 밤 캠프 해체 이후 첫 공약인 ‘상속세 폐지' 문제도 첨예한 사안이다. 최 전 원장은 국가가 기업의 경영권과 중산층의 정당한 부의 승계를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봤다. 또 일자리 창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상속세를 폐지하면 부의 대물림이 심화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최 전 원장은 지난 22일 공개적으로 '낙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태아도 인간으로서 그 생명이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 게 이유다. 이를 두고 임신부 자기 결정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며 낙태죄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부정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강성 보수층을 겨냥한 행보와 대선캠프 전면 해체 선언이라는 극약 처방에도 최 전 원장의 지지율은 여전히 저조하다. 뉴데일리와 시사경남 의뢰로 여론조사업체 피플네트웍스리서치가 지난 23일 전국 유권자 1059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통령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최 전 원장 지지율은 2.1%로 조사됐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적합도(가상 경선) 조사에서는 최 전 원장(4.4%)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33.1%), 홍준표 의원(28.9%), 유승민 전 의원(10.0%)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유 전 의원과 격차는 두 배 이상이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최 전 원장은 지난 7월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후 존재감을 드러내며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입당 컨벤션 효과로 '마의 5%’를 넘어 10%대에 육박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윤 전 총장 대체 후보로까지 급부상했다.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는 듯한 모양새였다.
하지만 최 전 원장은 대선 출마 선언식 때와 정책 비전회에서 정책 준비 부족을 드러내며 대선 주자로서의 한계를 드러냈다. 윤 전 총장이 당에 합류한 이후 당심과 지지세를 확보하는 동시에 합리적 이미지로 중도층을 선점하려는 행보를 지속했음에도 지지율 상승효과는 거의 없었다.
일각에선 최 전 원장의 반등 가능성이 작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윤 전 총장 대안으로 인식이 됐던 최 전 원장의 뚜껑을 열어보니 대안은커녕 상식에도 맞지 않는 행보와 언행으로 존재감을 잃었다"며 "(최 전 원장이 다른 대선 주자들을 위협할 정도로) 치고 올라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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