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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의원직 사퇴 배수진···막판 뒤집기 가능할까?

  • 정치 | 2021-09-09 05:00

더불어민주당 대권 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가 8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돌연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지지층 결집을 위한 배수진이라는 이야기가 있지만 실제 역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낮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광주·전남 발전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이낙연 캠프 제공
더불어민주당 대권 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가 8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돌연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지지층 결집을 위한 배수진이라는 이야기가 있지만 실제 역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낮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광주·전남 발전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이낙연 캠프 제공

전문가 "의원직 사퇴가 지지율 상승에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

[더팩트ㅣ국회=곽현서 기자] 더불어민주당 충청 지역 순회 경선에서 대패한 이낙연 전 대표가 '의원직 사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 전 대표는 앞으로 남은 경선을 앞두고 '정권 재창출'에 대한 의지를 밝히며 막판 뒤집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역전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전 대표는 8일 광주광역시의회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의원직 사퇴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이날 5·18 민주화운동,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민주주의 가치를 언급하면서 "지금 후보 경선은 민주당의 그런 정신을 잘 구현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나"라며 "현 상황에서 내가 모든 것을 던져서라도 정권 재창출에 집중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며 의원직 사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어 "4년 임기 국회의원으로 뽑아준 종로구민들께 한없이 죄송하다"면서도 "더 큰 가치를 위해 국회의원직을 던지는 것이 이 시기에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 6일 충청권 순회 경선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더블스코어로 패배한 뒤 예정된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캠프를 재정비한 뒤 전략을 대폭 수정하겠다"며 대대적인 혁신을 예고했다. 그러나 이 전 대표는 의원직 사퇴라는 예상 밖 초강수를 뒀다.

애초 이 전 대표는 20만 명의 권리당원과 대의원이 모여 있는 호남을 경선 승부처로 삼았다. 과거 전남도지사를 지냈던 만큼 호남은 그에게 '텃밭' 성격이 강했기 때문이다. 전국 약 70만 명의 권리당원 중 호남은 30%를 육박하는 20만여 명이 등록돼 있다. 이 전 대표가 뒤집기를 기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호남권의 권리당원은 광주 4만4674명, 전남 6만1492명, 전북 7만5367명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바로 사퇴서를 제출해 절차를 밟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전날 네거티브 공방중단 선언에 이어 '의원직 사퇴는 지지층 결집을 위한 전략적 행동이라며 호남권을 의식한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 전 대표는 지난 6일 충청권 순회 경선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더블스코어로 패배했다. 그는 이후 예정된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숙고한 후 의원직 사퇴라는 예상 밖 초강수를 뒀다. /이선화 기자
이 전 대표는 지난 6일 충청권 순회 경선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더블스코어로 패배했다. 그는 이후 예정된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숙고한 후 의원직 사퇴라는 예상 밖 초강수를 뒀다. /이선화 기자

이런 여론에 대해 이 전 대표 캠프 측은 "민주정권 재창출의 절박함과 절실함을 보여주는 최후의 수단"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필연캠프 김정식 공보팀장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선거를 유리하게 끌어 올려는 정치공작이나, 전략적인 판단은 아니다"며 "기존과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네거티브 없이, 정책으로 승부수를 던지겠다"며 "호남지역 정책을 발표한 것이 가장 대표적이다. 앞으로는 정책과 공약을 통해서 선의의 경쟁을 이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 측은 앞으로 남은 경선에서 막판 뒤집기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낙연 캠프 선대위 부위원장인 이개호 민주당 의원은 "호남지역은 이낙연 후보가 그동안 조직적으로 꾸준히 (관리)해 왔기 때문에 선전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조직력에서 앞서고 있음을 강조했다.

'의원직 사퇴가 호남권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 의원은 "의원직 사퇴는 후보가 예전부터 언급했던 사항"이라며 "호남을 의식 안 했다고 볼 수 없지만, 본질적으로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전념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후보의 의지가 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의원직 사퇴 카드'가 향후 이 전 대표의 지지율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배수진에도 불구하고 이 지사의 '대세론'을 꺾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이종훈 명지대 교수는 "이 지사가 사퇴했다면 그동안의 논란으로 결심했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이 전 대표의 의원직 사퇴는 논란의 중심이나 네거티브 공방이 없었기 때문에 '꼭 이렇게까지 했어야 했나'라는 의문을 들게 한다"며 "오히려 "뜬금없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호남 지역이 마지막 승부처이며 반전을 꾀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지만 극적인 반전이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격차를 좁힐 수는 있겠지만, 막판 뒤집기를 시도할 정도로 큰 득표를 예상하지는 않는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 지사 캠프 측은 이 전 대표의 결단에 대해서 "전혀 몰랐던 사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이 전 대표의 결단에 대해 시급하게 논평을 내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다"며 "입장을 내지 않는 것이 공식 입장이다"라고 전했다.

zustj913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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