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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vs 김종민, '인사청탁' 진실공방…2위 경쟁 노림수?

  • 정치 | 2021-08-24 05:00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3일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검사 인사청탁'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지난 2020년 10월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무부 국정감사에 앞서 김종민 더불어민주당의원과 대화하는 추 전 장관. /남윤호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3일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검사 인사청탁'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지난 2020년 10월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무부 국정감사에 앞서 김종민 더불어민주당의원과 대화하는 추 전 장관. /남윤호 기자

'검찰개혁' 책임론서 갈등 불씨…개혁 주도권 다툼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김종민 민주당 의원이 '검사 인사청탁' 의혹을 두고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검찰 개혁' 이슈를 띄워 이 전 대표와 2위 경쟁 구도를 형성하겠다는 추 전 장관의 노림수로 풀이된다. '친문'으로 똘똘 뭉쳤던 두 사람의 균열은 대선 경선 과정에서의 '친문 세분화' 양상을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추 전 장관은 연일 장관 재직 시절 김 의원으로부터 검사 인사 청탁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2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검찰개혁 뽀개기' 방송에서 "김 의원이 네 차례 정도 밤 12시까지 전화했다"며 "(해당 검사가) 본인 의사로 사의 표명한 게 아니고 주변 압력(에 의한 사의표명)이라면 김 의원이 주변 압력이 누구인지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그는 지난 21일 유튜브 방송에서 김 의원의 '인사 청탁' 의혹에 대해 1차 폭로했다. 추 전 장관은 "(서울중앙지검) 1차장이 사표를 내고선 철회하겠다고 해서 제가 낙장불입이라고 했다. 기강의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랬더니 1차장이 김 의원을 찾아가 '장관을 상대로 항명한 게 아니기 때문에 사표를 안 낸 것으로 해달라'고 한 것이다. 그 뒤 김 의원이 저에게 '장관님, 잘 봐줄 수 없나요'라고 했다. 인사청탁"이라고 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김 의원도 같은 날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전면 부인했다. 그러면서 "그 검사가 자기 뜻이 아니라 주변 압력 때문에 사표를 냈으니 본인 의사를 확인해보는 게 좋겠다는 누군가의 얘기를 들었다"며 추 전 장관에게 들은 이야기를 전달한 것일 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추 전 장관은 "'주변 압력'을 넣은 인물을 밝혀야 한다"며 이날 재차 공세를 펼친 것이다.

김종민 의원은 추미애 전 장관의 인사청탁 의혹 제기에
김종민 의원은 추미애 전 장관의 인사청탁 의혹 제기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전면 부인했다. /이동률 기자

추 전 장관의 이번 폭로는 이 전 대표를 겨냥한 노림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검찰개혁' 책임론에서 갈등이 시작돼 '검사 인사청탁' 진실공방으로 번진 모양새다. 추 전 장관 측은 이낙연 대표 체제에서 검찰개혁을 속도 조절하고, 자신의 장관 퇴진을 밀어붙여 개혁을 완수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 전 대표 측은 당시 지도부가 검찰개혁 특위를 설치할 정도로 '검찰개혁'을 원칙대로 한다는 입장을 유지했고, 청와대에 추 전 장관 퇴진을 요구한 적이 없으며, 검찰개혁 논의가 중단된 건 송영길 대표 체제가 들어선 이후라고 주장한다.

추 전 장관과 이 전 대표의 신경전은 지난달 14일 추 전 장관이 이 전 대표에게 당 대표로서 검찰개혁을 강하게 추진하지 않았다고 비판하면서 시작됐다. 최근에는 갈등이 더 깊어졌다. 이 전 대표가 김 의원과의 유튜브 방송에서 수사·기소분리 정기국회 처리 등 검찰개혁 완수를 약속하면서다. 이에 대해 추 전 장관은 "검찰개혁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심지어 개혁입법 약속을 저버린 무책임한 태도에 대해 '면피하겠다는 속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 지도부에서 검찰개혁을 '제도개선' 수준으로 묶고, 자신의 장관 퇴진을 청와대에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에 이 전 대표 대신 김 의원이 나섰다. 김 의원은 "이낙연 후보에게 개인적으로 무슨 불만이나 원망이 있는 듯한 그런 뉘앙스도 느껴진다"며 "어려울 때 추 장관을 뒷받침했던 당에 대한 공격"이라고 불쾌한 속내를 내비쳤다. 실제로 이 전 대표와 김 의원은 추 전 장관 아들의 군대 특혜 의혹 공세나 사퇴 여론이 거셀 당시 추 전 장관을 적극 옹호한 바 있다. 하지만 추 전 장관은 지난 20일에도 이 전 대표의 검찰 수사·기소 분리 공약에 대해 "대통령이 되면 하겠다고 공약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공약 가로채기 아니냐"고 힐난하며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추 전 장관의 '이낙연 때리기'는 2위 구도 형성을 위한 노림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남윤호·이선화 기자
추 전 장관의 '이낙연 때리기'는 2위 구도 형성을 위한 노림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남윤호·이선화 기자

일각에선 추 전 장관의 '검찰개혁 재추진' 행보는 이 전 대표와의 주도권 다툼을 통해 2위 구도를 형성하려는 시도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추 전 장관이 아직도 검찰개혁특위를 재구성하지 않고 있는 송영길 대표나 "검찰의 완전한 수사권 박탈은 필요한지 공감이 안 간다"고 답한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해선 별다른 비판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든다.

추 전 장관이 최근 이 전 대표와 이 지사 논란에 대해 상반된 반응을 보인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그는 이낙연 캠프에서 '친이재명 유튜버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는 논란에 대해 "아주 나쁜 것이다. 절대 용납될 수 없다"면서도 선두주자인 이 지사의 '화재 먹방' 논란에 대해선 "논쟁 감도 아닌 논쟁을 벌인다"고 했다.

다만 '검사 인사청탁' 의혹은 여권 내에서 제기된 만큼 크게 확산하지 않고 수그러들 것으로 전망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만약 진실규명이 되면 이 전 대표에게 큰 상처가 될 수도 있지만 여권 내에서 제기된 것이기 때문에 진실규명이 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2위를 잡기 위한 일종의 공세"라고 분석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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