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공개 행보 크게 줄어…"경선 전 정책 점검·외부 인사 만나"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공개 일정 없습니다.'
최근 들어 국민의힘 유력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공개 행보가 대폭 줄었다.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윤 전 총장의 잠행은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 5일부터 나흘간 공식 휴가를 다녀온 이후 9일과 10일도 공개 일정이 없었다. 이후에도 공식 일정 비중이 적은 것은 마찬가지다. 국민의힘 재선 의원 간담회(11일)와 코로나19 대책 마련을 위한 전문가 간담회(12일), 광복절인 15일 효창공원 내 묘역을 참배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대권 주지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녹취록' 공방 중이었던 지난 18일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를 맞아 국립서울현충원에 있는 DJ 묘역을 참배한 것을 제외하고 모든 일정이 비공개였다. DJ 묘역 참배 일정을 소화했을 때도 말을 아꼈다.
경쟁 대선주자들이 바쁘게 움직였던 행보와 대조된다. 윤 전 총장 외 다른 주자들은 이번주 외연 확장에 초점을 맞추거나 민심 행보를 지속하며 존재감 키우기에 힘을 쏟고 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노인회 등을 방문하며 소통의 폭을 넓혔다. 홍준표 의원은 지난 17일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이후 서울·인천·충청·호남을 찾으며 광폭 행보를 펼쳤다. 유승민 전 의원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쌍용자동차 공장을 방문했고, 원 전 지사는 19일부터 2박3일 동안 '보수의 심장' 대구를 훑었다.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윤 전 총장을 향한 비판이 나온다. 유승민 희망캠프 이기인 대변인은 20일 논평에서 "윤 후보가 8월 초 여름휴가 후 거의 안 보인다. '1일 1구설' 하시더니 언론도 기피하고 토론도 무산시키고 잠수타고 계신다"며 "이럴 거면 대통령 선거에 왜 나왔나"라고 꼬집었다.
실제 이 대표와 원 전 지사가 통화 녹취록을 두고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도 윤 전 총장은 침묵했다. 두 사람의 통화 내용 중 '저거 곧 정리'라는 발언이 윤 전 총장이라고 원 전 지사가 주장했음에도 일절 반응하지 않았다. 윤 전 총장은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무대응 기조를 유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 당내 갈등의 중심에 섰던 점도 윤 전 총장의 잠행에 영향을 끼쳤다는 관측이 있다. 당이 주관한 행사에 불참하며 '지도부 패싱 논란'을 빚은 데 이어 당 경선준비위원회가 추진했던 정책 토론회에 불만을 드러내며 이 대표와 각을 세웠다. 또, 캠프 인사의 '당대표 탄핵' 발언으로 당내에서 파문이 일기도 했다.
일각에선 '120시간 노동' '대구 민란' '부정식품' 등 말실수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또 정치 새내기로서 국정 현안에 대한 구상을 정리할 시간을 갖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정계 입문 이후 국정운영에 대한 통찰력이나 정책적 이해가 부족한 점을 노출해왔던 윤 전 총장이 자신만의 비전을 설계하고 있다는 견해다.
이런 가운데 윤 전 총장은 25일 예정된 국민의힘 경선 후보 비전 발표회에 참석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애초 두 차례 예정된 정책토론회를 모두 취소되고, 비전발표회로 대체하기로 했다. 당내 갈등을 봉합하는 차원에서다. 윤 전 총장과 원 전 지사는 경준위 주관 토론회가 당헌·당규에 없는 월권이라고 주장해왔다.
윤석열 캠프 종합상황실 총괄실장을 맡고 있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경준위에서 주관하는 발표회는 전례도 없고 원칙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면서도 "당의 화합을 통해 정권교체를 이뤄내라는 국민의 목소리를 받들어 발표회에 참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은 정중동 행보를 지속해 왔다고 한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윤 후보는 내부에서 오늘(20일) 영입된 인사 등 여러 사람들과 만나면서 차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며 "8월 말 본격적으로 당 경선 일정이 시작되면 바쁜 일정이 진행될 텐데, 그 전에 정책 점검과 중요하게 모실 분들에 대한 만남을 차분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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