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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빠진 안철수, 지지율 '바닥'에 합당 주도권 상실

  • 정치 | 2021-08-10 05:01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의힘과 합당 여부에 대해 조만간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국회사진취재단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의힘과 합당 여부에 대해 조만간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국회사진취재단

이번 주 '숙고의 시간'…국민의힘 합류 미지수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의힘과 합당 여부를 두고 숙고에 들어갔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이 파열음을 내는 가운데 그가 제3지대에 머무를지 합당 협상을 위한 '담판' 회동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안 대표는 지난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통합 관련해서 많은 분의 다양한 견해를 들었다"면서 "이번 주 동안 숙고의 시간을 가지려 한다. 결심이 서는 대로 국민과 당원동지들께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만간 어떤 식으로든 결단을 내릴 것을 시사한 것이다.

양당은 지난 6월 실무협상단을 구성하고 합당 협상을 이어왔지만, 지난달 27일 끝내 빈손으로 끝났다. 이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대표 간 담판 협상을 제안하면서 지난주까지를 협상 마감 시한으로 설정했으나 안 대표는 응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 대표는 이번 주 여름 휴가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와 국민의당 측은 감정싸움을 벌이며 협상 논의 재개에 찬물을 끼얹었다. 특히 국민의당 측은 이 대표의 "합당이냐 아니냐"를 분명하게 말해 달라는 요청에 '고압적인 태도'라며 불쾌감을 드러내면서 '철부지 애송이', '칼 찬 정복자' 등 거친 말들을 쏟아냈다.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안 대표의 '통 큰 결단'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9일 최고위원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안 대표가 숙고의 시간을 빨리 끝내고 절대다수 정권교체의 큰 흐름에 참여할 것을 기대하고 그렇게 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지난 8일까지 제시한 합당 시한 마지노선과 관련해선 "이번 주가 끝나면 합당이 안 된다는 말은 정치적 의미의 선언"이라며 "표현 여부를 떠나 당 입장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합당해야 한다. 날짜가 지났다고 무효라고 할 일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오는 30일부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등록을 시작하는 점을 고려해 안 대표가 경선 전에는 대승적으로 결단한 뒤 '경선 버스'에 올라야 한다는 게 국민의힘의 바람이다. 그러나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야권 대선주자들의 경쟁력이 만만치 않다. 안 대표는 굳이 낙마 가능성을 떠안을 필요는 없기에 제3지대에서 머무르며 독자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달 말 국민의당과의 합당 협상이 빈손으로 끝난 이후 지난 8일까지 국민의당에 합당 여부에 대한 답을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응하지 않았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번 주 숙고의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이선화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달 말 국민의당과의 합당 협상이 빈손으로 끝난 이후 지난 8일까지 국민의당에 합당 여부에 대한 답을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응하지 않았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번 주 숙고의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이선화 기자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으로 제3지대 입지가 급격히 줄어든 점은 안 대표의 고심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민생 활동에 나선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제3지대에 머물러 있어도,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합류로 제3지대는 대중의 관심에서 다소 멀어졌다.

게다가 예전만 못한 안 대표의 지지율도 고민 지점일 것으로 보인다. 과거 정치권에 새바람을 일으키며 2016년 총선에서 '녹색 돌풍'을, 2017년 대선에서도 20%가 넘는 득표율로 가능성을 확인했던 안 전 대표는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합당 협상의 주도권 다툼에서 불리한 조건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6일부터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주자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안 대표의 지지율은 2.5%로 조사됐다. 야권 대선 주자 중 하위권이다.

'부정식품', '후쿠시마 원전' 등 실언 논란을 일으켰던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4%포인트 떨어진 28.3%로 집계됐다. 안 대표의 지지율과는 무려 25.8%포인트 차이다. 야권 대선 주자로만 따지면 안 대표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6.1%), 홍준표 의원(4.2%), 유승민 전 의원(3.5%)에게도 뒤졌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나 KSOI 누리집 참조).

국민의힘으로서는 경선 전 합당 절차를 마무리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지만, 국민의당에 끌려가면서까지 당장 해결해야 할 일은 아니라는 것이 정치권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미 국민의힘 경선 레이스가 과열 조짐을 보이는 상황인 데다 합당을 두고 쉽게 합의점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안 대표도 시간을 두고 중도 외연 확장과 경쟁력을 키울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1월 초 선출될 때까지 '안철수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며 "향후 후보 단일화를 고리로 자연스럽게 합당 협상이 재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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