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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국민의당, 4월 보선 후 '합당'한다더니 아직도 신경전
[더팩트ㅣ정리= 허주열 기자]
◆과열된 與 대선 후보 경쟁…'명낙 폭망 리스크' 우려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1, 2위 주자 간 네거티브 공방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어. 백제 발언부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등 과거만 파헤치더니 이젠 하다못해 '조직 폭력배'까지 등장한 거야.
-'사진 논쟁'은 이재명 지사 측이 이낙연 전 대표에게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두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작됐어. 최 전 총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표창장 위조 의혹을 제기한 인물이라 조 전 장관을 옹호하는 민주당 지지자들을 겨냥한 공격이었지. 그러자 이낙연 캠프 정운현 공보단장은 지난 4일 페이스북에 이재명 경기지사와 문흥식 전 5·18 구속부상자회장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조폭 연루설'을 제기했어. 문 씨는 조직 폭력배 출신으로 알려져 있어. 그러자 이 지사 측도 같은 인물이 이낙연 전 대표와 찍은 몇 장의 사진을 올리며 맞불을 놨어. 정치인들이 일반 시민이나 지지자들과 사진을 찍는 경우는 다반사이기 때문에 이런 공방은 그야말로 소모적이라고 생각해.
-논쟁은 '범죄 경력 공개'로 옮아갔어. 이재명 캠프 현근택 대변인은 지난 6일 "이낙연 후보의 모든 전과를 공개하실 차례"라고 압박했어. 그러면서 현 대변인은 이 전 대표가 지난 2004년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 방지법 위반 혐의로 벌금 50만 원을 선고받았다는 기사를 공유했어. 앞서 이낙연 캠프가 이 지사의 음주운전 재범 의혹을 제기하면서 벌금 100만 원 이하 범죄 전력을 공개하라고 한 데 대한 반격이야.
-이처럼 여권 선두 주자들의 '제 살 깎기'가 과열되자 대선 후보인 박용진 의원은 지난 6일 한 라디오에서 "이렇게 가면 명낙 '폭망'(폭삭 망함) 리스크 때문에 당 경선이 엉망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어. 그의 말대로 '명낙(이재명·이낙연) 리스크' 때문에 민주당 대선 경선이 진흙탕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모양새인데, 후보들 모두 숨 고르기하고 정책 경쟁으로 시선을 돌리면 좋겠어.
◆'검증단 설치' 요구에 난감한 與 지도부
-민주당 경선은 일부 후보들의 '검증단 설치' 압박도 뇌관으로 떠 올랐어. 제일 먼저 '후보 검증단'을 제안한 건 후발 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야. 그는 본선 리스크를 예방하고 후보 간 네거티브 공방을 해소하려면 당이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지. 처음에 다른 후보들은 응하지 않았지만, 이재명 경기지사의 추가 음주운전 전력 의혹이 촉매가 되면서 '검증단' 설치 요구에 합세했어.
-하지만 당은 지난 6일 "검증단을 운영할 계획이 없다"고 거듭 밝혔어. 후보 캠프에서 상호 검증하면 되지 당이 중간에 개입하면 안 된다는 입장이야. 당 지도부는 검증단이 오히려 네거티브를 과열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어. 2007년 17대 대선 때도 한나라당은 당내 검증위원회를 꾸려 청문회를 열었어. 이 과정에서 이명박·박근혜 후보 관련 BBK 주가 조작, 도곡동 땅 투기 의혹, 최태민 목사 의혹 등이 터져 나오면서 그야말로 박 터지는 집안싸움을 벌였고, 이는 훗날 두 사람이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논란이 되면서 보수 진영의 쇠퇴에 영향을 미쳤지.
-다만 17대 대선 때는 경선에서 승리하면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압도적인 집권 여론이 형성돼 사실상 '본선 게임'이었지만, 이번에는 정권심판론이 더 우세한 상황이라는 점이 달라. 바깥에 더 강한 적군이 있는데 내부 총질하면 전력만 손실될 뿐이라는 거지. 지금처럼 캠프에서 상대 후보에 대한 의혹들을 검증하고 당은 명백한 네거티브나 불법 선거운동에 대한 조처를 내리는 식이 현명하다고 생각해.
◆거세지는 신경전, 멀어지는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
-지난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후 합치기로 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합당이 쉽지 않아 보여.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제시한 협상 시한은 이번 주까진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회동을 거부하고 있어. 때문에 당대표 간 '담판'은 요원한 상황이야. 양당이 계속 신경전을 벌이는 만큼 합당은 쉽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야.
-안 대표가 지난 보선 과정에서 합당을 제의한 이후 양당은 지난 6월 실무단을 꾸려 합당 논의를 본격화했는데, 끝내 당명 변경과 야권 단일후보 선출 방식 등의 의견 차를 좁히지 못했어. 결국 지난달 27일 양당 간 합당 실무협상은 빈손으로 끝났지.
-이후 이 대표가 당대표끼리 담판을 짓자며 이번 주말을 '시한'으로 제시했어. 그러자 국민의당 측은 '고압적 갑질'이라고 반발하며 불쾌감을 드러냈어. 그런데도 이 대표는 연일 합당할 것(Yes)인지, 말 것(No)인지 밝히라고 압박했는데, 국민의당 측에선 이 대표의 이런 태도를 문제 삼으며 '철부지 애송이'라고 질타하기도 했지. 두 당의 신경전은 갈수록 점입가경이야.
-일각에선 이 대표는 급할 것이 없다는 관측이 나와.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하면서 경선 흥행에도 파란불이 켜졌고, 특히 윤 전 총장이 합류하면서 정권 교체가 최대 과제인 국민의힘과 이 대표로서는 다소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는 거야. 더구나 국민의힘은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고 조직력과 세도 국민의당보다 우위에 있는 만큼, 지금 당장 합당해야 할 절박함이 떨어진다는 시각이 있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런 말을 하더라고. "이 대표는 당장 양당 간 합당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안 대표가 회동 제의에 응하지 않을 것도 간파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연일 안 대표를 향해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민의당에 책임을 떠넘기는 전략이다. 정권 교체를 갈망하는 국민에게 이번 야권 통합의 불발은 국민의힘 탓이 아니라는 것을 어필하는 측면이 있다. 이 대표는 주도권 싸움에서 지지 않으려는 의지가 강하다."
-국민의당은 이 대표에게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어.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6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검사가 피고에게 묻듯이 '예', '아니오'로만 대답하라고 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냐"면서 "이 대표가 생각을 좀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했어. 협상 논의가 재개될 조짐이 보이지 않아. 현재로선 양당 간 합당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야.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곽현서 기자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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