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무 7조' 조은산 만나…"내 정치는 타이슨식"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야권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문재인 정부를 상소 형식으로 비판해 화제가 됐던 조은산(필명) 씨를 만났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조 씨는 지난해 8월 통일신라시대 최치원이 진성여왕에게 한 정책 제안인 시무 10조를 본뜬 '시무 7조' 형식으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등을 비판한 글을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리면서 눈길을 끌었던 인물이다.
조 씨는 3일 오전 네이버 블로그에 "윤 전 총장을 서울 광화문 인근 한식당에서 만났다"며 "식사를 겸한 대화는 100분가량 이어졌고 많은 대화가 오갔지만 구체적 내용을 되짚기 힘들어 짧은 메모에 근거해 이 글을 남긴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30일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일주일 전 만났다고 했다.
조 씨는 '시무 7조' 글에 대해 "나는 다분히 술에 취해 쓴 글이며, 그 글로 인해 인생이 뒤틀렸다"고 하자, 윤 전 총장은 웃으며 "'이해한다'고, 글은 결국 사람의 삶에서 나오지만, 때론 사람의 삶을 바꾸기도 하는 것이라 말했다"고 전했다.
윤 전 총장은 '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수사했느냐', '국정원 수사에 이어 적폐 청산까지 마무리했으니 그대로 진보 진영의 화신으로 거듭나지 그랬냐'는 조 씨의 물음에 "조국 수사는 정의도 아니고 정치도 아니었다. 그건 상식이었다"고 답했다고 한다.
조 씨가 무너진 법규와 생명 존중의 가치를 말하자, 윤 전 총장은 "권력자들이 죄를 지어도 제대로 처벌받지 않는 현실이 전체적인 법질서의 붕괴를 가져오고, 그로 인한 피해를 대다수의 선량한 국민들이 입게 된 것 같아 전직 검찰 총수로서 송구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검사 재직 시절 당시에도 온정주의에 물들어 다소 의아한 판결을 내리는 판사들을 많이 봤는데, 결국 그것을 제한하는 건 입법부의 몫이어서 많이 안타까웠다"고 했다고 한다.
조 씨는 마지막으로 '한 대도 안 맞으려 요리조리 피하는 메이웨더와 우직하게 두들겨 맞으며 K.O를 노리는 타이슨 중에 어떤 스타일의 정치를 하고 싶은가'라고 물었다고 한다. 그러자 윤 전 총장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타이슨"이라고 답했다는 전언이다.
조 씨는 "'요즘 심하게 얻어맞고 계시던데’라고 말하자 그는 크게 웃었다"라며 "그는 듣던 대로 달변가였다. 그러나 그는 모든 걸 안다는 듯 말하지 않았고 모든 걸 받아들일 것처럼 말했다. 그의 철학은 확고했고 그만큼 그의 말 또한 직설적이었다"라고 평가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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