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진상규명 착수" 예고…'정치공작' 진위 주목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수산업자를 사칭한 김 모 씨로부터 금품수수 혐의를 받는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윤석열 캠프 전 대변인이 이번 사건에서 여권의 공작 시도가 있었다고 주장해 정치권에 파문이 일고 있다. 여당은 "본인 수사를 봐달라고 구애하는 것" "정치공작 피해자 코스프레"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김용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14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전 대변인의 '수산업자 게이트 여권 공작' 주장에 대해 "사안의 본질은 이동훈의 금품수수"라며 "이를 가리려고 얕은 수를 부리는 것"이라고 저격했다. 그는 "영화 '내부자들'에서 언론사 논설주간이 검찰 수사를 받자 '정치 공작'이라고 이야기한다. 영화가 현실이고 현실이 영화와 똑같은 세상이 되어버린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전 대변인의 주장은 신빙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고, 검증할 사안이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이를 상대로 무슨 공작을 하겠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한편 객관적인 상황을 봤을 때 이동훈이 그 정도 급이 되는지, 그 정도 사안을 알고 있는지 알기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찾아왔다는 여권 인사가 누구인지 명확히 밝히길 바란다"라며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하는 건 윤석열 및 특수부 검사들에게 본인의 수사를 잘 봐달라고 구애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앞서 이 전 대변인은 지난 13일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뒤 기자들과 만나 "여권 쪽 인사가 찾아와서 Y를 치고 우리를 도와주면 없던 일로 만들어주겠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변인은 "경찰과도 조율이 됐다는 식으로 이야기했다. 저는 '안하겠다'라고 했다"며 "제 얼굴과 이름이 언론에 도배가 됐다. 윤 총장이 정치 참여를 선언한 그 날이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공작이다"라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선 이 전 대변인이 말한 'Y'가 윤 전 총장을 의미한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은 진상을 낱낱이 밝히겠다는 방침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권을 도우면 없던 일로 해주겠다고 회유를 했다니 충격적인 사안"이라며 "당 차원에서 즉각적인 진상규명에 착수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대해서도 김 최고위원은 "이 대표의 언행도 본인의 다급한 상황을 모면하고 사안의 본질을 왜곡하려는 시도로 보인다"라며 "경찰 수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강병원 최고위원도 이 전 대변인에 대해 "사기꾼에게 금품을 받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정치권에 음모론을 던지며 자신의 혐의를 회피하고 있다"며 이 대표를 향해선 "부정청탁방지법 위반으로 수사받고 있는 피해자의 일방적 주장에 공당 대표가 부화뇌동해서야 되겠나"라고 저격했다. 이어 "오히려 금품수수 사기 행각에 자당의 김무성, 주호영 같은 유력 정치인과 사정기관, 보수언론까지 한번에 부패 고리에 꿰어진 것을 진상규명해야 한다. 이 대표가 사는 길은 당내 부패세력과 단절하고 민생을 외면하고 이념에 올인하는 세력과 결별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영배 최고위원도 "공작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 어쩌면 그렇게 조선일보 논설위원 출신다운지 모르겠다"라며 이 전 대변인을 비꼬았다. 이어 이 대표의 조사 착수에 대해 "일부에서 문제가 있다고 제기하고 국민의힘 등 정당, 언론이 확대재생산하고 수사기관 나서는, 옛날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안쓰럽기까지 한다"며 "본인 혐의에 대해 성실히 수사 받으시길 바란다. 빌려서 친 골프채가 왜 본인 집에 있었는지 수사기관에 가서 떳떳하게 밝히면 될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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