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선언 날 현직 의원 25명 참석…"옛날식으로 하자면 눈도장"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출마 선언'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거 참석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부분 윤 전 총장과 연고가 있거나 친분이 있는 사람들로, 정치권에선 '윤석열계'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달 29일 윤 전 총장 기자회견에는 국민의힘 의원이 24명, 송언석 무소속 의원이 1명 참석해 총 25명의 현직 의원이 함께했다. 국민의힘에선 정진석·권성동·김선교·김성원·박성중·백종헌·서일준·안병길·엄태영·유상범·윤두현·윤주경·윤창현·이달곤·이만희·이용·이종배·정점식·정찬민·지성호·최형두·태영호·한무경·홍석준 의원이 참석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대부분 윤 전 총장과 친분이 있는 정진석 의원과 권성동 의원이 주도해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윤 전 총장 아버지의 고향인 공주시를 지역구로 두고 있다. 권 의원 또한 윤 전 총장의 외가인 강원도 지역 의원으로, 어린 시절부터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야권 유력 대선 후보인 윤 전 총장과 접촉면을 넓히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야권의 주요한 대권 후보이고 해서 격려하기 위해 갔던 것"이라며 "황교안 전 대표 행사, 홍준표 의원 행사에도 의원들이 많이 갔다. 별다른 것은 아니다"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우리 당에서 잠재적인 정권교체의 큰 주역이 될 분들을 의원들이 모두 골고루 격려하고 있는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은) 정치를 처음 시작해서 결단한 사람이니 시간이 되는 분들은 가서 응원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전 총장이 기자회견에서 '자유민주주의'를 강조하는 등 국민의힘과 공감대를 드러내면서 입당 등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의원은 통화에서 "저는 윤 전 총장과 중간에 아는 친구들이 많다. 축하한다는 의미에서 간 것"이라며 "발표하는 걸 들으니 (윤 전 총장이) 자유의 가치를 굉장히 강조했다. 민주주의로 충분하지 않고 자유로 진정한 가치의 완성이란 말을 들었다. 국민의힘은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라는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당"이라고 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이) 이런 차원에서 이야기했다. 큰 그림으로 볼 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공유되는 건 같이 활동할 수 있다는 뜻도 된다. 그 얘기를 들으며 '조만간 오시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저는 (윤 전 총장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며 "활동하는 데 있어 밖에서 계급장 떼고 혼자 움직이는 것보다 당에 들어와서 새롭게 계급장을 붙이고 활동하는 게 낫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또 지난달 30일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을 통해 국회 소통관을 찾아 취재진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국회 소통관 출입은 현직 의원을 통해서만 등록할 수 있다.
최 의원은 통화에서 "제가 윤 전 총장 측 사람들을 두루두루 잘 알고 있다. 제가 대변인을 역임하기도 해서 국회 상황을 잘 알거라고 생각해 연락이 온 것 같다"며 "(윤 전 총장이) 이번에 온 건 국회의원들을 만나러 온 게 아니다. 어제 방역 때문에 많은 관심을 보여준 언론인들을 제대로 만나지 못해 들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전 총장을 향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러브콜이 이어지는 가운데 입당 시기가 빨라질지 주목된다. 이종훈 명지대 교수는 통화에서 "대선 출마 선언하는데 간 것은 '나는 윤석열계다'라는 것 아니겠나"라며 "말은 아니라고들 하지만 옛날식으로 하자면 눈도장 찍으러 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윤 전 총장을 향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입당 요구에 대해 "너나할 것 없이 입당하라고 할 것"이라며 "최종 마지노선은 이미 이준석 대표가 이야기했고, 일단은 입당을 할 건지 말 건지부터 먼저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아직 뭐 입당을 하겠다는 방침을 확실히 정한 건 아니잖나"라며 "빨리 결정을 내려야 된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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