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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 '초읽기'…때맞춰 '경선 버스' 타나

  • 정치 | 2021-06-23 00:00
당대 당 통합을 위한 국민의힘·국민의당 실무 협상단 회의가 가동된 가운데 대선 경선 전 합당이 가능할지 주목된다.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과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 /이선화 기자
당대 당 통합을 위한 국민의힘·국민의당 실무 협상단 회의가 가동된 가운데 대선 경선 전 합당이 가능할지 주목된다.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과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 /이선화 기자

'당명 변경·당협위원장 배분·고용승계' 등 쟁점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22일 합당을 위한 첫 실무협상 회의를 연 가운데 대선 경선 전까지 순조로운 절차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쟁점은 당명 변경·당협위원장 배분·고용승계 등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당 실무협상단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약 1시간 가량 의견을 공유했다. 국민의힘 측에서 성일종 의원과 오신환·이재영 전 의원이, 국민의당 측에서 권은희 원내대표와 김윤 서울시장위원장, 김근태 부대변인이 나섰다.

양측의 시작은 화기애애했다. 오 전 의원과 권 의원은 바른미래당 시절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만나 활동하며 친분을 쌓은 사이기도 하다. 오 전 의원은 "소통 창구 역할을 하라는 뜻으로 협상단에 들어온 것 같다. 그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합당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성 의원도 모두발언에서 "정권 교체를 하라는 국민의 요구를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며 "우리 정치의 큰 지도자이신 안철수 대표께서 주호영 전 권한대행과 이 합당에 대해 선언해주셨고, 국민에게 큰 각을 잡아주신 것은 지도자로써 저희들이 일하는 데 길을 열어주셨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도 "국민의당과 국민의힘이 서로 다른 존재임을 인정하고, 각자 추구하는 가치를 존중하며 지지와 가치를 확장하는 원칙 있는 통합을 추진한다는 데에 당원들의 뜻을 모았다"며 "원칙 있는 통합이 추진될 수 있도록 실무 논의팀에서 원칙을 확인하고 논의의 의제의 범위를 다루는 실무 협의 과정을 진행하겠다"며 의지를 보였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 다수가 동의할 수 있는 원칙에 대해 저희가 공통기반을 확실하게 국민 앞에 증명하고, 가능한 실망감을 주지 않고 원칙대로 잘 진행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양측은 실무협상에서 서로 합당 의지를 확인하고 정례회의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왼쪽부터 권은희 단장, 김근태 부대변인, 김윤 서울시당위원장, 성일종 국민의힘 단장, 오신환·이재영 전 의원. /선화 기자
양측은 실무협상에서 서로 합당 의지를 확인하고 정례회의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왼쪽부터 권은희 단장, 김근태 부대변인, 김윤 서울시당위원장, 성일종 국민의힘 단장, 오신환·이재영 전 의원. /선화 기자

양측은 큰틀에서 합의 외에 구체적인 합당 시기와 당명 변경 여부 등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오 전 의원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양당 가치를 확장하는 당대당 통합을 원칙으로 한다는 것에 합의했다"고만 말했다.

당명 변경 등 문제에 대해선 "당명 교체 부분도 우리의 논의 과정 속에 있었다"며 "계속 미팅을 할 텐데 그것을 포함한 내용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오 전 의원은 회의 결과에 대해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서로 생각들을 풀어 공유했다. 쟁점은 특별히 없고, 논의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양측은 합당 완료 시점 등을 특별히 정해두진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보다 열린 마음으로 우리 당 가치나 정책이 반영될지 여부에 대해 진정성으로 대할 것이기 때문에 어려움은 없어 보인다"며 "꼭 정례회의 말고도 (실무협상단이) 수시로 만난다고 했으니 기다리면 될 것 같다"고 했다.

앞서 국민의당은 지난 17일 지역위원장 29명을 임명했다. 국민의당은 이에 대해 "지역위원장 선정은 국민의당의 독자적인 조직강화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국민의당은 지분 요구를 않겠다고 밝힌 만큼 통합엔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일부러 갈등을 과장하려는 분들도 보인다. 통합에 대한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통합 실무논의 전에 제 생각을 분명히 밝힌다"며 "지분요구를 하지 않겠다. 국민의힘도 기득권을 주장하지 말아야 한다"고 못 박았다.

그는 "'원칙 있는 통합'을 통해 내년 대선에서 반드시, 압도적 정권 교체의 선봉에 서겠다. 더 이상 저와 국민의당의 통합에 대한 진정성을 폄훼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치권에선 두 당이 지분 등을 놓고 갈등할 거란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합당 의지가 확실한 만큼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16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예방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이선화 기자
정치권에선 두 당이 지분 등을 놓고 갈등할 거란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합당 의지가 확실한 만큼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16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예방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이선화 기자

정치권에선 당협위원장 등 지분 문제를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평가한다. 양승함 전 연세대 교수는 통화에서 "당대 당 합당에서 당협위원장을 누가 하느냐는 굉장히 중요한 것"이라며 "3석인 국민의당이 지역구 3개만 받아내도 엄청난 것"이라고 말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도 "지분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어려울 것"이라며 "당협위원장을 임명한 것도 그런 포석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다만 국민의당 측 관계자는 "(지역위원장 임명은) 공당이 해야할 일을 한 것"이라며 "지역위원장 인선 초반에 자초지종을 설명해 합당 이후로 왈가왈부하지 하는 일이 없도록 다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준석 대표가 공언한 공정한 공천 심사에 100% 동의한다.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지분을 요구하는 것 아니냐'란 말 자체가 우리에 대한 모욕"이라고 선을 그었다.

합당 시기에 대해선 경선 전 합당을 통해 정권교체를 위한 전략을 모색해나가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양 교수는 "전열을 정비하기 위해 빨리하는 게 좋다"며 "선거에 임박해서 합당하면 함께 노력하고 협력하는 게 되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선거 캠페인을 하려면 미리 전략·정강정책 작성부터 해야 한다"며 "당명이 중요한 건 아니다. 합리적 보수·개혁 보수의 이미지를 살릴 수 있는 당명을 정하면 좋겠지만 당명만 놓고 신경을 쓰면 삼천포로 빠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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