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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살차' 국정 파트너 이준석-송영길 상견례…"식사 한 번 하자"

  • 정치 | 2021-06-18 00:00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7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덕담을 나눴다. /뉴시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7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덕담을 나눴다. /뉴시스

송영길 "여야정협의체 내실있게"…이준석 "좋은 경쟁하자"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7일 첫 상견례에서 "여야 간 협치 모델을 구축하자", "대한민국 합리적 보수의 새 희망"이라며 덕담을 주고받았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송 대표를 찾아 예방했다. 송 대표와 고용진 수석대변인, 김영호 비서실장은 환하게 웃으며 이 대표를 맞이했다. 이 대표는 송 대표와 손을 꼭 잡고 인사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공식석상에서 처음 만난 송 대표는 "'억까(억지로 까내리다)하지 말자'는 말에 100% 동의한다"며 웃었다. 1963년생인 송 대표는 이 대표와 21살 차이로, '삼촌뻘'인 셈이다.

송 대표는 "이 대표의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30대 젊은 대표라는 걸 넘어 내용과 스토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국민들이 다 느꼈겠지만 광주에 가서 5·18 관련한 말씀이나 대구에 가서 본인을 정치에 입문시켜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할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를 정리한 걸 보면서 많은 느낌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특히 대통령 선거 결과를 부정한 컴퓨터 부정설에 흔들리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 합리적 보수의 새 희망이 보인다는 느낌을 준다. 저도 아주 기쁘게 생각한다"며 "특히 나경원 후보와 TV토론에서 '억까하지 말자'는 말에 100% 동의한다. 저도 정치하면 말을 많이 하게 되는데, 말의 취지를 억지로 악의적으로 해석해 말투 몇가지를 억지로 까는 소모적인 정치를 이제 하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본질과 내용을 갖고 토론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저도 정치할 때 '건방지다', '나이가 벼슬'처럼 젊은이들의 어떤 이야기를 들어주려는 자세가 부족한 적이 많았다. 이 대표 당선은 여야를 넘어 우리 사회 젊은 청년들에게 자주적인 기상을 만들어주고 좋은 기회가 되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여야정협의체에 대해 "형식 구애받지 않고 받아들이겠다는 말에 기분 좋았다"며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아주 환영하실 거 같다. G7 마치고 돌아오면 청와대에 초청할 건데, 같이 가서 여야정협의체의 내용을 우리가 내실있게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여야가 생각은 다르지만 야당의 날카로운 비판이 국정 부족을 메우는 중요한 기능을 하기 때문에 함께 같이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송 대표에게
이 대표는 송 대표에게 "저희가 경쟁적으로 내놓는 어떤 기준들이 앞으로 정당정치의 표준이 되길 바라면서 좋은 경쟁 하셨으면 좋겠다"며 협치를 제안했다. /뉴시스

이에 이 대표는 "각자 장내에서 소신있는 의견을 냈다고 평가받는 저희 두 대표가 선출돼서 앞으로는 양당간에 교류라는 것이 다른 형태로 진행될 것이라는 국민 기대가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화답했다.

그는 "저도 당 대표로 선출된 이후 송 대표님이 걸어오신 개혁적이고 국민들 눈높이에 맞는 말씀들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저희가 경쟁적으로 내놓는 어떤 기준들이 앞으로 정당정치의 표준이 되길 바라면서 좋은 경쟁 하셨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아까 '억까'를 말씀하셨는데 야당이다보니 여당을 지적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제가 대통령께 약속드렸듯이 국가 위기 앞에서 저희가 '억까' 하려하면 국민들의 냉정한 평가 뒤따를 것이라는 걸 다 알고 있다. 저희도 그런 아픔을 겪어왔다"며 "때문에 최대한 여야 간 협치 모델을 잘 구축하는데 서로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 교섭단체 연설하면서 송 대표께서 젊은 세대에 대해 갖고 계신 문제의식이나 젊은 세대의 욕구를 정치에 반영하려는 깊은 고민들을 제가 잘 경청했다. 무엇보다도 그런 것에 대한 고민도 경쟁적으로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생각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저희 당이 비록 최근에 2030세대의 주목을 다소 받고 있긴 하나, 저는 송 대표께서도 민주당 젊은 인재들을 폭넓게 발굴한 것을 안다"며 "그 부분에서도 경쟁해서 좋은 대안이 나오면 국민들이 바라보기에 좋은 여야정협의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여야정협의체같은 아주 공식적이고 딱딱한 담론을 만들 수 있는 그런 기회 뿐아니라 송 대표님 저보다 연배도 위시고 제가 앞으로 배울 점도 많은 정치 선배이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식사 한 번 (모시고 싶다)"며 "어떻게 보면 값싸게 송 대표님의 정치적 경험이나 경륜을 배우는 기회를 만드려는데 응해주시겠나"라며 웃었다.

이날 송 대표는 이 대표에게 자신의 저서를 선물하기도 했다. 이후 송 대표와 이 대표는 식사 등 자리를 진행할 예정이다. /뉴시스
이날 송 대표는 이 대표에게 자신의 저서를 선물하기도 했다. 이후 송 대표와 이 대표는 식사 등 자리를 진행할 예정이다. /뉴시스

이에 송 대표는 "방송사에서 (두 대표를) 나오라고 한다"며 "옛날에 황 대표가 청와대 앞에서 삭발할 때 마음 아팠다. 야당 총수가 거리에 있는 것 자체가 여당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운 게 있다. 여야가 티비에 나와서 서로 자유롭게 토론해 국민의 눈높이에 과연 누가 더 설득력있는지 보면 그 과정에서 상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제가 젊은 사람들에게 정치를 물어보면 '우리 당은 이런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고 한다. 수상과 야당 대표가 실시간으로 대화하는 모습을 보며 '언젠가 그런 모습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이미 그런 제안을 하신 거다"라며 "언젠가는, 가까운 시일이 아니더라도 그런 대화도 하면 참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송 대표는 이날 이 대표에게 자신의 저서 '송영길의 지구본 외교: 둥근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를 건네기도 했다. 두 대표는 5분 가량 비공개 대화를 나누고 헤어졌다.

이 대표는 송 대표와의 만남에 대해 예방 후 기자들과 만나 "제가 원래 80살 넘은 분들하고도 소통을 자주하기 때문에 송 대표와도 충분히 자유로운 대화를 저랑 격의없이 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여야정협의체에 대해선 "지금 중요한건 형식이 아니라 협의체 구축"이라며 "항상 논쟁의 핵심이었던 양당간의 여야정협의체냐, 원내 5당을 포함한 협의체냐는 자유롭게 형식을 정해주시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송 대표와 협치에 관해 "송 대표께서 좋은 정책 제안을 주셨고 공감하는 부분도 있어서 아직까지 내용을 밝히긴 어렵지만 협치 성과물도 가져갈수 있을 거라고 본다"며 기대감을 유발하기도 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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