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정치팀은 여의도 정가, 청와대를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공군 女 부사관 사망…정치권, '오버'와 '늑장 대처' 사이
[더팩트ㅣ정리=허주열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을 처음으로 만나 여러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빈 수레가 요란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공군 여 부사관 사망 사건에 대한 정치권의 대응이 분노하는 여론에 보조를 맞춰 강경해지면서 주목받기도 했다.
-'조국의 시간' 저서를 출간하면서 정치권에 다시 등판한 조국 전 법무부 전 장관을 두고 민주당 내부에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끝을 향해 가는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후보자들의 과거까지 소환하면서 경쟁이 과열되는 모양새다.
◆'쓴소리'는 없고, '사진'과 '선물'만 남은 與초선 靑 방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일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68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났어. 4·7 재·보궐선거 참패 후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던 초선의원들의 요청으로 이뤄진 간담회 자리였기에 어떤 대화가 오갈지 이목이 쏠렸지.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초선의원들은 국민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조국 사태', '부동산 및 인사 문제' 등에 대한 언급 없이 좋은(?) 이야기만 하고 돌아왔어. 오죽했으면 일각에선 대통령과 기념사진 찍고 선물(대통령 시계) 받으러 간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어.
-맞아. 재보선 이후 민주당에서 가장 강하게 '쇄신'을 외쳤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대통령에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요청해 마련한 자리였던 만큼 초선의원들 입에서 어떤 '쓴소리'가 나올지 기대가 컸어. 하지만 빈 수레가 요란하다고 당에선 한 사후 브리핑 내용은 별게 없었어. 10여 명의 의원이 문 대통령과 일대일로 사진촬영하는 데만 20분 안팎이 소요됐다고 하는데, '사진 찍으러 청와대 갔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어(웃음).
-초선의원들이 문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조국 사태에 대한 쓴소리를 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지. 그런데 전혀 없었다는 점에서 뒷말이 많았어. 어떤 매체는 제목을 아주 세게(?) 뽑아서 비판하기도 했고, 대다수 언론이 아쉽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어.
-국민의힘 쪽에선 혹평이 나오기도 했지?
-아주 차가운 평가가 나왔어. 국민의힘은 '문비어천가(文飛御天歌)', '교언영색(巧言令色)' 등의 표현을 쓰면서 맹비난했어.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의욕이 큰 초선들이기에 국민의 애끓는 목소리를 대통령에게 과감히 전달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68명의 민주당 초선의원들은 교언영색 하기 급급했다"고 질타했지. 청와대와 여당이 재보선 패배 후에도 변한 게 없다는 지적이야.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이 계속해서 변화 목소리를 내는 것과는 다른 모습인 것 같아.
-현장에 있었던 민주당 의원들은 억울해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간담회 후 브리핑에서 고영인 의원은 "대통령께 그 이야기(조국 사태)를 물어볼 이유를 의원들이 느끼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어. 안 그래도 조국 사태가 회고록('조국의 시간')이 나오면서 재소환됐고 논란인데 굳이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있었던 것 같아.
-일부 초선의원은 "쓴소리를 못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하기도 했어. (청년 주거 관련) 부동산 문제와 국가균형발전, 청년 문제 등 의견을 개진했다면서 말이야. 한 의원은 "조국 전 장관에 대해선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이미 사과했다"면서 "과거가 아닌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반박하기도 했어. 하지만 이번 간담회와 관련해선 대체로 "초선의원들이 청와대 견학 간 것 아니냐"는 비판이 많았어.
-'더민초(민주당 초선의원 모임)'의 역할과 의미에 대해 회의감을 갖는 초선의원들도 있다고 들었어. 한 민주당 초선의원은 사석에서 "더민초가 만들어진 초반에는 모임에도 여러 번 출석하고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지금은 잘 참여 안 한다. 더민초에서 당 지도부에 강하게 요구하는 것도 없고 계속 '경청'만 하고 있다. 경청만 하다 끝날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어. 더민초는 현재까지 '경청 강연회'를 5탄까지 진행했는데, 여러 이야기를 진중하고 겸손하게 듣는 자세는 좋지만, 결과물을 대통령이나 당 지도부에 쇄신안을 내고 쓴소리를 하지 않는 이상 의미는 크게 없는 것 같아.
-민심을 잘 듣는 것은 좋은데, 듣기만 하고 현실 정치에 반영하려는 노력은 좀 부족한 것 같아 아쉽네.
◆정치권, 여론 따라가는 '공군 부사관 사망 사건' 대응
-굉장히 안타까운 사건인데, 공군 여 부사관의 억울한 사망 사건과 관련해서 정치권에서도 여러 이야기가 나왔지?
-청와대 쪽 이야기부터 하면 처음엔 분노하는 민심에 따라 점점 대응이 강해졌어. 2일까지만 해도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여 부사관의 극단적인 선택과 관련해서 굉장히 가슴 아파하셨다.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깊이 인식하고 있다"라면서도 관련한 특별한 지시는 없다고 했어.
-대통령 지시는 다음 날(3일) 나왔어. 이날 문 대통령은 "가해자의 범행에 대해 수사기관에서 엄정하게 처리하라"고 강력하게 지시했어. 특히 "피해 신고 이후 부대 내 처리, 상급자와 동료들의 2차 가해, 피해호소 묵살, 사망 이후 조치 미흡 등에 대해 엄중한 수사와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어. 또 "이 문제를 단순히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에서만 보지 말고, '최고 상급자'까지 보고와 조치 과정을 포함한 지휘라인 문제도 살펴보고, 엄중하게 처리하라"고 지시했어. 문 대통령 발언이 나오고 하루 만인 4일 공군 최고 상급자인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은 책임을 지고 사퇴했어. 문 대통령은 즉각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고.
-문재인 정부 들어 민주당 소속 광역자치단체장 등 유력 인사들이 성추행으로 논란이 됐는데, 그때마다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이 있었어. 이번에도 초기 대응이 좀 안이한 거 아닌가 했는데, 금세 바뀌더라고. 국회에서도 관련한 이야기가 많았지?
-민주당에선 대권주자들이 적극 나서고 있어. 이낙연 전 대표는 3일 "이 중사의 피해 내용과 군의 대처 경위는 알면 알수록 충격적"이라면서 "국방장관은 자리를 걸고 확실하게 대처하기 바란다"고 강조했어.
-특히 이 전 대표는 피해자 장례식장까지 방문해 유가족에게 위로를 전했는데, 원래 사전 일정 공지에는 없었는데 갑자기 추가된 일정이었어. 이에 대해 이 전 대표 측은 "유가족 및 조문객들께 불편을 드리지 않기 위해 펜기자 1명, 사진기자 1명만 현장취재 신청을 받겠다"고 했어. 그런데 불편하게 하고 싶지 않다면 아예 비공개로 방문하는 게 어땠을까 싶었어. 이 전 대표 측은 취재진에게 사진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유족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하지 않은 채로 전달하기도 했어. 이후 "급하게 올리느라 그랬다"며 모자이크 처리를 뒤늦게 당부했는데, 중량감 있는 정치인이 빈소를 찾고 언론에 보도되는 게 사건을 조명하는 데 힘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이미 국민 관심이 높은 상황이라 공개적으로 다녀올 필요가 있었나 싶은 거지. 이 전 대표는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 피해자에 대해선 '피해고소인'이라고 지칭하기도 했잖아. 4·7 재보선에 후보자를 공천하기 위해 전 당원 투표를 실시해서 당헌도 개정했고. 비슷한 사안에 서로 다른 선택을 했지만, '위계에 의한 성범죄' 피해자의 아픔의 경중이 다르다고 생각하진 않아.
-이재명 경기지사도 1일 페이스북에서 "군은 가해자뿐 아니라 사건 무마를 회유한 상관, 피해구제 시스템 미작동에 대한 철저하고 엄정한 수사와 해명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는데, 그 역시 박 전 시장 사태 때는 관련 언급을 삼갔지. 이 지사는 지난해 8월 서울시가 사랑제일교회 신도들 명단을 확보하지 못한 것을 두고 "박원순 시장님의 빈 공간이 너무 크게 느껴진다"고 박 전 시장에 대한 그리움을 표하기도 했어.
-당 지도부도 움직였는데,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4일 성추행을 당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이 모 중사에게 애도를 표하며 국회 관련 상임위원회 중심으로 대책을 마련하겠다 밝혔어. 백혜련 의원도 유감을 표하며 조직적 은폐 가능성을 파헤쳐야 한다고 강조했지. 특히 군사법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혁을 주장했는데, 앞으로 당과 정부가 군사법경찰관이나 군검찰 등에 대해 개혁의 칼을 뽑을 수도 있을 것 같아.
-다만 이런 점들로 인해서 일부에선 민주당 대선주자들이 '내 편'과 내 편이 아닌 이들의 성추행 사건에 너무 다른 태도를 보이는 거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어.
-야당에서도 실망스럽기 짝이 없는 행태가 불거졌어.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은 '긴급'이라며 군의 사건 보고 결과를 보도자료로 배포했어. 보도자료엔 불필요한 성범죄 묘사와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들의 신상 정보가 들어있었고, 이에 대해 유가족의 동의도 받지 않았다고 해서 큰 논란이 됐지. 언론들은 이를 크게 보도하며 2차 가해 가능성과 더불어 정치권의 성인지감수성 부족을 지적했어. 보도자료를 접한 취재진도 대부분 충격적이란 의견이야. 현재 해당 자료를 작성한 보좌진은 유족에게 사과하러 간 상태고, 이 의원도 사과할 예정이라고 해.
-뒤늦게 정치권에서 강경한 목소리들이 나오는 데 그 과정에서 피해자를 생각하지 않는 행위들이 여야 모두에서 나오는 걸 보면, 너무 정치적으로 접근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네. 이 사건에 분노한 민심을 자기들이 달래준다고 느끼게 하도록. 정치인들이 정치적으로 사안에 접근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기도 하겠지만, 이슈가 되니 여론에 편승하려는 모습이 보이는 건 참 아쉬운 부분이야.
-맞아. 정치권은 이슈가 된 이후에야 움직이는 측면이 있어. 그간 군에서 각종 사건사고가 많았는데, 그때마다 "반성한다", "책임자를 철저히 문책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이런 일이 생기고 반복되고 있잖아. 왜 이런 불합리하고, 비상식적인 일이 반복되는지, 근본적으로 막을 방안을 정부와 정치권이 모색해서 다시는 이와 비슷한 안타까운 일이 생기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할 것 같아.
◆다시 등판한 조국, 與도 엇갈린 '조국의 시간' 해석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일 회고록 '조국의 시간'을 출간하면서, 다시 정치권에 등판했는데, 그 책 이야기도 해볼까.
-먼저 민주당 내에서도 평가가 엇갈렸어. 친문 인사들 사이에선 당이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라고 조 전 장관을 옹호하고 나섰지만, 비주류 사이에선 겉으론 "출판의 자유가 있다"고 말하면서도 정치권을 달궜던 '조국 사태'가 내년 대선을 앞두고 다시 소환되면서 또 '조국의 수렁'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어. 실제로 지난 재보선 이후 민주당 서울시당이 선거 패인을 분석한 포커스그룹 인터뷰 보고서에선 민주당 지지층이 '조국 사태'를 이유로 투표가 갈렸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고.
-'조국 백서' 제작 과정에 참여했던 김남국 의원은 "검찰의 수사권 남용이나 정치적 보복 수사라는 평가를 한 번쯤 다시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고, 정청래 의원도 "한 사람과 가족을 70∼80번 압수수색을 하는 게 과연 공정한 것이었나"라며 검찰의 과도한 수사를 비판하는 쪽에 무게를 뒀어.
-반면 대표적인 '미스터 쓴소리'인 조응천 의원은 "국민의힘은 '이준석 돌풍'으로 활력이 만발한 반면, 우리 당은 다시 '조국의 시간'이라는 수렁에 빠져들 수는 없다"라고 지적했어. 박용진 의원은 당의 대응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는데 당 지도부는 지난 2일 대국민 보고를 통해 고개를 숙였지. 민주당은 당초 부동산 문제나 성비위 문제에 대해 사과하기 위해 '국민 소통 경청 프로젝트'를 일주일간 진행하고, 대국민 보고를 기획했던 건데 중간에 회고록이 발간되면서 '조국 사태' 사과에 대한 비중이 커진 거로 보여.
-조 전 장관과 박용진 의원은 윤석열 검찰총장 천거 여부를 놓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어. 박 의원이 먼저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을 검찰총장으로 추천한 분은 조국 당시 민정수석 아니었나"라며 "민주당 의원들 중에서 조국 당시 민정수석에게 '우려된다', '반대한다'고 하는 의사를 전달했던 분들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 그런데 왜 추천을 강행했는지"라고 말했어. 이에 조 전 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 분은 왜 이런 부정확한 말을 하실까"라며 "책을 읽어보시면 좋겠다"고 반박했어.
-그러자 박 의원은 다시 "책은 읽어보도록 하겠으나 민정수석이 (윤 전 총장의) 추천, 임명, 검증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었는지가 궁금한 것"이라며 "책의 내용이 검증 과정에서의 본인 실수나 이런 문제가 많은 것이라고 적혀 있는 것으로 들었다. (회고록에) 반성이 있는지 확인해보겠다"고 말했어.
-실제 회고록을 보면 조 전 장관은 "민정수석은 후보자를 검증하는 일만 한다"면서 "당시 청와대 안팎에서 의견이 확연하게 나뉘었는데, 찬반 의견 모두를 수집해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역할만 했다"고 서술하고 있어. 그러면서 그는 "현재 윤 전 총장의 행보에 대해 여러 측면에서 비판이 제기되는데, 당시 민정수석으로서 '포괄적 책임'을 느낀다"고 했지. 결론적으로 윤 전 총장을 조 전 장관이 추천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
-당 지도부에선 조국 사태에 대해서 사과를 하면서도 윤 전 총장 장모 사건을 걸고 넘어가, 그 사건도 조 전 장관처럼 수사해야 한다는 입장도 나왔는데.
-맞아. 송 대표는 조 전 장관 자녀 입시 관련 논란에 대해선 "수많은 청년에게 좌절과 실망을 주는 일"이라고 말했지만, 동시에 "조 전 장관 가족에 대한 수사 기준이 윤 전 총장의 가족비리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할 것"이라면서 윤 전 총장에게 칼을 겨눴어. 이렇게 모호한 태도 때문에 양쪽에서 욕을 먹는 것 같아.
-송 대표는 대국민 사과 후 일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대국민 사과로) 민주당에서 조국 문제는 정리됐다. 나도 더 얘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민주당과 조 전 장관은 이제 각자의 길로 가야 한다"고 말했어. 하지만 잠잠해질 줄 알았던 당 안팎 여론은 벌집을 건드린 듯 요동치고 있어.
-사과를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할 텐데, 사과인 듯 물타기인 듯 애매한 태도를 보이니 양쪽에서 다 비판을 받는 것 같네. 조 전 장관도 "(민주당은) 나를 밟고 가라"고 했다가, 박용진 의원이 문제를 제기하니 또 비판하기도 했잖아.
-당이 수습하려고 해도 외곽에서 조 전 장관이 계속 이슈를 던지면 당 내부에선 갑론을박을 벌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조국의 시간' 책을 직접 읽어 본 감상은 어때?
-조 전 장관은 회고록이 출간될 경우 민주당이 난감해질 것을 예상하지 않았나 싶어. 많은 지지자를 실망시킨 데 대한 인정과 사과, 자신을 밟고 가라고 했는데 무언가 활로를 열어준 듯한 느낌을 받았어. 또 책에는 검찰 개혁의 필요성, 가족을 향한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에 대한 비판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그중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지적도 있는데, 눈길을 끄는 건 '춘장'이라는 표현이야. 촛불집회 현장에 있었던 풍자 그림에 있는 것을 '인용'한 것인데, 책에까지 남긴 것으로 보아 윤 전 총장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은 것 같아.
-조 전 장관은 아내와 자녀, 자신의 동생과 심지어 이혼한 제수까지 검찰의 손이 미치는 것에 굉장히 답답하고 화가 많이 난 것 같았어. 특히 김진태 전 의원이 아버지 묘비까지 사진을 찍어 가족을 건드린 것에 대해 피가 거꾸로 솟았다고 했을 정도니. 또한 검찰, 언론, 보수야당의 3각 편대가 절묘하게 프레임을 걸었고 대중을 오도했다는 것을 적폐라고 보는 듯했어. 검찰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매우 커 보이는데 검찰 개혁을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한 그의 주장이 담겨있었어.
◆치열해지는 野 전당대회…경쟁자 '비방' 수위↑
-요즘 아주 경쟁이 치열한 국민의힘 전당대회로 넘어가 볼까. 경쟁 과정에서 후보자들의 과거까지도 소환하면서 열기(?)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지?
-열세에 몰린 중진 후보들이 잘나가는(?) 이준석 후보의 과거를 지적하고 나섰어. 특히 '유승민계'라는 계파 논쟁과 국민의당과 합당을 두고 논란을 제기했지. 이 후보는 실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악연'이 있기도 해. 이 후보는 과거 안 대표를 비속어로 비판한 것을 일부 언급하기도 하면서 비판을 정면돌파하려고도 했어. 후보들은 '누가 더 대선에 적합한 관리자인가'란 조건을 두고 다른 후보를 거침없이 깎아내리기도 하고 있어. 주호영 후보는 지난 3일 대구 합동연설회에서 "이 후보 돌풍은 딱 거기까지다", "나경원 후보는 재판에 나가야 해서 경선 관리를 할 수 없다"는 등 발언을 하기도 했지. 열기가 과열되다 보니 서로를 향한 날선 발언도 서슴지 않는 모습인 것 같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야기도 나왔던데.
-이 후보는 영남의 표를 얻어야 하는 상황에서 탄핵에 대한 언급이 약점이 될 수도 있었지. 하지만 그는 박근혜 키즈이기도 하고, 그 점을 들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감사하다. 하지만 탄핵은 정당했다'는 주장을 들고나왔어. 다른 후보들은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과 석방만을 이야기하며 탄핵 자체에 대한 언급을 꺼렸지. 이 후보는 자신이 박 전 대통령의 명예를 회복하겠다며 약점이었던 '박근혜 키즈'를 오히려 강점으로 내세우려는 전략으로 보여.
-과감하면서도 분명한 '이준석식 메시지' 전달이 지금의 열풍을 이끄는 또 하나의 이유인 것 같기도 하네. 국민의힘 입장에서도 대선 전에 털고 갈 건 털고 가는 게 선거에 유리할 것 같기도 하고. 국민의힘 전당대회(11일)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과거를 어떻게 정리하고, 미래를 누구에게 맡길지 잘 지켜보자고.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문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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