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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5인 모임 금지' 위반 논란…공적 vs 사적 업무?

  • 정치 | 2021-04-27 00:00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 관저에 전직 참모 4명을 불러 만찬을 진행한 것을 두고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방역수칙 위반이라는 민원이 서울 종로구에 접수됐다. 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 관저에 전직 참모 4명을 불러 만찬을 진행한 것을 두고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방역수칙 위반이라는 민원이 서울 종로구에 접수됐다. 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19일 전직 참모 4명과 만찬, 방역수칙 위반 민원 접수

[더팩트ㅣ청와대=허주열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관저에서 청와대를 떠난 전직 참모 4명을 불러 고별 만찬을 한 것을 두고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방역수칙 위반'이라는 민원이 서울 종로구에 접수됐다. 종로구청이 사실관계 파악에 나선 가운데 청와대 측은 '공식행사'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지난 19일 문 대통령은 윤창렬 전 사회수석(현 국무조정실 제2차장), 최재성 전 정무수석, 강민석 전 대변인, 김영식 전 법무비서관 등 전직 청와대 참모 4명을 관저로 불러 송별회를 겸한 만찬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전직 참모들에게 직접 술을 따라주며 그간의 노고를 치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보도를 접한 시민 A 씨는 24~26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총 세 차례에 걸쳐 '문 대통령이 방역수칙을 위반했다'는 민원을 제기했다.

A 씨는 지난 24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청와대 인사로 최근 교체된 전직 참모 4명을 문 대통령이 관저로 불러 고별 만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는 내용의 기사가 보도된 것과 관련해 '5인 이상 집합 금지' 위반이라고 판단해 국민신문고를 통해 청와대를 관할하는 종로구청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A 씨는 해당 글에서 "방역 당국은 Q&A를 통해 '공무 및 기업의 필수 경영 활동'을 법령 등에 근거한 활동으로 일정 인원 이상이 대면으로 모여야 하며 시한이 정해져 있어 취소·연기가 불가한 경우라고 규정했다"며 "공무 및 기업의 필수 경영 활동으로 인한 모임은 5명 이상도 사적모임에 해당하지 않으나, 모임·회의 등의 전후로 이뤄지는 식사 모임은 사적모임으로 금지 대상에 포함된다고 방역수칙을 강조한 바 있다"고 꼬집었다.

문 대통령과 전직 참모 4인의 청와대 관저 모임이 '공무'로 인정된다고 할지라도 '만찬'과 관련해서는 '5인 이상 사적모임'으로 판단해야 하고, 당국은 이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는 게 A 씨의 주장이다.

문재인 정권 인사들의 방역수칙 위반 논란은 최근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7 재·보궐선거 다음 날(8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동행 5명과 함께 술을 마신 것이 드러나 과태료 부과 처분을 받았고, 지난달 24일에는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이장섭 민주당 의원 등 여권 인사 20여 명이 카페에서 5인 이상 모임을 가졌다가 과태료 처분을 받기도 했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5인 이상 집합금지를 위반한 자는 1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행정명령 위반으로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치료 등의 비용에 대해 구상권이 청구될 수 있다.

청와대는 26일 문 대통령의 방역수칙 위반 민원 제기와 관련해
청와대는 26일 문 대통령의 방역수칙 위반 민원 제기와 관련해 "퇴임하시는 분들을 격려하는 공식행사"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전경. /더팩트 DB

A 씨는 우 의원과 노 전 비서실장의 사례를 거론하면서 "종로구청은 문 대통령 외 전직 참모 4인의 청와대 관저 내 고별 만찬 모임을 조사해 방역수칙 위반이 확인될 시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과태료를 부과해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후 A 씨는 25~26일 재차 "문 대통령의 방역수칙 위반은 행정상의 처분에 해당해 '불소추 특권'에 해당하지 않는다", "문 대통령이 지난 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방역 방해 행위와 방역수칙 위반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엄격히 적용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발언한 만큼 무관용의 원칙을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민원을 추가로 제기했다.

이에 대해 종로구청 관계자는 26일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아침에 문 대통령 방역수칙 위반 관련 민원이 접수돼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안이 아니어서 결론을 내리는 데 7~14일 정도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공적 성격과 사적 성격이 혼재돼 명백하게 구분할 수 없는 케이스가 있다"라며 "이번 건의 경우에는 관련 보도만으로는 정확한 내용을 몰라 현재로서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과 함께한 오찬 간담회도 5명(비서실장, 정무수석 동석)이었는데, 그건 비판을 안 하지 않느냐"며 "(전직 참모 만찬도) 비공개 일정이기는 하지만, 공적인 성격의 자리다. 최측근에서 보필했던 참모들에게 소회와 조언을 듣는 자리로 사적 모임이 아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야당 측 시장과의 회동은 현직에 있는 정치인과의 회동이니 당연히 공적인 업무로 봐야 하지만, 이번엔 (청와대를) 나간 인사들과의 회동이어서 다른 측면이 있다'라는 질문엔 "(청와대를 떠난 지) 며칠이나 됐나, 청와대를 나갔다고 (참모가 대통령과) 친구 사이가 되는 것은 아니다. 공적인 행위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도 "퇴임하시는 분들을 격려하는 공식행사였다"고 강조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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