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정치팀과 사진영상기획부는 여의도 정가, 청와대를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 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 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코로나19 극복' 흔드는 文대통령 '주사 바꿔치기' 음모론도 '시끌시끌'
[더팩트ㅣ정리=허주열 기자] -하루 300~400명대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나오고, 정부가 수도권 2단계·비수도권 1.5단계 거리두기 조치를 2주 단위로 계속 연장하면서 국민들의 피로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대다수 국민들은 방역수칙을 잘 준수하면서 기나긴 코로나와의 전쟁이 끝나길 간절히 바라고 있는데요, 문재인 정권 핵심 인사들이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는 모습이 <더팩트>에 포착됐습니다.
-이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안전성 우려를 종식시키기 위해 만 6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접종 첫날 백신 접종을 받으면서 행동으로 국민의 백신 접종 참여를 호소했습니다. 다만 일각에선 이른바 '주사기 바꿔치기 음모론'이 나와 논란이 있었습니다.
-국회에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을 거쳐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단일 후보로 결정되면서 악연(?)이 있던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더불어민주당에선 불편한 메시지를 던지는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향한 불만, 사실상의 조직 총동원령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먼저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는 권력자들의 이야기부터 해볼까요?
◆코로나19 방역지침 준수…권력자는 예외?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이장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4일 국회 앞 카페에서 방역수칙을 위반 논란에 휩싸였죠?
-네, 지난 25일 저희 보도([단독] 노영민 전 실장·이장섭 의원 등 십여 명, 방역수칙 '나몰라라')로 알려지게 됐습니다. 당시 노 전 실장과 이 의원은 일행들과 함께 모 카페에 왔었는데요,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현재 수도권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시행 중으로 카페 등에서는 5인 이상 모일 수 없습니다. 또, 방문 시 QR코드 또는 출입명부를 작성해야 하지만, 노 전 실장 등 일행들은 이를 지키지 않았습니다.
-두 사람이 카페에 있는 모습은 어떻게 확인한 거죠?
-그날 약속이 있어 카페에 있다가 목격하게 됐습니다. 25일 오후 1시 40분을 조금 넘겨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서 들어왔습니다. 마침 출입문 바로 앞에 앉아있었는데요, 낯익은 인물이 들어왔습니다. 바로 노 전 실장과 이 의원이었습니다. 그런데 두 사람은 각각 카페에 들어와서 방역지침에 따른 출입명부 작성은 하지 않은 채 사람들이 모여 있던 룸으로 들어갔습니다. 행사장 등에서 정치인이 등장하면 의전을 하지 않습니까. 두 사람은 관계자의 의전을 받으며 룸으로 직진했습니다. 기자와 함께 있던 일행도 두 사람의 행동에 "진짜 어이없네"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카페라는 곳이 공개된 장소고, 점심 이후라 매장에서 사람들이 꽤 있었을 텐데 전혀 의식하지 않았군요. 당시 분위기는 어땠나요?
-전혀 의식하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노 전 실장과 이 의원 일행은 15명은 됐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5인 이상 모임금지로 룸에도 의자가 네 개밖에 없었고, 슬라이딩 도어도 닫혀 있었습니다. 하지만 노 전 실장 등 일행은 다른 좌석에서 의자를 가져오고, 슬라이딩 도어도 열었습니다. 카페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물론, 손님들이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지켜본 바 이들은 룸에 들어간 사람 외에 보좌진으로 보이는 이들이 룸 앞에서 커피를 들고 서 있었습니다. 자기들끼리 무슨 이야기를 주고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전 비서실장과 현직 여당 의원이라는 것을 고려할 때 과연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에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습니다. 국민에겐 협조를 당부하는 여당 관계자들이 정작 자신들은 지키지 않는 모순을 목격하니 황당할 따름이었습니다.
-카페 직원들이 코로나19 방역수칙 등을 안내하고, 협조를 요청하지 않은 건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카페 직원들은 노 전 실장 등 일행들에게 QR코드 인증 및 출입명부 작성을 요청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노 전 실장 일행들이 이를 무시한 것입니다. 제가 노 전 실장 일행이 나간 직후 카페 직원에게 확인한 내용입니다. 카페 직원은 이들이 다녀간 곳을 정리하며 엄청 화가 난 상태였습니다. 그는 "진짜 이게 뭐예요, 다 안내했는데 저 사람들이 안 했어요. 아~"라며 한숨을 쉬었습니다. 이후 취재진은 다시 한번 카페에 관련 내용을 물었고, 같은 대답을 들었습니다.
-노 전 실장, 이 의원은 방역수칙 위반과 관련해 뭐라고 했나요?
-노 전 실장은 "5분도 있지 않았다", "커피도 마시지 못하고 나왔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취재진은 노 전 실장이 들어오고 나갈 때까지 지켜봤습니다. 노 전 실장은 5분이라고 했지만, 실제 머문 시간은 10분이 넘습니다. 사실 노 전 실장에게 방역수칙 위반 여부를 물으면서 '제가 실수한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답을 들어 놀랐습니다. 그리고 이 의원은 지난 24일부터 현재까지 이번 논란과 관련해 어떤 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로 국민은 어떻게든 정부 방침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데 책임 있는 정치인들의 이런 태도를 보니 어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보도 후 노 전 실장 등에 대해 방역지침 위반 조사를 한다고 들었습니다.
-네, 보도 후 영등포구청 국민신문고에 노 전 실장과 이 의원이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등 방역수칙을 어겼다며 조치해달라는 민원이 접수됐습니다. 민원인 A 씨는 "소상공인들은 코로나19 시국에 생계의 위협을 받으면서도 정부의 방역수칙을 지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법은 만인에게 평등해야 한다. 관할하는 영등포구청은 방역수칙을 엄격히 적용해 이들을 일벌백계해주길 바란다"는 내용의 민원을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6일 영등포구청 관계자는 통화에서 "국민 신문고를 통해 민원이 들어왔는데 민원 넣은 분에게 우리가 답변을 달아드리게 된다"라며 "접수된 지 얼마 안 되어서 내용을 자세히 모른다. 카페에 나가서 확인된 게 있으면 과태료를 부과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이날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2주 더 연장했습니다. 아마 대다수 국민들은 또다시 정부 방침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입니다. 이런 국민을 생각해서라도 정치인들이 좀 더 신중한 태도를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文대통령, AZ 백신 접종…'음모론'과 '정부 불신' 사이
-문 대통령이 지난 23일 안전성 우려가 제기된 AZ 백신을 맞았습니다. 만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AZ 백신 접종 첫날, 첫 번째로 백신 접종을 받으면서 우려를 불식시키려고 한 것인데요, 일부에선 엉뚱한 반응이 나타나기도 했네요?
-그렇습니다. 문 대통령 접종 장면이 언론을 통해 공개된 후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당시 간호사가 바이알(병)에서 주사액을 뽑은 후에 가림막 뒤로 잠시 갔다가 오는 과정에서 다시 카메라에 잡힌 주사기에 뚜껑(캡)이 씌워져 있는 것과 관련해 "백신이 아니라 영양제 주사를 맞은 게 아니냐", "더 안전한 화이자 백신으로 바꿔 맞은 것이다" 등의 주장이 나왔습니다.
-주사액을 뽑은 뒤 바로 접종을 했으면 될 텐데, 왜 이렇게 된 거죠?
-질병관리청 설명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백신 접종을 받는 것을 국민께 공개하기 위해 촬영을 해야 하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한 조치였습니다. 바늘의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뚜껑을 씌웠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문제가 된 영상을 자세히 보면 당시 간호사는 백신 추출 직후 손을 꾹 눌러 뚜껑을 씌운 뒤에 가림막 뒤에서 알코올 솜을 가져와 뚜껑을 열고 접종을 시작했습니다. 백신 접종 직전 뚜껑이 씌워져 있던 건 당연했던 건데요. 음모론을 제기한 이들 중 일부는 당시 접종을 한 간호사를 향해 "제대로 말하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며 협박을 하기도 했습니다.
-음모론이 커지자 정부도 대응에 나섰죠?
-네, 먼저 논란이 계속되자 종로구 보건소는 신변 보호를 위해 해당 간호사를 업무에서 배제했고요, 질병관리청의 수사 의뢰를 받은 경찰은 간호사 협박과 백신 바꿔치기 허위 글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습니다. 협박범과 허위 글을 올린 사람들은 조만간 잡힐 것으로 보이는데요, 어떤 해명을 내놓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일과 관련해선 최근 문재인 정권에 대한 비판을 쏟아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음모론"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진 전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 주사 맞는 거 갖고 또 음모론을 펴는 바보들이 있다"라며 "음모론을 펴는 사람도 미련하지만, 믿는 사람은 더 멍청하다. 의무교육을 시켜놓으면 뭐 하냐. 다 세금 낭비. 두뇌구조가 다른가"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야권에선 거짓말을 자꾸 하면서 신뢰를 잃은 정부 때문에 생긴 불신 풍조라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5일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지원 유세 현장에서 "대통령이 어떤 백신을 맞았는지 국민이 잘 믿지 않으려 한다"며 "지금 이것이 우리나라의 불신 풍조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다른 건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북한 김정은 눈치만 살살 보는 정부다. 며칠 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것을 알면서도 국민에게 알려주지 않았다"라며 "거짓말을 자꾸 해 일반 국민에게 신뢰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1년 이상 이어진 코로나19 사태는 전 국민이 적극 백신 접종에 협조해 집단면역을 이루어야만 종식이 가능한데요, 대통령부터 나서서 팔을 걷어붙인 뒤 박병석 국회의장, 정세균 국무총리 등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잇달아 AZ 백신을 맞으면서 국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애를 쓰고 있습니다. 음모(陰謀)는 '나쁜 목적으로 몰래 흉악한 일을 꾸민다'는 뜻인데요, 코로나 시대를 끝내고, 나와 주변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선 백신 접종은 필수입니다. 국민들께서도 음모론에 휘둘리지 말고 순서가 되면 즉시 백신 접종을 하는 이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다급한 민주당, 4·7 재보선 조직 총동원령
-4·7 재보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25일 이낙연 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 여러분, 도와주십시오'라는 제목으로 읍소했는데요. 선거가 2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가 보네요.
-그렇습니다. 이 위원장은 "민주당은 절박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국민 여러분을 뵙겠다. 잘못은 통렬히 반성하고 혁신하며, 미래를 다부지게 개척하겠다"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같은 날 이 위원장뿐만 아니라 청와대 출신인 고민정·윤건영 의원, 김종민 최고위원 등 민주당 의원들은 SNS에 "파란색이 미운 당신, 그 마음 쉽게 돌릴 수는 없겠지만 파란색 정부가 남은 기간 힘을 낼 수 있도록 해달라"는 동영상을 공유했습니다.
-민주당이 호소에만 그치지 않고 조직 총동원령까지 내리며 다급한 모습인 것 같습니다.
-네, 이 위원장은 최근 "우리가 구청장, 시의원이 압도적으로 많은 만큼 골목골목을 찾아다니자"며 '보병전'까지 언급했는데요. 실제 서울 지역 국회의원 49명 가운데 41명, 서울시의회는 의원 109명 중 101명, 구청장은 25명 중 서초구청장을 제외한 24명이 민주당 소속으로, 당 조직력은 탄탄합니다. 박 후보 출정식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현장에서 당원으로 추정되는 40대 여성이 "지금 사람들이 많이 안 모였네. 우리 직원들 얼른 여기로 오라고 해야겠다"라며 인원 동원을 시도하는 모습도 직접 목격했습니다.
-온라인 여론전은 더 치열한 모습입니다. 지난 22일 국회 직원 페이스북 익명 게시판 '여의도 대나무숲'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A 보좌진은 "보궐선거를 위한 연락처 수집 적당히 해라. 문자로 당락이 결정되는 것도 아니고 보좌진만 죽어 나간다"라고 했고, B 보좌진은 "모 의원실 비서가 지인 전화번호 당에 넘겼다가 기사 났죠? 그게 그 비서의 일탈 같죠? 중앙당에서 각 지역위원장 300명, 시도의원 100명 이렇게 할당을 주고 있는데 그걸로 나중에 무슨 공천 평가를 하느니 마니 하고 있는데 그런 일이 안 생기면 그게 이상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민주당은 보궐선거를 앞두고 지난달부터 '연고자 센터'를 운영하면서 투표 독려 문자를 보내기 위해 서울·부산 지역 지인들 연락처 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요, 마구잡이식 문자 살포로 야당 당직자들에게까지 박 후보 지지 호소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민주당은 1차로 지인 동의를 구하고 시도당, 중앙당에서 재차 동의를 얻는 과정을 거친다는 입장이지만 이런 절차가 사실 잘 지켜지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민주당은 사무총장 명의로 각 지역위원회에 공문을 내려 서울 지인 100명씩 연락처를 확보하라며 추천 실적을 올해 조직 감사에 매우 비중 있게 반영하겠다고 지시를 내리기까지 했습니다. 민주당 C 보좌진은 "의원실로는 공문이 온 적이 없는데, 지역위원회에 정기 당무감사에 반영하겠다고 지시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다만 의원이 보통 지역위원장을 맡아서 같은 거라고 봐야 한다. 저희는 의원이 본인이 가지고 있는 연락처로 하겠다고 해서 가만히 있는데 다른 의원실 상황을 보니 보좌진도 개별로 각자 연락처를 수집하는 곳이 있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이어 "코로나로 비대면 방식을 생각하고 여권 지지가 안 나와서 고육지책으로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래도 현장에서 계속 스킨십하고 좋은 정책과 공약을 설명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솔직히 의원실 문자가 오면 안 읽는 사람이 태반이다. 또 문자를 받은 사람들이 우리 후보한테 투표하는 것도 아니다. 연락처에 타 지역 사람들이 포함될 수도 있고 오히려 반감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는 또 "지금 민주당 의원들은 지역 상관없이 선거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선거운동 할 수 있는 선거사무원에 현역 의원들은 포함이 안 되기 때문이다. 어쨌든 할 수 있는 건 다 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D 보좌진은 "의원실에 그렇게까지 압박은 아닌 것 같다. 다만 요즘 연락이 확실한 사람만 추천하라고 검증을 강화하는 것 같긴 하다"고 했습니다.
-선거에 대해 낙관적 전망도 나옵니다.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는 최근 친여 성향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선거가 아주 어려울 줄 알고 나왔는데 요새 돌아가는 것을 보니 거의 이긴 것 같다"고 했고, 진성준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캠프 전략기획실장도 지난 26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나는 민주당을 지지한다' 또는' 나는 박영선 후보를 지지한다'고 드러내놓고 공개적으로 의사 표시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조금 못 된다. 그런 분들이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숨은 진보층이 있다고 본다"고 기대를 나타냈습니다.
-국민의힘은 "서울 선거는 바람이 조직을 이긴다"며 최근의 지지율 상승세를 이어가면 이길 수 있다는 분위기라고 합니다. 조직 대 바람, 어느 쪽이 승리할까요. 보궐선거 사전 투표는 다음 주 금요일부터 이틀간 진행됩니다. 여러분의 소중한 한 표 행사하길 바랍니다.
◆김종인·안철수의 질긴 악연…결국 다시 만났을 땐?
-지난 25일은 4·7 재·보궐선거 선거운동 첫날이었죠. 김 위원장과 안 대표, 오 후보의 만남이 주목됐다고요?
-네 맞습니다.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날을 세웠던 양측은 단일화 이후 한 자리에서 같은 목소리를 냈는데요. 특히 '상왕' 등의 표현까지 나올 정도로 거친 말을 주고받은 김 위원장과 안 대표의 만남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날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거점유세에서 김 위원장이 먼저 도착해 연설했고, 이후 안 대표와 오 후보가 등장했습니다.
-안 대표는 국민의힘 점퍼를 입지 않은 상태였는데요, 오 후보와 손을 맞잡고 번쩍 들어 올려 지지를 표했습니다. 이후 지도부 및 참석자들과 인사도 나눴죠.
-김 위원장과도 힘차게 악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던 이준석 전 최고위원과도 인사했습니다.
-안 대표는 준비해온 연설문을 우렁차게 읽었는데요. 단일화를 통해 이번 선거에서 야권이 승리하고 정권교체 교두보를 만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분위기는 뜨거웠지만 김 위원장은 안 대표 연설 직후 자리를 떴습니다. 수행원에게 고갯짓을 한 김 위원장은 곧바로 유세차에서 내려가 이동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해당 유세 이후 특별한 공개 일정이 없었는데요. 관계자에 따르면 다른 일정이 있어 떠난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안 대표도 연설 이후 오 후보 유세를 듣다 자리를 옮겼는데요. 안 대표 역시 이후 공개 일정은 없었습니다. 오 후보는 안 대표가 떠난 뒤에도 안 대표가 자신을 지지하러 와준 것에 대한 감사와 단일화의 아름다움을 강조했습니다. 세 사람의 만남, 짧았긴 했지만 유권자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지 궁금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왜 선거 앞두고"...임종석 향한 여당의 따가운 시선
-4·7 재보선 공식 선거운동이 진행되는 다음 달 6일까지 여야의 치열한 장외 승부가 예상됩니다. 특히 '미니 대선'으로 불리는 서울시장 선거에 관심이 쏠립니다.
-아무래도 수도 서울이라는 점과 대선 전 민심을 확인할 수 있다는 의미가 크죠. 때문에 여야는 상대적으로 서울에 더 많은 비중을 두며 총력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현재까진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오 후보를 쫓는 형국인데, 선거일까지 아직 시간이 남은 만큼 결과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갈 길이 바쁜 박 후보와 서울 수성이 절실한 민주당의 고심이 깊을 듯합니다. 지지율 반등뿐 아니라 '박원순 옹호론'까지 나와 난감할 것 같아요.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최근 페이스북에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행정 업적을 남기며 고인을 떠올렸는데,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으로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만큼 민주당은 당혹스러운 분위기입니다.
-박 후보가 전날 임 전 실장을 향해 "자제해줬으면 한다"고 선을 그었지만, 임 전 실장은 재차 박 전 시장의 치적을 거론했습니다. 급기야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까지 나서 자제를 촉구했습니다. 임 전 실장의 '박원순 찬사'는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됩니다.
-임 전 실장은 박 전 시장 2기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냈죠. '박원순맨'으로서 치적을 재조명할 수는 있다고 봐요. 그런데 역효과도 분명 있을 것 같습니다.
-민주당이 고민하는 지점이 이 부분입니다. 현재 추격하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살 필요가 있냐는 겁니다. 한 의원은 임 전 실장의 글과 관련해 "시각에 따라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로 볼 수 있어 보인다"라고 우려하더군요. 한 보좌관은 '팀킬'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지적했습니다. 임 전 실장을 향한 따가운 시선이 당 곳곳에서 느껴집니다.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문혜현 기자(이상 정치팀), 장우성 정치사회 에디터, 임영무 기자, 배정한 기자, 이새롬 기자, 남윤호 기자, 이선화 기자, 임세준 기자(이상 사진영상기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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