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하면 좋다'?…"경선 여론조사 방식 될 것"
[더팩트|문혜현 기자]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야권 단일화 협상이 시작된 가운데 단일화 성사 시기에 관심이 몰린다. 최근 오 전 시장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100% 여론조사 경선 방식이 확정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국민의힘은 오픈프라이머리(완전 개방형 국민경선제), 국민의당은 100% 시민 여론조사 경선을 주장하고 있지만, 오 전 시장이 직접 시민 여론조사 방식 수용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 9일 오 전 시장은 KBS 뉴스9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가장 많이 쓰이는 일반 시민 여론조사 경선이 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상승세라고 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오 전 시장과 안 대표는 중대한 사안일 경우 후보간 협의하기로 마음을 모았지만 우선 실무협상단을 통해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양측 실무협상단은 토론 횟수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 측에선 후보 등록 전 단일화를 요구하고 있다. 일각에선 오 전 시장도 최근 경선 승리, 지지층 결집을 통해 컨벤션 효과를 누리고 있어 단일화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오 전 시장 바람에 더욱 힘을 싣는 모양새다. 10일 김 위원장은 "야당 단일후보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로 확정될 것이라고 확실히 말씀드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날 서울 중구 명동 상가 현장 방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오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많이 올랐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당연한 현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오 전 시장 지지율 상승을 두고 "이전에는 우리 당이 후보를 빠르게 확정하지 못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것"이라며 "그러다 지난 4일 후보가 확정되고 (시민들이) 국민의힘 후보가 누가 됐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거대정당에 바탕을 둔 후보의 지지율이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우리나라 정당 시스템이 양당 제도와 비슷하게 운영되고 있는 만큼 (야권 단일화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 일반적인 여론"이라고 거듭 확신했다.
실제 아시아경제가 윈지코리아컨설팅에 의뢰해 서울 거주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지난 6~7일 실시해 지난 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영선 민주당 후보와의 가상대결에서 오 전 시장 지지율이 49.3%(박 후보 39.5%), 안 대표가 49.2%(박 후보 38.8%)로 둘 다 앞섰다.
다만 보수 야권의 서울시장 단일 후보로 적합한 인물을 묻는 항목에서는 안 후보(33.3%)와 오 후보(32.6%)의 지지율 격차가 0.7%포인트로 오차범위 내 차이를 보였다. (휴대전화 가상번호 ARS 100% 방식, 응답률은 8.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윈지코리아컨설팅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이에 따라 오 전 시장 컨벤션 효과가 지속가능할지 주목된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이와 관련해 "여론조사를 1주일 이내로 하면 그 효과가 없다고 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오 전 시장 입장에선 (야권 단일화를) 빨리 하는 게 좋다"며 "이리저리 협상하면서 선거 여론조사에 대한 세세한 규정 중 자신에 유리한 걸 하나 넣는 것 보다도 (여론조사를) 빨리 하는 게 점수를 더 따지 않겠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당연히 여론조사 100% 방식으로 할 것"이라며 "어차피 (양측이) 세와 조직, 규모가 다르고 객관성이 검증되지 않는 선거인단이나 내부 당원 모집 등 방식이 동원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분석했다.
오 전 시장 측은 단일화 협상 과정에 대해 "서두른다고 다 좋은 것도 아니지만 오래 끌면 더 좋지 않아서 빨리 하는 게 좋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오 전 시장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오 전 시장은) 유권자들과 기대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보고 있는데, 길게 끌면 실망하고 상처를 주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계신다"며 "꼼꼼하게 (단일화 협상) 하되 질질 끄는 모습을 보이거나 잘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일은 절대 없게 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관계자도 통화에서 "후보등록일 전에 단일 후보를 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8일에 후보 등록하려면 16일까지는 후보가 선출돼야 한다. 기한은 19일이잖나. 국민들이 볼 때 후보 등록 첫날 하는 게 모양새가 제일 좋다"고 말했다.
그는 "저쪽에서 19일날 등록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다. 다만 각자 등록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이야기가 나오면 문제가 심각해지는 거다. 그건 동의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양측은 11일 2차 실무협상을 갖고 의견 조율에 나선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여론조사 관련 문제는)우리가 하기보단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상식적으로 정리된 게 있다. 그것에 맞춰 하면 된다"고 했다.
토론 횟수에 대해선 "쟁점이 될 수는 있는데 물리적 한계가 있다. 꼭 토론해서 경쟁력을 볼 필요는 없는 것 아닌가. 자신 비전을 이야기하고 언론과 질의응답해도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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