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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검사 전형"…與, 사퇴한 윤석열 맹공 왜?

  • 정치 | 2021-03-07 00:00
더불어민주당이 사퇴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맹공을 퍼붓고 있다. 최근 윤 전 검찰총장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중대범죄수사청 설치를 강도 높게 비판했을 때 절제된 반응을 보였던 모습과 180도 달라졌다. 사진은 민주당 이낙연(왼쪽)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남윤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사퇴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맹공을 퍼붓고 있다. 최근 윤 전 검찰총장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중대범죄수사청 설치를 강도 높게 비판했을 때 절제된 반응을 보였던 모습과 180도 달라졌다. 사진은 민주당 이낙연(왼쪽)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남윤호 기자

사실상 尹 '정치인' 규정…보선·대선 악영향 판단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사퇴하면서 정치권에 파장이 일고 있다. '윤석열 대망론'이 다시 부상하면서 여야의 셈법이 분주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연일 윤 전 총장을 향해 맹공을 퍼붓고 있다. 사실상 윤 전 총장을 '정치인'으로 규정하고 그의 사퇴가 4·7 보궐선거와 차기 대선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5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는 윤 전 총장의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이낙연 대표가 먼저 윤 전 총장의 사퇴에 대해 "공직자로서 상식적이지 않은 뜬금없는 처신"이라고 지적하면서 "검찰총장 재임 시절 선택적 수사와 기소 논란 등으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격렬한 시비를 일으키더니 사퇴도 그렇게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의 정치 진입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사퇴 직전 움직임과 사퇴의 변은 정치선언으로 보였다"고 평가했다. 윤 전 총장은 전날 사퇴의 변에서 "앞으로도 제가 어떤 위치에 있든지 자유민주주의와 국민을 보호하는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를 두고 정계 진출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태년 원내대표 역시 "검찰 개혁에 대한 편견과 저항으로 점철된 윤 전 총장의 행보는 마지막까지 정치검사의 전형을 보여주었다"며 "그의 갑작스러운 사의 표명은 정치 개시를 위해 미리 기획한 행보로밖에는 읽히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이 조만간 정치판에 뛰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염태영 최고위원도 "검찰 본연의 업무보다 마치 정치무대의 주인공처럼 행동한 윤 전 총장이 마지막까지 정치인 출마를 선언하듯 사퇴 선언을 했다"며 "공직자로서 결코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 조직에 충성한다는 그는 결국 검찰에 철저히 정치 검찰의 멍에만을 씌우고 물러난 것"이라고 질타했다.

민주당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정계 입문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모양새다. 윤 전 총장은 최근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문제를 두고 여권과 대립해오다 4일 오후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사진은 윤 전 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나서는 모습. /이동률 기자
민주당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정계 입문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모양새다. 윤 전 총장은 최근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문제를 두고 여권과 대립해오다 4일 오후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사진은 윤 전 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나서는 모습. /이동률 기자

현 정부의 발탁으로 검찰 수장에 오른 윤 전 총장이 배신했다는 기류도 강하다. 윤 전 총장이 최근 언론을 통해 중대범죄수사청 설치에 강하게 반발했을 때 반응을 자제했던 것과 180도 다른 모습이다. 2019년 취임 이후 번번이 정부·여당과 각을 세웠던 윤 전 총장에 대해 '적'으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팽배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도 그럴 것이 윤 전 총장은 정부와 갈등을 빚을 때마다 보수층 지지를 한 몸에 받았다. 급기야 차기 대선주자로 꼽힐 정도로 급성장했다. 사퇴 이후 야당의 러브콜을 받는 이유다. 윤 전 총장이 당장 정계에 진출할 가능성은 작다고 점쳐지는 상황이지만, 본격화했을 경우 '윤석열 대망론'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민주당은 국민의힘보다 상대적으로 차기 대선주자 후보군이 넓다.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선두를 질주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이낙연 대표와 정세균 국무총리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윤 전 총장이 정치판에 뛰어든다면 여당으로서는 부담이 늘게 된다.

민주당이 윤 전 총장에 대한 공세에 비중을 높이는 것은 재보선 표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윤 전 총장의 사퇴와 야당의 정권 심판 및 여당 인사의 성추문으로 치러지는 보궐선거 공세가 맞물린다면 판세가 어려워질 수 있다.

여당 처지에선 윤 전 총장의 정계 입문 전망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는 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의 사퇴에 대해 "좀 어색해 보이는 사퇴"라며 "이것(윤 전 총장의 사퇴)도 좋은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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