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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지대 대표' 안철수, 국민의힘과 단일화 앞두고 '적합도 vs 경쟁력' 신경전

  • 정치 | 2021-03-03 05:00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가 3지대 단일화에서 승리한 가운데 국민의힘과 야권 단일화 경쟁에 나서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남윤호 기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가 3지대 단일화에서 승리한 가운데 국민의힘과 야권 단일화 경쟁에 나서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남윤호 기자

국민의힘 vs 국민의당, 단일화 '설문 문항' 기싸움 돌입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지대 단일화 경쟁에서 승리한 가운데 국민의힘과 단일화에서 '적합도'와 '경쟁력' 설문 문항을 놓고 줄다리기에 나섰다.

경선 방법이 100% 여론조사인 만큼 새로운 방식이 등장할지도 관심사다. 국민의힘은 아직 경선 절차를 진행 중이지만, 오는 4일 후보가 결정되는대로 적극적인 단일화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지난 1일 3지대 단일화 절차를 마무리한 안 대표는 "국민의힘 후보가 선출되는 즉시 만나겠다"면서 "최종 후보 선출을 위한 과정은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최종 결선에 나서는 후보와 정당은 단일화 과정에서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뜨거운 열망에 찬물을 끼얹는 그 어떤 행동도 조심해야 한다"며 "단일화를 방해하고 흠집 내려는 여권의 책동도 함께 막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즉각 안 대표를 향한 견제구를 날렸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일 "기호 4번으로 나가면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한 데 이어 "현재 나타나는 (안 대표) 지지율이란 건 진짜 지지율이 아니다"라며 날을 세웠다.

김 위원장은 2일 오전 비상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 대표를 향해 "객관적 기준을 설정했을 때 거기에 응해야 하는데, 자기 나름대로 편리한 단일화 조건을 제시해선 (단일화) 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 대표 지지율에 대해 "안철수 후보가 그걸로 (단일 후보가 될 거라) 착각을 하는 거 같다"라면서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정권 견제와 심판이기 때문에 우리 국민의힘이 정치적으로 중심을 잡을 수밖에 없다. 그렇게 생각하면 제3지대에서 나타난 후보가 단일화돼서 선거에 승리를 가져올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안철수 대표 측은 후보 경쟁력을 묻는 설문 문항을 여론조사에 넣자고 주장하고 있다. 2일 주한유럽상공회의소 현장 회의에서 인사말하는 안 대표. /국회사진취재단
안철수 대표 측은 후보 경쟁력을 묻는 설문 문항을 여론조사에 넣자고 주장하고 있다. 2일 주한유럽상공회의소 현장 회의에서 인사말하는 안 대표.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당과 국민의힘이 단일화 전 신경전에 들어가면서 단일화 설문 문항을 둘러싼 갑론을박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은 '어떤 후보가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할 것인가'라는 경쟁력 질문을 주장하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은 높은 정당 지지도를 바탕으로 '어떤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로 적합한가'라는 적합성을 들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이에 대해 "양측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민감해하는 게 설문 문항"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야권이 여권에 승리해야하는 게 최우선순위지 않나. 누가 이길 수 있는 후보인가에 주목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거듭 "'누가 경쟁력 있는 후보인가'가 가장 정확한 질문이고, 그 설문의 파괴력이 훨씬 크고 설득력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김 위원장이 안 대표를 향해 견제구를 날린 것에 대해 "대표님이 말한 것처럼 (김 위원장이) 현재 맡은 책무가 있고, 누구 하나는 후보자로 선출되게 해 기대감을 충족시켜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니 날이 서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면서도 "확장해서 보면 국민의 입장에선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고, 아쉬움이 남는다"고 평가했다.

반면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경쟁력 질문은) 여론조사의 상식을 뛰어넘는 것 아닌가 싶다. 저희는 '누가 더 적합한 후보냐'가 기본에 충실한 질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안 대표가 중도 확장성이 있다는 건 충분히 이해하고 인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번 후보'가 아닐때, 우리 당을 지지하는 훨씬 더 많은 분들이 안 대표를 지지하러 투표장에 나가겠느냐를 생각하면 안 대표도 2번을 달고 나오는 게 낫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야권 후보로서 적합성이 더 적절하다고 주장한 상황이다. 지난 1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후보 4인 비전합동토론에 나선 국민의힘 후보들. (왼쪽부터) 오신환, 조은희, 나경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은 야권 후보로서 적합성이 더 적절하다고 주장한 상황이다. 지난 1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후보 4인 비전합동토론에 나선 국민의힘 후보들. (왼쪽부터) 오신환, 조은희, 나경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 /국회사진취재단

해당 관계자는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안 대표를 선호하는지 보면 그건 또 아니다"라며 "2번을 달고 (출마)하면 안 대표를 원래 지지했던 분들은 지지하고, 우리 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우리 당 후보이니 지지할 거다. 중도도 잡을 수 있고, 우리 당의 확고한 지지세도 품어서 저희가 이길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견제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안 대표는 '실무협상'을 제안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주한유럽상공회의소 현장 회의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 '기호 2번(국민의힘 기호)으로 출마하지 않으면 승리가 없다'는 김 위원장 발언에 대해 "서로 실무협의가 시작되면 심도 있게 의논할 부분"이라며 "법적으로 어떤 부분이 가능한지에 대해 논의를 하면 무리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영 한국여론연구소장은 설문 문항에 대해 "적합도를 물을 경우 응답하는 사람들이 헷갈릴 수 있다"고 했다.

이 소장은 통화에서 "'야권 단일후보 적합성'을 물으면 (유권자들이) 국민의힘 후보를 더 생각해서 뽑을 수 있다. 그래서 안 대표는 경쟁력을 선호하는 것 같다"며 "두 문항의 차이가 확실히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안 대표로 단일화 되더라도 2번으로 갈 건지, 4번으로 갈 건지 논란이 있다. 4번으로 가면 2번 후보자를 계속 지지해왔던 사람들이 손이 잘 안갈 수 있다는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단일화를 통해 한 후보가 결정되면 번호 변수가 그렇게 크진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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