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일자리 대부분 단기 임시직…민간 고용 늘려야
[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고용시장이 꽁꽁 얼었다. 통계청이 지난 10일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581만 8000명으로 전년보다 98만 2000명(-3.7%) 줄었다. 지난해 3월(-19만 5000명)부터 11개월 연속이다. 특히 2030 젊은층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보다 52만 명 이상 감소했다.
청년실업은 더 심각하다. 15∼29세 청년 실업률은 9.5%로 전년 동월 대비 1.8%포인트 상승했다. 구직단념자는 77만 5000명으로 23만 3000명 증가했다. 별다른 취업 활동 없이 '그냥 쉰' 인구 가운데 20~30대가 전체 비율 중 63.3%를 차지했다. 한창 경제활동을 해야 할 젊은 층이 설 자리를 잃고 있는 셈이다.
코로나19 여파가 크겠다. 채용 시장의 문이 좁아진 영향이다. 실적 악화 등 어려움에 처한 기업들은 비용 상승의 원인인 고용을 꺼리고 있다. 또 일부 기업들이 희망퇴직이나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대량 실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취업 자체도 어렵지만, 근로자들도 고용 불안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의 긴 터널이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해 언제쯤 고용 한파가 풀릴지 예측하기도 어렵다. 그만큼 청년의 고통은 클 테고, 자포자기하는 경우도 꽤 있을 것이다. 자신의 꿈과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기회를 얻지 못할 불안감에 청년들은 좌절하고 있다.
정부는 위기의식을 갖고 1분기에 공공일자리 90만 개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준비 중인 일자리 대책의 조기 집행과 함께 추가적인 고용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정치권도 나섰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일자리 확대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의 직접 일자리,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늘리고 공공기관의 신규 채용도 신속히 추진토록 독려하겠다"고 했다.
우려되는 것은 공공부문 일자리는 단기 임시직이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양질의 일자리가 아니라는 얘기다. 지금 당장 어려움에 직면한 이들을 일시적으로 구제하는 방편에 가깝다는 측면에서 고용 회복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 솔직히 서민들의 일자리 자체가 무너지는 상황인데 공공부문 일자리로 고용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민간 고용을 늘리려면 결국 기업이 문을 열어야 하는데, 민주당은 기업들이 규제라며 반발했던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처리를 밀어붙였고 모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벤처기업협회는 15일 '기업규제 강화에 대한 기업인 인식조사' 결과, 국내기업 10곳 중 4곳은 강화된 기업 규제로 고용 축소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치권의 규제 입법이 고용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과연 청년들이 정부의 노력을 체감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당정은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을 강화하고, 긴급 고용안정지원금·국민취업지원제도를 신속하게 지원하는 등 취업 취약계층에 대한 생계안전망을 강화한다는 방침이지만, IMF 이후 최악의 고용 한파를 누그러뜨리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국난 속에서도 청년 일자리 창출을 통해 우리 경제가 활력을 찾을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여야는 고용 절벽을 막을 대책 마련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정부와 함께 일자리 회복을 위해 특단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기대감은 낮다. 재정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막대한 재정을 쏟아부었는데도 나아지는 게 없다. 때문에 민간 일자리의 중요성은 더 커졌는데도 기업과 관계는 악화일로다.
청년들은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직업을 원하는데, 정치권은 진정 이를 잘 모르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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