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수단 활용해 불법사찰 진상 반드시 밝혀낼 것"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국가정보원(국정원) 불법 사찰 의혹 대상을 이명박(MB)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로 확대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8일 국정원 보고를 언급하며 "이게 사실이라면 이명박 정부에서 시작된 불법사찰이 박근혜 정부까지 8년 동안 조직적이고 광범위하게 지속됐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회의에서 "16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국정원장은 '박근혜 정부 시기에 중단 지시가 있었는지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에 지속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불법사찰 진상규명 추진에 대한 고삐를 바짝 죄었다. 김 원내대표는 MB 시절 국정원이 불법사찰에 미행과 도청, 해킹을 동원했다는 언론 보도를 언급하며 "천인공노할 내용이었다"며 "민주당은 국민 기본권을 유린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한 중대범죄를 저지른 이명박·박근혜 정부 불법 사찰의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정보위 의결을 통한 불법 사찰 자료 열람 등 국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활용해 진상을 반드시 밝혀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국민의힘을 향해선 "이명박·박근혜 정부 불법 사찰 의혹에 대해 국민 앞에 먼저 진실을 고백하고 진상규명에 협조해야 한다. 국민의힘은 연일 저급한 정치공세, 습관성 정치공작이라며 책임회피를 위한 전형적 물타기 공세를 하고 있다"며 "선거를 빌미로 정치공작 운운하는 건 방귀 뀐 놈이 성내는 적반하장의 낯부끄러운 행태"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국정원 불법 사찰 진상 규명 주장은 지난해 11월 대법원이 국정원에 사찰 피해자가 낸 정보공개청구소송에 대해 정보를 공개하도록 판결하면서 비롯된 것이며 야당 주장처럼 선거를 공략한 갑작스러운 정치 공작이 아니라고 반박한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또 사찰 진상규명 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그는 "선거를 앞두고 있다고 국민 기본권과 민주주의를 침해하는 중요한 범죄행위를 그대로 덮을 수 없다"며 "민주당은 불법사찰이 대한민국에서 완전히 근절될 수 있도록 국민이 부여한 책임과 권한을 다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현재로선 'MB국정원 사찰' 논란과 관련해 국정원 자체 조사위원회의의 진척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지만, 상황 추이에 따라 당이나 국회 차원 대응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법에 따르면 정보위는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특정 사안에 대해 국정원의 보고를 요구할 수 있다. 정보위원 12명 중 8명의 소속 의원이 있는 민주당은 정보 공개에 대한 단독 의결이 가능하다. 또 민주당은 이낙연 대표, 김 원내대표를 비롯한 52명 의원이 이름을 올린 '국가정보기관의 사찰성 정보 공개 촉구 및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 결의안'도 발의한 상태다. 해당 결의안은 국정원은 사찰 피해자에게 선제적으로 사찰성 정보를 공개 및 폐기하고, 국정원의 사과와 재발 방지 노력 등을 담고 있다. 민주당은 사찰 의혹 진상규명과 관련 입법 추진을 위한 당내 태스크포스(TF)나 특별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동시에 4·7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박형준 국민의힘 예비후보에 대해서도 책임론을 연일 불 지피고 있다. 전날(17일) 허영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명박 정부) 당시 정무수석이었던 박 후보는 불법사찰 관련해 어떤 보고를 받았고, 무슨 용도로 그 자료를 활용했는지 진상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정원 불법 사찰 의혹 해소에는 동의하지만 DJ, 노무현 정부 때 국정원에 대해서도 조사가 필요하다며 반격하고 있다. 국회 정보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하태경 의원은 전날 한 라디오에서 "노무현 정부 때도 사찰이 있었다는 게 확인됐다. 그러면 그 당시 민정수석실에서 이런 걸 하지 말라는 지시가 있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며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과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문재인 대통령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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