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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이슈] 남인순 사퇴 압박 고조…민주당은 또 잠잠

  • 정치 | 2021-01-20 05:00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사건 당사자의 공개 사퇴 요구로 압박이 거세지만 남인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은 다시 침묵하고 있다. 지난 8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동료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는 남 의원. /남윤호 기자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사건 당사자의 공개 사퇴 요구로 압박이 거세지만 남인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은 다시 침묵하고 있다. 지난 8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동료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는 남 의원. /남윤호 기자

野 "선거 앞두고 '시간 끌기'…책임 있는 정당 모습 보여야"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사건 피해자가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사과와 사퇴를 공개 요구하고 나섰지만, 민주당과 남 의원 측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4·7보궐선거 악영향을 우려해 '시간 끌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현재 남 의원과 민주당은 박 전 시장 사건 피해자의 공개 사퇴 요구에도 별도의 입장문을 내지 않고 있다. 남 의원은 형법상 공무상비밀누설죄·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개인정보보호법 관련 혐의 외에 지난 14일 박 전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A 씨의 명예훼손 혐의도 고발된 상태다.

앞서 전날(18일) 박 전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 A 씨는 남 의원을 향해 "남 의원은 '피해호소인'이라는 말도 안 되는 신조어를 만들어 나의 명예를 훼손시켰고, 더욱 심각한 2차 가해가 벌어지도록 환경을 조성했다"며 "법적인 절차를 밟아 잘못된 행위에 대한 사과를 받고 상대방을 용서할 수도 있었을 텐데 그 모든 기회를 세 사람(남 의원·김영순 전 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임순영 전 서울시 젠더특보)이 박탈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소 유출에 대해 이제라도 사과하고 의원직을 내려놓으라"고 요구했다.

지난달 검찰은 남 의원이 피해자의 고소 준비 정황을 자신이 대표로 있던 여성단체로부터 전해 듣고 이를 서울시 젠더특보에게 전달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남 의원은 검찰 발표 6일 만에야 침묵을 깨고 "서울시 젠더특보에게 전화로 '박 시장 관련 불미스러운 얘기가 도는 것 같은데 무슨 일 있느냐'고 물어본 것"이라며 피소사실 유출은 없었다고 전면 부인한 바 있다. 그러자 당사자인 피해자가 직접 나서 "명예가 훼손됐다"며 거듭 남 의원의 사과와 사퇴를 요구했다. 남 의원은 또 침묵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여전히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히며 최대한 반을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관계자는 "사실관계가 확인 안 됐으니 뭐라고 할 수 있겠나. 조치를 취하고 안 하고 할 게 없다"라며 "피해자는 그렇게(사퇴와 사과 요구) 말할 수 있는데 (남 의원) 본인은 전달을 안 했다고 하는데 그 (피해자) 얘기만 듣고선 (조치를 취할 수 없다)"이라고 했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남 의원과 관련해 침묵하고 있는 민주당을 향해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남 의원과 관련해 침묵하고 있는 민주당을 향해 "선거를 앞두고 시간 끌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2월 여성계 총선정책간담회 '정의당, 미투 이후 국회를 부탁해!'에서 발언하는 조 대변인. /국회사진기자단

야권은 남 의원과 민주당이 4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악재가 될 것을 우려해 '시간 끌기 하는 것'이라며 수위 높게 비판하고 있다.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가 행정 공백과 막대한 선거비용을 초래한 엄중한 사안이지만, 그에 대한 책임 의식이 안이하다는 지적이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피해자가 이전에도 남 의원에게 책임 있는 입장을 촉구했는데 지난번 나온 입장이 책임회피 식이라 결국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이 입장문까지 쓰게 된 것이 처참하다"면서 "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입장 발표로) 괜히 말이 생기는 것보다 피해가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간 끌기 할 게 아니라 피해자와 연대하고 어떤 문제가 있는지 인지하고 사과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민주당을 향해 "민주당 역시 자당 소속 인사들로 비롯된 문제이니 공당으로서 책임 있는 입장을 같이 표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 의원은 현재 젠더 이슈 관련 당직에선 물러난 상황이다. 당 젠더폭력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직은 지난 2018년 3월부터 7월까지 임기를 마쳤다. 뒤이어 설치된 당 여성폭력근절특별위원회는 정춘숙 의원이 위원장이다. 지난해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 사태 후 대책 마련 일환으로 출범한 젠더폭력상담센터장도 이수진(서울 동작을) 의원이 맡고 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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