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기술적 문제' 사법절차 주장해 난관 우려
[더팩트|문혜현 기자]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이 10일 이란에 억류돼 있는 한국 선박과 선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국길에 올랐다.
이번 억류 문제는 이란 당국이 선박 억류는 '기술적 문제'로 사법 절차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선을 긋고 있는데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개입해 있어 협상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 차관은 이날 새벽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항공기를 타고 카타르 도하를 경유해 이란 테헤란으로 향했다. 최 차관은 지난 7일 테헤란에 먼저 현지에 도착한 고경석 아프리카중동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실무 대표단과 함께 선박 및 선원 억류 상황을 점검하고, 이란 당국과 억류 해제를 위한 교섭에 나설 방침이다.
최 차관의 이란 방문은 선박 억류 사건 전부터 조율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전에 이란과의 관계를 점검하고 국내에 예치된 이란 원화 자금 해소 방안을 논의하기 위함이었지만 억류 사태 해결이 최우선이 됐다.
하지만 이란이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설지는 미지수다.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지난 5일(현지시간) "한국 선박 문제는 완전히 기술적인 것"이라며 "한국 외교부 차관이 가까운 시일 내에 이란을 방문할 예정이지만 이 문제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마무드 바에지 이란 대통령 비서실장 역시 지난 6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한국 대표단의 방문에 대해 "이번 방문은 혁명수비대가 최근 억류한 선박 때문이 아니라 경제 협력과 금융 문제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 차관은 출국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 선박과 선원들이 억류된 상황이 연출돼 유감스럽다"며 "선원들의 신변이 안전하다는 것에 안심이 되지만 상황은 엄중하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와 이란 간에 나눠야 할 대화가 많다"며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한국과 이란이 협력했던 역사와 관계, 신뢰가 있다. 영사 사안은 사안대로, 한국과 이란 간 주요 사안들은 사안대로 주요 인사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길 기대한다"고 했다.
최 차관은 동결자금 논의에 대해 "이란 정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현장에서 들어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미국과 협의해야 할 것들을 갈라 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4일 오후 3시30분께 호르무즈 해협의 오만 인근 해역에서 항해 중이던 한국 국적의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한국 케미'호가 이란 혁명수비대(IRGC)에 의해 이란 영해로 이동·억류됐다. 선박에는 한국인 5명, 미얀마 11명, 베트남 2명, 인도네시아 2명 등 모두 20명이 탑승해 있으며, 주이란 한국대사관은 선원 일부를 면담해 안전과 건강을 확인했다.
한편 최 차관은 사흘간 이란에 머문 후 카타르로 이동할 계획이다. 최 차관은 카타르 고위급 인사들과 면담하고, 우리 기업 진출 확대 등 양국 협력 증진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뒤 14일 귀국할 예정이다.
moone@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