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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줄소송 트럼프, 연방대법원 가도 어려운 이유

  • 정치 | 2020-11-07 00:00
미국 대선 개표가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다. 조 바이든 후보의 선거인단 매직넘버 270명 획득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불복' 절차에 돌입하고 있어 당분간 당선자가 나오지 않을 전망이다. 대선 직후 연설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AP.뉴시스
미국 대선 개표가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다. 조 바이든 후보의 선거인단 매직넘버 270명 획득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불복' 절차에 돌입하고 있어 당분간 당선자가 나오지 않을 전망이다. 대선 직후 연설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AP.뉴시스

대법원 판례·전례 그리고 공화당 내부 분위기

[더팩트ㅣ외교부=박재우 기자] 조 바이든 후보의 선거인단 매직넘버 270명 획득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불복' 절차에 돌입하고 있어 당분간 당선자가 나오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 대선 관례로 패배한 후보가 당선 후보에게 당선축하 전화를 하면, 당선 후보는 이를 받아들이고 승리선언을 할 수 있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편투표'를 '사기투표'라며 무효소송을 연방대법원에 낸다면, 연방대법원의 결정 이후 당선자가 확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9대 3인 보수 절대 우위 구도인 대법원까지 끌고 가겠다는 속내이다. 이를 예상했듯 선거 직전 보수 대법관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임명을 감행해 보수 우위를 재편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대법원 판결에서 선거결과가 뒤집어질 거라고 분석하고 있지만, 대법원에서 선거 결과를 뒤집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 아들 에릭 트럼프와 개인 변호사 루디 줄리아니는 펜실베이니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루디 줄리아니의 모습. /AP.뉴시스
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 아들 에릭 트럼프와 개인 변호사 루디 줄리아니는 펜실베이니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루디 줄리아니의 모습. /AP.뉴시스

◆트럼프 대통령 불복 배경

미국은 전체 득표수와 상관없이 각주마다 할당된 선거인단 총 535명 중 과반 이상(270)을 차지하면 승부가 난다. 이 때문에 공화-민주 양당제 상황에선 스윙 스테이트(경합주)에서 승부가 가장 중요하다. 그중에서도 특히 이번 선거에선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위스콘신 6개주가 승부처로 꼽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먼저 플로리다 선거인단을 확보했고, 나머지 주들에서 개표 초기 대부분의 경합주에서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사전투표 및 우편투표 집계가 함께 집계되면서 바이든 후보의 우세로 결과가 뒤집혔다. 트럼프 진영은 결과가 뒤바뀌자 위스콘신, 미시간, 조지아 등 경합주에 대한 개표 중단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우편투표'가 사기라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의 수는 사실상 없다고 볼 수 있다. 경합주 6개 곳 중 세 곳을 빼앗긴 것이 타격이 컸다. 아울러 전통적으로 공화당을 지지한 애리조나주가 72년 만에 민주당 대선 후보자를 선택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겐 뼈아팠다.

판세가 뒤집어지자 트럼프 캠프는 우편투표를 인정하지 못하겠다면서 조지아·미시간주에서 소송을 내고 위스콘신주에서는 재검표를 요구했다. 또한, 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 아들 에릭 트럼프와 개인 변호사 루디 줄리아니는 펜실베이니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불복을 예고하고 있다. 개표 직후 백악관 연설에서 사실상 승리선언을 했고, "우편투표는 미국인들에 대한 사기극"이라고 주장하며 투표를 멈추게 하기 위해 '연방대법원'으로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전체 득표수와 상관없이 각주마다 할당된 선거인단 총 535명 중 과반 이상(270)을 차지하면 승부가 난다. 미 대선 투표일인 3일(현지시간) 미 버지니아주 버지니아 비치의 앨런턴 초등학교 투표소에서 한 남성이 아들과 함께 투표하고 있다. /AP.뉴스
미국은 전체 득표수와 상관없이 각주마다 할당된 선거인단 총 535명 중 과반 이상(270)을 차지하면 승부가 난다. 미 대선 투표일인 3일(현지시간) 미 버지니아주 버지니아 비치의 앨런턴 초등학교 투표소에서 한 남성이 아들과 함께 투표하고 있다. /AP.뉴스

◆트럼프, 대법원 판결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

하지만, 대법원 판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는 '우편투표' 무효를 판명받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연방 대법원이 우편투표와 관련해서 인정해주기로 한 판례를 남겼기 때문이다.

연방대법원은 지난달 20일 펜실베이니아주 대선 우편투표 개표와 관련해서 투표일로부터 3일 후까지 기간을 연장해주기로 한 펜실베이니아주 대법원의 손을 들어줬다. 이렇기 때문에 자신들이 내린 결정을 뒤집기는 대법원으로서도 부담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연방대법원은 미국 대선에서 재검표가 불가하다는 판결을 내린 전례가 있다. 2000년 대선 이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앨 고어 민주당 후보 당시에도 재검표 논란이 나와 연방대법원까지 가는 상황이 벌어졌다. 당시 플로리다주 대법원의 재개표를 허용했는데, 연방대법원은 재개표가 헌법상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이를 불허한 바 있다.

연방대법원은 미국 대선에서 재검표가 불가하다는 판결을 내린 전례가 있다. 워싱턴D.C.에 위치한 연방대법원의 모습. /AP.뉴시스
연방대법원은 미국 대선에서 재검표가 불가하다는 판결을 내린 전례가 있다. 워싱턴D.C.에 위치한 연방대법원의 모습. /AP.뉴시스

이를 잘 알고 있는 듯 공화당 내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두고 있다. 미국 연방의회전문매체 '더힐'은 5일(현지시간) 공화당 주류에선 트럼프 대통령과 입장을 달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대선에서 승리했다고 주장하는 것과 개표 집계를 끝내는 것은 다르다"고 꼬집었다고 전해진다.

또한,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기 선거' 주장과 관련해 트위터에 글을 올려 "합법적인 투표를 개표하는데 며칠 시간이 걸리는 것은 사기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미트 롬니 유타 공화당 상원의원도 입장문을 내고 "개표를 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심장"이라면서 "이 절차가 길고 실망스럽더라도 개표는 계속돼야 한다. 우리 헌법과 국민 그리고 민주주의에 대해 믿음을 가져야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대법원 판결이 늦춰진다면 선거결과를 뒤집고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12월 8일까지 일부 주가 선거인단을 정하지 못하면 하원대표단에서 대통령을 선출하는데, 현재 하원대표단은 공화당 우세이기 때문이다.

미국 하원은 민주당이 다수당이다. 435석 중 현재 민주당이 233석, 공화당이 197석, 기타 5석을 차지하고 있다.다만, 50개 주별로 1명의 대표단을 구성할 경우 공화당이 26명, 민주당이 22명으로 공화당이 유리하다. 나머지 2석 중 미시간은 민주당 7석, 공화당 6석, 무소속 1석이고 펜실베이니아는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 비율이 같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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