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책특권 뒤에 숨어서 할 의향 없어"
[더팩트|문혜현 기자] 21대 총선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정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힘든 길, 가지 않는길을 선택했다"며 사실상 당 지도부의 검찰 출석 지시를 거부했다.
국회 체포동의안 보고 하루 전인 이날 정 의원은 화상 의원총회에서 이같은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영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화상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출석의사여부를 확고하게 표현하진 않았고,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가겠다 정도로 표현했다"며 "내일(28일) 본회의에 보고되면 72시간 내에 처리하게 돼 있다. 만약 처리하지 못하면 그 다음 본회의에서 자동 처리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민주당 지도부는 "방탄국회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며 정 의원에게 거듭 검찰 출석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 신상발언에서 "우리 당에 부담을 줘서 속죄의 말씀을 드린다. 잠 못드는 밤을 계속 이뤘다"면서도 검찰 소환에 대한 부당함을 토로했다.
허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검찰이 한 인생을 송두리째 파괴할 수 있고, 알몸으로 그걸 체감할 수 있는 시도를 하는 데 대해서 본인의 마음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박성준 원내대변인도 기자들과 만나 "정 의원은 검찰의 체포영장이 잘못됐다는 부분을 얘기하면서 '힘든 길, 가지 않은 길을 선택했다'고 했다"면서 "검찰 소환에 동의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 자체가 힘든 길이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확정되지 않은 피의사실을 흘려서 피의자의 방어권을 무력화시켰다. 면책특권이나 개인사들 뒤에 숨어서 할 의향이 전혀 없다. 여러 가지 (조사)일정들을 검찰과 조율하려고 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관련 문제제기 내용을 의원 단체 메신저를 통해 전하겠다고도 했다.
박 원내대변인에 따르면 김태년 원내대표는 정 의원의 신상발언 후 따로 다시 만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30일에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어서 다시 (표결)할 가능성이 크다"며 "결정된 것은 아니다. 오늘 출석할 수도 있다"며 체포동의안 표결 방침을 굳혔다.
그러면서 찬반 표결 여부에 대해 "알아서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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