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기강해이" vs "외교부 풍토 변화"
[더팩트ㅣ외교부=박재우 기자] 최근 외교부 내 갑질 논란에 파문이 일고 있다. 성추행 사건부터 미국주재 한 부영사가 행정직원에게 "인육을 먹겠다"는 등 폭언성 발언을 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또, 외교부의 대응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뉴질랜드 외교관의 성추행 사건으로 외교부에 대한 비판이 가라앉지 않은 가운데, 이번 국정감사 과정에서 LA 총영사관 파견 국가정보원 직원, 나이지리아 대사관 한국인 행정직원의 현지인 성추행 등 각종 사건이 수면 밖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행정직원들에게 "나는 인간 고기가 너무 맛있을 것 같다. 꼭 인육을 먹어보려고 한다"는 막말을 쏟아내고 직원들에게 욕설과 폭언을 하는 주시애틀총영사관 소속 부영사의 비위행위가 알려져 화제가 됐다.
가해자는 외교부 소속 외교관, 국정원 파견 직원, 행정직원 등 다양하지만 해외공관에서 지위를 이용한 '갑질'사건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무관용 원칙'을 천명했지만, 이 사안들에 대해 '경징계'를 내렸다고 알려져 논란이다.
LA영사관에서 계약직 여직원을 강제 성추행한 국정원 파견 직원에 대해서는 국내로 복귀 조치한 것이 전부이며, 국정원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주나이지리아 대사관에서도 성비위 사건이 일어나 대사가 해당 직원을 ‘자진퇴사’시켰다. 막말 사건에는 '장관 명의 경고'와 주시애틀총영사관에는 '기관주의 처분'이 내려졌다고 알려졌다.
강경화 장관은 취임 이후 '성비위 무관용 원칙'을 천명하며 원스트라이크 아웃 도입으로 성 비위를 척결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국회 외통위 소속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입법조사처에 의뢰한 '외교부 성비위 사건 실태 및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재외공간에서 성희롱 등 성비위 사건은 18건 발생했다. 이중 11건은 2017년 7월 성비위 징계 공관장에 대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가 도입된 이후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임 2년차인 2018년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성 비위사건이 나와 외교 망신이라는 평가가 나오자 강 장관은 "최근에도 몇건의 사건이 불거져서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이제는 신속한 신고시스템, 피해자가 안심하고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기 때문에 조기에 적발하고 사안의 경중에 맞는 처벌이 이뤄졌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외교관의 성추문과 갑질행동은 국가 이미지와도 연관된 부분이다. 사상 첫 여성장관의 '무관용 원칙'에도 끊이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이를 두고 외교부의 기강해이란 분석과 외교부 내부의 문화가 바뀐 거란 목소리가 나왔다.
나이지리아 행정직원의 성추행 사건과 주시애틀영사관 소속 부영사의 갑질을 처음 알린 이태규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강경화 장관 취임 이후에 리더쉽이나 외교부 내 조직장악이 현저하게 떨어졌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문재인 정부 들어 외교·안보 사령탑이 외교부가 아닌 청와대로 바뀌면서 외교부가 그 기능을 상실하면서 업무에 신경쓰지 않으면서 생긴 일"이라면서 "주체적으로 외교업무를 하지 못하고 청와대의 대외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에 국한되면서 이런 일이 생기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반면, 전직 외교관 A 씨는 통화에서 "외교부 풍조가 바뀌었다"면서 "신고시스템은 물론 직원들의 마인드나 관념 자체가 바뀌면서 생기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전 같았으면 이런 일이 생기더라도 넘기곤 했었는데 최근엔 신고 하거나 고발을 하는 등의 풍조로 바뀌었다"면서 "외교부 나름대로 심각하게 생각하고 대응도 철저히 하는데 해당 사건이 나타나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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