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상 외교로 지원 사격…"언제든 연락" 후원자 자처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여기까지 온 이상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 달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최종 결선에 진출한 유명희(53)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총력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WTO 수장' 자리가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지원 사격하겠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1995년 김철수 전 상공부 장관, 2013년 박태호 전 통상교섭본부장이 WTO 사무총장 선거에 나섰지만,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한국인으로는 '3수'를 치르는 셈이다. 대한민국 출신으로 최종 결선까지 진출한 인물은 유 본부장이 처음이다. 그만큼 이번 기회를 잘 살릴 필요가 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WTO 사무총장에 우리나라가 후보를 내기로 한 배경에는 문 대통령의 결심이 있었다. 입후보 얘기를 청와대 내부 회의에서 처음으로 제안했고, 유 본부장이 출마를 결심하고, 공식 출마 선언을 한 이후에는 지원과 독려를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유 본부장이 결선 상대인 나이지리아의 오콘조-이웰라 후보를 꺾고 당선된다면, 문 대통령은 WTO 사무총장 메이커가 되는 셈이다. 1라운드 결과(9월24일) 전인 9월19일 이후 35개국에 친서를 보냈고, 5개국 정상과 통화했다. 최근 러시아·독일·브라질 정상들과 전화 통화를 하며 유 후보자의 지지를 요청하는 등 외교전에 나서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유 본부장에게 직접 지원을 약속했다. 이날(8일) 오후 유 본부장과 통화하며 "나이지리아 후보의 경력이 훌륭하지만 유 본부장이 만만치 않은 상황을 헤치고 여기까지 왔으니 상대적 강점을 살려 반드시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속내를 밝혔다.
또 "대통령이나 우리 정부가 어떤 부분에서 지원 노력을 해야 할지 의견 있으면 달라"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 달라"며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자처했다. 첫 WTO 사무총장을 배출하기 위한 문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
최종 선출은 11월 7일 전후로 예상된다. 그동안 정부는 외교력을 모아 유 본부장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향후 경선에 대비해 민간 기업 협조를 포함한 범정부 차원의 역량을 총동원해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문 대통령 역시 외교전에 발 벗고 나설 것으로 보인다. 상대 후보가 높은 인지도와 주로 개발도상국들의 지지를 받고 있어, 유 본부장의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런 만큼 문 대통령은 정상 간 외교를 더욱 활발히 할 것으로 보인다. 남은 한 달여 동안 문 대통령의 '메이커' 역할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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