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태 "범정부 차원서 중국 역사 왜곡에 단호히 대응해야"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중국에 의해 자행되고 있는 우리나라 역사 왜곡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국정 역사교과서에 '조선은 중국의 번속국(힘 센 나라에 빌붙어 사는 나라)', '6.25 전쟁은 연합국군의 북침' 등 잘못된 내용을 적시한 것이 이번 국정감사에서 밝혀졌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5선, 국회 교육위원회, 부산 사하을)에 따르면 중국 국정 역사교과서 상·하권에는 총 12건의 한국사 왜곡 내용이 담겨 있다. 한반도를 중국 영토인 것처럼 묘사한 지도를 비롯해 조선을 중국의 번속국으로 기술하고,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것이다.
특히 6.25 전쟁은 연합국군의 북침으로 오인하도록 서술돼 있다. 이 외에도 △수양제가 세 차례 대거 고려를 정벌 △발해를 건국한 대조영은 속말부의 수령 △고려를 건국한 왕건은 신라인 △고대 일본의 외래인 기술 전래는 한반도가 아닌 중국 등 고조선사부터 현대사까지 다양한 왜곡이 버젓이 중국 역사교과서에 담겨 있다.
나아가 중국은 최근 총 3500억 원가량을 들여 6.25 전쟁을 북침, 미군과 한국군의 침략에 맞서 중국이 승리한 전투 등으로 오인하도록 만드는 영화와 드라마도 제작하고 있다.
이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책은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 산하기관 중 중국의 역사 왜곡 대응 역할을 맡고 있는 기관은 동북아역사재단인데, 올해 관련 사업 예산은 13억1100만 원에 불과하고 순수하게 중국 역사 왜곡만 대응하는 사업 예산은 8600만 원에 그쳤다.
조 의원은 이 문제를 지난 7일 국회 교육위원회의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따져 묻기도 했다. 하지만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해당 내용을 잘 모르고 있었다.
이에 조 의원은 중국 역사교과서에 6.25 전쟁을 연합국군의 북침으로 오인하도록 기술된 부분을 언급하면서 "6.25가 남친인가 북침인가"라고 물었다. 우리 국민에게는 상식인 내용이 중국 교과서에 다르게 기재된 것에 대한 우리 정부의 미흡한 대응을 지적하는 과정에서 나온 질문이지만, 이는 엉뚱한 논란으로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유기홍 교육위원장이 "국감 증인에게 사상검증을 하는 것처럼 하는 것은 국회 권위를 떨어뜨리는 것"이라며 "6.25를 남침이냐 북침이냐 국무위원에게 묻는 것은 합당하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하면서 사상검증 논란이 제기된 것이다.
이에 대해 조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중국이 6.25를 북침으로 역사적으로 기술해 역사 왜곡에 대해 정부가 왜 가만히 있느냐, 초등학생도 아는 내용에 대해서 지극히 상식적으로 물어본 이유가 정부 대응이 너무 미흡하고 미온적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걸 위원장이 사상검증이라는 말을 쓴 것 자체가 유감스럽다. 질의 전체 맥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최근까지 국가보훈처 정책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유명한 역사 강사 A 씨가 '6.25는 미국이 일으킨 전쟁'이라고 발언했던 사실도 정부가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마치 사상검증이니 하는 식으로 이념논쟁으로 끌고 가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이에 유 위원장은 "그런 뜻으로 한 말이라는 것을 제가 접수하겠다"고 답했다.
조 의원은 8일 통화에서 "일본이 조선을 속국으로 표현했으면 난리가 났을 텐데, 중국이 올해 역사교과서에 그렇게 왜곡한 것에 대해선 정부는 국민에게 알리지도 않고, 중국이 마음대로 역사 왜곡을 일삼아도 말 한마디 제대로 못 하고 있어 답답하다"며 "정부는 중국 눈치만 이리저리 살피지 말고 중국 정부에 강력히 항의하고 즉각적인 역사교과서 수정을 요구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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