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웅래 "손흥민 선수는 병역특례" vs 박성민 "구태여 정치권에서"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빌보드 싱글차트 1위에 오르며 세계 K-팝을 알린 BTS(방탄소년단)의 병역특례를 여당 내에서도 의견이 갈렸다.
최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BTS의 병역특례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노웅래 최고위원은 연일 BTS의 병역특례 의제를 꺼냈다. 노 최고위원은 BTS가 국가대표 못지않게 국위를 선양하고 있어 병역특례 혜택을 충분히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전날(5일)에 이어 6일에도 BTS의 병역특례 문제를 언급했다. 노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BTS는 활동이 중단되면 국위 선양할 수 없다는 뜻이 되고, 군 복무를 하면서도 국위 선양을 계속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가 병역특례제도"라고 밝혔다.
즉, 병역특례 제도를 통해 BTS가 계속해서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는 "손흥민 선수는 병역면제가 아닌 병역특례조항에 들어가 있다. 면제와는 다르다"는 점을 부각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BTS가 이미 군 복무 의사를 밝혔는데 병역특례 혜택 문제를 다시 꺼내는 것은 맞지 않은 지적도 있다. 노 최고위원은 이와 관련 "당사자가 (군에) 간다고 하는 건 국방의 의무인데 안 간다고 얘기한다면 우리 국민이길 포기하는 것이라 당연히 그렇게 얘기하는 게 맞다"며 "우리는 3자 입장에서 국익에 어떤 게 도움이 되느냐 측면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노 최고위원의 이런 주장은 당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박성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같은 날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서 "당 안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부분"이라고 전제한 뒤, "어떤 층에서는 '본인들이 병역 의무를 다하겠다'고 밝혔는데 굳이 나서서 불필요한 부담을 지어주는 것이 맞느냐고 보고, 한쪽에서는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수들이다 보니 활동 영역에서 좀 더 많은 것들을 보장해주고 거기서 발생하는 긍정적인 이익들을 누리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하는 두 시점에서 고민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론이 아직 나지 않았고 결론이 쉽게 나야 할 부분도 아니다. 아무래도 병역인 예민한 문제이기 때문에 고민해볼 수는 있겠지만, 본인들이 적극적으로 병역을 성실하게 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구태여 정치권에서 부담을 지우는 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노 최고위원과 다른 시각을 내비쳤다.
BTS의 병역특례 혜택을 놓고 정치권에서는 대중문화예술인에 대해서도 확대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하지만 국방의 의무라는 민감성으로 아직까지 결론은 내리지 못하고 있다.
노 최고위원의 BTS 병역특례 접근도 그동안 제기됐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는 "한류의 대표가 BTS이고, 한류라는 것이 결국 미래전략산업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데 이걸 제외하고 다른 분야는 병역특례가 되는데 대중문화 분야만 안 된다고 하면 그 제도의 입법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밥 딜런이 노벨문학상을 받는 시대인데, 대중문화란 이유로 이걸 마치 딴따라 옛날식으로 폄훼해서 이 분야는 (병역특례 혜택에서) 제외해도 된다 이런 논리는 과거 관점에서 보는 것"이라며 인식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는 병역특례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14일 인사청문회 당시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서면 질의 답변에서 BTS 병역 특례 관련해 "병역은 누구나 공평하고 형평성 있게 적용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서 국방장관은 그러면서 "BTS를 포함한 대중문화예술인들이 국익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국민적 공감대가 먼저"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정치권은 형평성 논란이 이어지자 BTS뿐만 아니라 대중문화예술 분야도 입영 연기를 할 수 있도록 한 법안 개정작업을 진행 중이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3일 '병역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전 의원은 법률안 개정과 관련해 "70%에 가까운 20대가 대학생·대학원생임에 따라 입영 연기를 보장하고 있다. 체육 분야는 국내외적으로 일정 성과를 얻을 경우 입영 연기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며 "이에 반해 대중문화예술 등 새로운 분야에서 활약하며 성과를 내고 있는 청년들에게 타 집단과 동등한 수준의 권익을 보장해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대중문화예술은 병역이행 시기인 20대에 가장 높은 성과를 보임에 따라 시기 조정이 되지 않을 경우 젊은 청년들의 기회 박탈뿐 아니라 국가 이미지 제고의 관점에서도 불합리한 면이 있다. 이에 대중문화예술 분야의 우수자에 대하여 징집, 소집의 연기가 가능하도록 개선해 국가 이미지 제고에 기여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선 5일 노 최고위원은 당 최고위원회에서 "BTS는 빌보드 1위로 1조 7000억 원의 경제 파급효과를 냈고, 한류 전파와 국위 선양 가치는 추정조차 할 수 없다"며 "이제 우리는 BTS의 병역특례를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 신성한 국방의 의무는 대한민국 국민에게 주어진 사명이지만, 모두가 반드시 총을 들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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