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 개혁 좌초 송구…민주당이 결자해지 해야"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14개월간 맡아온 당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문재인 정부를 향해 "불평등 해소에 대한 의지가 부족하다"고 쓴소리했다. 오는 27일 출범하는 새 지도부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심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문 정부에 가장 기대했던 것이 '내 삶을 바꾸는 나라'였는데 국민의 삶이 더 나빠지고 있다는 걸 유념해주시기 바란다. 불평등 해소에 대한 근본적인 의지가 부족한 게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남아있는 기간 동안 재난의 시대에 더 심화될 불평등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해법과 의지를 밝혀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진보정당 최초 4선 고지를 달성하며 대표적인 진보진영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한 심 대표는 지난해 7월 80%가 넘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2년 만에 다시 당대표직에 오르며 "더불어민주당과의 집권 경쟁"을 강조했다.
그러나 공들였던 선거제 개혁이 비례위성정당 역풍을 맞아 4·15 총선에서 6석이라는 기대 이하의 결과를 내면서 책임론에 휩싸였다.
이에 대해 심 대표는 "혼신의 힘을 쏟아부어 이뤄낸 개정선거법은 실현되지 못했다. 개혁공조로 천신만고 끝에 일군 제도적 성과가 기득권 공조에 의해 유린당한 과정은 우리 민주주의 역사에 뼈아픈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재난의 시대에 시민들의 안전과 존엄한 삶을 보장할 수 있는 더 좋은 정당에 대한 열망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정치개혁의 필요성은 오히려 더 절실해졌다"며 "저와 정의당은 멈추지 않겠다. 정치개혁은 저 심상정에게 숙명 같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심 대표는 향후 선거제 개혁 방향에 대해 "선거제도가 좌초되는 과정에서 나온 비례위성정당은 위헌으로, 중앙선관위에서 충분히 제지할 수 있었던 사안"이라며 "이 점과 관련해 현재 정의당이 헌법소원한 상태이고 헌법소원을 다루는 과정에서 민주주의에 부합하는 결론이 날 것이라 기대한다. 비례위성정당이 다시는 이 정치개혁의 성과를 유린하지 않는 후속조치가 국회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개혁을 좌초시킨 민주당에서 결자해지 해야 한다"며 "민주당에서 선거공조 때 우리가 함께 공유했던 가치 기반인 다양성의 정치, 비례성 강화 원칙에 걸맞은 입법을 내놓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심 대표는 차기 지도부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냈다. '포스트 심상정'은 오는 27일 저녁 윤곽이 드러날 예정이다. 차기 당대표 선거는 배진교·박창진·김종철·김종민 후보 4파전으로 진행되고 있다.
심 대표는 "솔직하게 말씀드려 그동안 높은 산 정상에 홀로 서 있는 사람이라고 느낄 때가 많았다. 책임져야 할 무게도 가볍지 않았다. 이제는 그 짐을 후배 동료들과 나눠 들고자 한다"며 "제가 대표직에서 조기에 물러나기로 결심한 까닭은 총선 결과에 대한 책임감 때문만이 아니다. 정의당 시즌 투를 더욱 빨리 선보이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선거를 통해 탄생하는 새 지도부는 누가 되더라도 진보정치 2세대 지도부가 될 것이다. 진보정치 1세대와 3세대를 연결해 줄 튼튼한 교량으로써 거대양당과 차별화된 세대연대의 팀 정의당을 완성해나가는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주리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심상정 이후에 대안이 있느냐' 이런 질문을 하는데 그건 기우"라며 "봄에 씨를 뿌려서 봄에 수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는 많은 씨앗을 뿌리고 있다. 재난 시대를 헤쳐나갈 청년정치인 틀을 만들고 있고, 어느 정당보다 재난시대를 극복할 틀을 갖춘 정당"이라며 "이제 2, 3세대가 시스템적으로 '팀 정의당'을 이룬다면 정의당의 이름으로 많은 리더십이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퇴임 후 행보에 대해선 "대표직을 잘 물려주는 게 최우선 과제이고 이후 새로운 대표체제가 될 때 하루빨리 단단해지도록 평당원으로서 돕는 게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오는 2022년 대선 출마 계획에 대해선 "시급한 건 대표를 물려주는 일이고 차기 지도부가 탄탄하게 설 수 있도록 돕는 일"이라며 구체적인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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