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닫힌 북·중국경 대신 휴전선·38선
[더팩트ㅣ통일부=박재우 기자] 한 탈북민이 강화도를 통해 재입북한 사건이 일어난지 두 달 만에 철원에서 북한으로 넘어가려던 탈북민이 경찰에 구속돼 조사 중이다. 이전에도 재입북 사례는 있었지만, 남·북 국경을 통해 직접 재입북한 사례가 최근 늘어나 어떤 이유에서 38선을 통한 재입북을 시도하는지 이목이 쏠린다.
서울지방경찰청 보안수사과는 탈북민 방모 씨를 군부대에서 신병을 인계받은 뒤 국가보안법 위반(탈출 미수) 혐의로 구속 수사 중이라고 지난 20일 밝혔다. 방 씨는 지난 17일 오전 9시쯤 강원도 철원군 소재 3사단 전차대대의 훈련장에 침입해 월북을 시도하다가 발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이한 점은 방 씨가 당시 휴대전화 4개와 절단기, 캠코더 등을 소지하고 있었고, 군부대에 발각되자 "등산하려다 잘못 들어왔다"고 주장했다는 점이다. 통일부는 이와 관련해 "현재 수사 진행 중에 있어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면서 "유관기관에서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 또, 지켜보고 있다"고 형식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아직 수사 중으로 자세한 재입북 동기, 한국에서의 범죄 유무는 확인할 수 없다. 다만, 국경지역을 통한 재입북 시도는 올해에만 두 번째 시도라는 점이다.
앞서, 지난 7월 강화도에서 성범죄 혐의로 조사받던 탈북민이 월북한 사례가 나왔다. 해당 탈북민은 강화도 일대에서 배수로를 통해 군사분계선을 통과한 뒤 성공적으로 개성에 도착해 북한당국에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재입북은 북한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조선중앙통신은 "개성시에서 악성비루스(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월남 도주자가 3년 만에 불법적으로 분계선을 넘어 지난 19일 귀향하는 비상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탈북민들의 재입북 사례는 꾸준히 있어왔다. 통일부에 따르면 2012년부터 최근까지 재입북에 성공한 탈북민은 최소 28명이다. 구체적인 재입북 이유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가족에 대한 그리움, 경제적인 어려움 등이 주요 이유이다.
다만, 이들의 재입북은 대부분 중국 국경을 통해 이뤄졌다. 남북 접경지역은 각종 미확인 지뢰가 매설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사실상 재입북 경로로서는 꺼려져왔다. 이번 경우처럼 위험을 무릅쓰고 무리하게 남북 국경지역을 통해 재입북 한 배경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 2월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중국과의 국경을 봉쇄한 바 있다. 또한, 탈북민 재입북 성공 이후인 지난 7월에는 코로나 방역체계를 ‘최대 비상체제’로 격상하기도 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화상회의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북한 국경에 대한 감시 강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심지어, 그는 "중국과의 국경에서 1∼2㎞ 떨어진 곳에 북한의 특수전 부대가 배치됐다"며 "그들은 (무단으로 국경을 넘어 북한에 들어오는 이들을) 사살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말했다.
탈북자 출신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최근 중국을 통한 출입 자체가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에서 불법으로 건너오는 자들은 사살하라고 명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해당 탈북민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군인출신이 아닐까 싶다. 군사분계선(DMZ) 부근를 잘 안다면 가능할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지뢰뿐 아니라 우리 군의 철조망이나 감시시스템을 뚫기 힘들기 때문에 사실상 휴전선을 통한 입북은 어렵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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