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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北 김정은, '난닝구'에 숨겨진 의도

  • 정치 | 2020-09-16 05:00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상반된 행보가 알려져 주목받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수해현장을 찾아 복구 상황을 현지지도하는 장면. /노동신문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상반된 행보가 알려져 주목받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수해현장을 찾아 복구 상황을 현지지도하는 장면. /노동신문

김정은, 고모부 장석택 숙청 후 계단에 전시 충격

[더팩트ㅣ박재우 기자]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민소매 차림으로 등장하는 파격적인 행보에는 철저하게 권력장악을 위한 노림수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 위원장이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한 뒤 머리 없는 시신을 북한 고위 간부들에게 전시했다는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최근 김 위원장의 모습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지난 12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수해 현장을 찾아 민소매 차림으로 나타나 낱알을 세거나 간부들과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들어 수해피해로 인해 김 위원장의 현장 시찰을 빈번해지고 있는데, 이같은 파격적인 모습을 계속 연출하고 있다. 자신 몫의 예비 양곡과 물자를 풀 것과 렉서스를 직접 타고 나타나 주민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과거 김일성 주석이 민심을 바로잡기 위해 연출했던 모습과 유사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 위원장으로부터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한 다음 머리가 없는 시신을 고위 간부들 다니는 건물 계단에 전시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 위원장으로부터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한 다음 머리가 없는 시신을 고위 간부들 다니는 건물 계단에 전시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AP·뉴시스

그러나 15일 발간된 밥 우드워드의 신간 '격노(Rage)'에서는 김 위원장의 최근 모습과는 전혀 상반된 잔인한 모습이 적혔다. 책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 위원장으로부터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한 다음 머리가 없는 시신을 고위 간부들이 다니는 건물 계단에 전시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과장'이 섞였을지 모른다. 하지만 백악관은 공식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우드워드와 수차례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확인한 바 있다. 따라서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에게 들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북한인권운동가 출신 국회의원인 하태경 국민의 힘 의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내용을 언급하며 "21세기 대명천지에 적장도 아닌 사람 목을 따서 간부들에게 공개 전시했다고 한다"며 "말만 들어도 몸이 부르르 떨릴 정도로 잔혹한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 잔인무도한 사실은 알게 된 이상 김정은과 회담할 때 인권 문제를 배제한다면 문명국의 수치가 될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 인권 문제를 남북 대화의 공식 의제로 포함할 것을 공개 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출범하지 못한 북한인권재단 인선도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이같은 모습들은 상반된 모습이지만 권력의지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013년 당시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군복을 입은 인민보안원 2명에게 끌려나가는 사진/ 사진=통일부 제공
전문가는 이같은 모습들은 상반된 모습이지만 권력의지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013년 당시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군복을 입은 인민보안원 2명에게 끌려나가는 사진/ 사진=통일부 제공

전문가는 김 위원장의 이런 상반된 모습을 권력의지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정은에 대한 분석서 '김정은 대해부'의 저자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장성택 숙청과 난닝구 시찰은 극과 극처럼 보인다"면서 "지도층에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또 한편으로는 주민을 위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모두 권력장악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장성택 처형 당시와 관련해서는 "젊은 나이에 집권해 권력을 위해서는 뭐든지 할 수 있었던 상황으로 당시는 악마가 되기에도 시원치 않았던 시기"라면서 "권력장악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한 행위였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의 민생 행보에 대해서는 "민소매나 벤츠를 직접 끌고 시찰하는 모습은 자신을 친인민적이고 생활밀착형 지도자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선전당국에서 지도자의 모습을 연출하지만, 이번과 같은 파격적인 모습은 김 위원장이 직접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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