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땐 '병역 혜택' 부정 여론…높아진 위상에 가능성↑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BTS 군 면제 모든 기관들이 논의해주세요."
'방탄소년단(BTS)'이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1위에 오르며 정치권에서도 이들을 포함한 대중문화예술인을 병역특례 대상에 추가하는 '병역법' 개정안 작업에 착수했다. 지난 20대 국회 때는 '병역 특혜'이라는 부정 여론에 부딪혀 무산됐으나 달라진 위상만큼 이들에게 병역특례의 길이 열릴지 이목이 쏠린다.
1일 청와대 국민 청원에는 BTS가 빌보드 '핫 100' 1위에 올라 K팝의 역사를 새로 썼다며 이들을 병역특례 대상에 포함해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BTS 군 면제 청원합니다'라는 내용의 글에서 "BTS가 빌보드 차트에서 1위 했다. 한국에서는 최초이고 아시아에서도 거의 드문 성과"라며 "대중문화도 세계적으로 커다란 성과가 있다면 당연히 군 면제 해줘야 하는 시각으로 바뀌어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정치권도 이에 반응하고 있다. 여당은 국위를 선양한 대중문화예술인들이 30세까지 병역의무를 연기할 수 있도록 하는 병역법 개정을 검토 중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장관이 기여도가 높다고 판단되는 대중문화예술인과 e스포츠 선수들을 추천하면 해당 대상자가 30세까지 입영 연기할 수 있는 개정안을 이번주 대표 발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전 의원실은 최근 문체부와 협의를 마친 상태다. 현행 병역법은 입영 연기 대상에 고등학교 이상의 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 사법연수원 등 연수기관의 연수생, 국위선양을 위한 체육 분야 우수자 등은 포함하고 있지만, 방탄소년단처럼 대중문화예술인은 빠져있다. 현행대로라면 BTS 멤버 중 맏형인 진(1992년 12월생)은 올해 늦어도 내년 입대해야 한다.
앞서 정부는 예술·체육요원의 병역특례 잇단 조작 파문에 지난해 11월 병역특례 개정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대중문화예술인도 예술 대체복무 요원에 포함해야 한다는 여론에 대해 '대체복무 감축 기조, 공정성과 형평성을 높이려는 정부의 기본 입장과 맞지 않는다'며 검토 대상에서 제외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당시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바이올린, 피아노 같은 고전 음악 콩쿠르에서 1등 하면 병역 특례를 주는데 대중음악으로 빌보드 1등을 하면 병역특례를 주지 않는다"며 병역특례 형평성을 지적한 바 있다. 관련법 개정안도 논의됐지만, 부정 여론이 커지며 무산됐다.
이번에는 대중음악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 가수가 빌보드 '핫 100'에서 정상에 올라 긍정 여론이 형성되고 있어 무난히 입법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치권은 2일에도 BTS에 대한 찬사를 이어가고 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코로나19로) 우울한 시대에 경쾌한 위로를 전해줘 대한민국이 큰 위안과 자부심을 얻었다. 다시 한번 빌보드 싱글차트 1위를 축하한다. 앞으로도 K팝의 선봉장으로 세계 대중문화를 선도해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낙연 대표도 전날 "코로나19 우울을 날려버릴 강력한 다이너마이트"라며 "어려운 시기를 뚫고 갈 위안과 힘을 얻는다"라며 찬사를 보냈다. 다만 병역특례법을 개정한 지 1년이 채 안 됐고, 병역특혜 의혹이 재점화할 가능성이 있어 입법화가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이전에도 지적했지만 순수문화예술체육에만 병역특혜를 주고 대중문화예술인은 제외하는 건 불공정성이 있다"면서도 "다만 또 면제 문제를 꺼내면 새로운 분란거리가 되기 때문에 현 시점에선 여야가 협의체를 만들어서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연기 시켜주는 정도를 논의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의원이 준비 중인 병역법 개정안은 연기 대상자를 문체부 장관의 추천으로 규정하고 있어 기준이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권위주의 정권시대도 아니고 누구에게 연기 혜택을 주느냐를 장관이 정하게 돼면 정권 입맛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굉장히 자의적일 수 있다. 그래서 국위선양한 대중문화예술인에 병역 연기 혜택을 주는 기준을 어떻게 할지 논의할 필요가 있다. 국방위 안에 관련 여야 협의체를 만들자고 제안할까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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