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영끌' 말고 분양 기다리는 게 좋다"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3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도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화제가 된 진인(塵人) 조은산의 글 '시무 7조'가 거론됐다. 야당이 시무 7조에서 거론된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질의하면서다.
송석준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국토위 전체회의에서 김 장관에게 '시무 7조를 읽어봤느냐'고 물었다. 김 장관은 "읽진 않았다"고 답했다.
이에 송 의원은 "안 읽어보시면 안 된다. 대통령은 읽어보셨겠느냐"고 질의하자 "제가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송 의원은 "시무 7조에 잘못된 주택정책과 관련된 내용이 있다고 추정은 되느냐"고 물었고, 김 장관은 역시 "잘 모르겠다"고 했다.
송 의원은 "장관이 제대로 된 정책을 하려고 하면 민심을 제대로 읽고 국민들이 뭘 원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꾸짖으며 "읽어보실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고, 김 장관은 "알겠습니다"라고 답변했다.
같은 당 김은혜 의원도 김 장관에게 '시무 7조'를 언급했다. 김 의원은 "시무 7조에서 장관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아시냐"며 "장관께 어떤 말이 하고 싶어서 그런 글을 썼을까"라고 물었다.
시무 7조 대목 중 '어느 대신은 집값이 11억이 오른 곳도 허다하거늘 현 시세 11프로가 올랐다는 미친 소리를 지껄이고 있으며'라고 언급한 부분 앞글자를 따서 읽으면 '현미'라는 이름이 나오는 것을 두고 질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장관은 거듭 "보지 않아서 모르겠다"고 답변하자, 김 의원은 "뉴노멀이라는 장관 인사 기준이 1주택자다. 능력이 아닌 1주택 보유가 장관 인사의 기준이 되는 희화화가 시무 7조에서 나온다"고 지적했다.
국토위에서 거듭 언급된 시무 7조는 상소문의 형태를 빌려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하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이다. 특히 이 청원 내용 중에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김 장관을 겨냥하기도 했다.
한편 김 장관은 30대의 아파트 매수 열풍과 관련해 다시 한번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돈을 마련)하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영끌'해서 집을 사는 게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는지, 아니면 앞으로 서울과 신도시 공급 물량을 생각할 때 기다렸다가 합리적 가격에 분양받는 게 좋을지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저희(국토교통부)는 조금 더 (매수를) 기다리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패닉 바잉'(공황구매)이라는 용어가 청년들의 마음을 급하게 할 우려가 있어서 이를 순화하는 분위기가 청년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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