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4대 의료 정책' 코로나19 위기 극복 후 원점에서 의·정 협의로 풀어야"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문재인 정부의 4대 의료 정책(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한방 첩약 급여화, 비대면 진료 도입)에 반발해 의사들이 파업을 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일단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난 다음에 원점에서 의료계와 정부가 협의해서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지금 시급하게 해결할 사항은 코로나 사태 극복이고, 이는 문재인 대통령 말대로 과학만이 해결할 수 있다. 의료 종사자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코로나 극복에 전력을 다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주는 것이 정부의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정부와 의료진 간의 상이한 의견 대립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우선순위를 따져 코로나 위기 극복이라는 시급한 일부터 해결하기 위해선 정부가 의료계에 한 발 물러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내일부터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이 시작된다고 하는데, 많은 수험생들이 시험을 포기하는 상황"이라며 "오늘 중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해결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의 4대 의료 정책에 반발해 2020년도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 응시자 3036명 중 93.3%에 달하는 2832명이 시험 접수를 취소했으며, 졸업 대상자를 제외한 나머지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 1만5542명 중 90%인 1만4090명이 휴학계를 작성해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예정대로 시험을 강행한다는 입장인데, 의사국시를 포기한 이들이 마음을 바꾸지 않으면 204명만 시험에 응시하게 되고, 매년 3000명가량 배출되던 새내기 의사는 내년에 15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게 된다.
의료계와 협의 없이 10년간 의대정원을 4000명 늘리려던 정부가 의료계의 강한 반발에 당장 내년에 2800명의 의사가 줄어들지도 모르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휴학을 신청한 학생들의 수를 감안하면 이 상황이 일시적인 감소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와 의사 간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지면 지금의 의료 인력 부족 사태가 장기화될 수도 있다. 당장 내년부터 전국 대학병원 등 수련병원들이 의사 인력 절벽에 처하게 되고 공중보건의사, 군의관 등의 수급도 마비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주 원내대표는 "전공의협의회가 무기한 업무중단 의사를 밝힌 데 대해 정세균 국무총리는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라며 "처음부터 정부의 일방적인 밀어붙이기가 이런 사태를 초래했음에도 다시 대화와 타협으로 더 좋은 방법 찾으려 하지 않고 권력의 힘으로 누르려 하고 있어 강 대 강 대치로 점점 더 가고 있다. 그렇게 되면 결국 국민이 손해를 입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올리냐 마느냐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1차 위기 극복을 위해 헌신하고 공이 많았던 의사들을 (밖으로) 내몬 당사자들이 정부"라며 "그런데 마치 의사들이 윤리적 문제 있는 것처럼 생사 갈림길 환자 외면한 것에 우려를 표한다며 편 가르기 하고 도덕적 프레임 씌우려 한다. 이 문제를 제기한 정부가 결자해지 차원에서 조속히 문제를 해결해야지 그 책임을 의사에게 떠넘기는 것은 비겁한 책임 전가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주 원내대표는 "공공의대 설립, 의과대학 정원 문제는 가볍게 결정할 일이 아니라 향후 수십 년에 걸쳐 우리나라 의료 전달 체계를 결정할 중요한 일"이라며 "제대로 설계를 안 하면 또다른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정부가 결자해지 측면에서 조속히 이 문제를 풀고 양보하길 강하게 촉구한다"고 말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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