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한을 주고 책임을 나누려고 하는 것"
[더팩트ㅣ통일부=박재우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에게 일부 권력을 이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임통치'라는 용어까지 나왔다. 그런데 김 위원장의 동생으로의 권한이양이 오히려 '권력장악' 성공 의미라는 해석이 나와 주목된다.
국가정보원은 20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절대권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과거에 비해 권력을 조금 이양했다"며 "김여정에게는 대남·대미 전략을 넘기고,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에게는 내각, 김덕훈 북한 내각총리에게는 경제를 위임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권력이양 배경을 '통치 스트레스'로 보고 있다. 9년 동안 쌓인 통치스트래스 때문인데, 이는 정책 실패 시 책임회피 차원을 위해 이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이 권력 일부를 김 제1부부장에게 이양한 사실에 건강에 또 이상이 발생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런 목소리가 나오는 데는 그동안 김 위원장의 행보에서 비록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5월 20일 넘게 잠적,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아 시술을 받고 목숨이 위태롭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가정보원 북한분석관 출신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는 이날 <더팩트>와 통화에서 "(김 위원장의 권력이양 등은) 전반적으로 본다면, 오히려 권력을 쥐었기 때문에 권한을 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북한 내부를 완벽하게 장악하고 있다고 본 것이다.
김 위원장의 '건강'과 관련한 해석이 나오는 것은 국정원의 '위임통치', '스트레스' 단어 사용으로 인한 해프닝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위임통치'보다는 '권한이양'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곽 대표는 "(김여정에) 권한을 나눠 줌으로써 (김 위원장이) 손을 놓는 것이 아니"라면서 "이런 식으로 권한을 주고 책임을 나누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내각 총리를 박봉주에서 김덕훈으로 교체한 일을 예로 들며 "권한을 줬다 뺐었다 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건강이상설에 대해서 곽 대표는 "가능성이 낮다"고 일축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체중과 알려진 바에 따르면 건강이 나쁘겠지만, 쉽게 사망하거나 할 가능성은 적다"고 부연했다.
신범철 한국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도 본지와의 통화에서 "국정원에서 위임통치라는 말을 꺼냈는데, 상당히 왜곡된 것 같다"면서 "권한이양이 맞는 용어"라고 지적했다.
또한, 각 분야에서 권한이양이 이뤄졌다면서, 김 제1부부장에 대해서는 "국정 전반적인 분야가 아니라 외교분야에서 권한이양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도 국정원이 '위임통치'란 단어를 쓴 점에 대해 "부적절한 용어로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보았다.
한편, 이날 브리핑이 끝나고 정보위 소속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자들과 다시 만나 "위임했다는 것이지 문제가 있어서 분할해서 통치하는 개념이 아니"라고 다시 설명했다. 이어, "위임통치는 북한 쓰는 용어 아니고 국정원이 만든 용어"라며 "북한이 위임통치라고 쓴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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