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지도자 초청 첫 오찬…"한반도 평화 앞당기는 데 함께"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상황과 관련해 "다음 주까지가 고비이고 특히 이번 주가 중요하다"며 "더 이상 방역을 악화시키지 않고 코로나를 통제할 수 있도록 종교가 모범이 돼달라"고 부탁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진행한 한국천주교 지도자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정부는 국민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으로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거나 무시하는 행동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이 천주교 지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부터 천주교 지도자들과 만남을 추진해왔으나 유엔(UN)총회 참석 일정과 코로나19 여파로 이번에서야 성사됐다.
문 대통령은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크게 늘고 있어서 우리 방역이 또 한 번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다. 방역 책임자로서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지금 같은 세계적인 코로나 대유행 상황에서 방역과 경제를 함께 성공해 나간다는 것은 그런 나라가 거의 없을 정도로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다행스럽게도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국민들께서 정부를 믿고 힘을 모아주신 덕분에 경제의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방역에 성공할 수 있었다. 우리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가운데 방역도 경제도 모두 최고다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라면서 "국민들께서 만들어 주신 기적 같은 성과"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런데 이제 자칫하면 그 성과가 무너질 위기에 놓여 있다"며 "방역 상황이 더 악화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높이게 된다면 우리 경제의 타격은 이루 말할 수 없고, 또 고용도 무너져서 국민들의 삶에서도 큰 어려움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한순간의 방심으로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일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수난의 시간에 예수님께서 '모두가 하나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라고 하셨던 기도 말씀을 되새겨 본다"면서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장기화로 국민들 마음이 매우 지치고, 짜증도 나고, 심지어는 아주 분노하는 그런 마음들도 많이 있다"며 "국민들의 힘든 마음을 치유해 주고, 서로의 안전을 위한 연대의 힘이 커지도록 종교 지도자들께서 용기와 기도를 나눠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빵도 하나 우리도 하나, 한 몸'이라며 한반도 평화에 헌신해 오신 고(故) 장익 주교님의 숭고한 사랑을 되새겨 본다"면서 "남북 간 대화와 교류의 물꼬가 터지고 한반도 평화를 앞당기는 데에도 천주교가 늘 함께해 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간담회에는 △염수정 추기경(서울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겸 광주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대구대교구장) △이기헌 주교(의정부교구장) △권혁주 주교(안동교구장) △이용훈 주교(수원교구장) △유흥식 주교(대전교구장) △손삼석 주교(부산교구장) △김준철 신부(한국천주교주교회의 사무처장 겸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사무총장)가 참석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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