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선 의원'이지만 야당과 관계 불편…"야당 배려 없는 인사" 비판도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에 '친문 핵심' 최재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임명되면서 향후 역할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청와대는 4선 의원을 역임한 최 수석이 국회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야당과의 활발한 소통에 나서 국정과제의 원활한 추진을 지원하고 협치를 복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선 강성 이미지와 거침없는 언사로 유명한 그가 꼬일 대로 꼬인 야당과의 관계 개선을 이뤄낼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최 수석은 제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경기 남양주갑에 당선돼 정치에 입문했다. 이후 19대 국회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당시 문재인 대표와 급속도로 가까워졌고, 최근까지 문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꼽혔다.
이후 최 수석은 2018년 6·13 재보궐 선거에서 서울 송파을에 당선되며 다시 원내로 입성했다. 국회에서 일본경제침략대응특위위원장으로 활동했고, 당내에서 친문 구심점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하지만 21대 총선에서 배현진 미래통합당 의원에게 큰 차이로 패해 낙선했다.
최 수석은 의원 시절 거침없는 발언과 강한 주장을 해왔다. 문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일 때부터 지지 의사를 강하게 밝히면서 '정치적 호위무사'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청와대는 최 수석 임명에 대해 "최 수석의 경우 정무적 역량뿐 아니라 추진력과 기획력이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야당과 활발한 소통을 바탕으로 국정과제의 원활한 추진을 지원하고 여야 협치 복원과 국민통합 진전에 기여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여당 중진 의원 출신인 최 수석이 차관급인 정무수석에 임명된 것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총선에 낙선한 측근을 위한 배려'라는 분석도 나왔다. 동시에 당 요직을 두루 거친 최 수석의 정무 능력에 대한 기대감도 포착되고 있다.
다만 최근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여야 관계에서 최 수석이 포용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야당 3선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이게 쇄신인지, 순환보직인지 잘 모르겠다. 현재 (청와대)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생각 같다"며 "최 수석은 그야말로 친문 핵심 인사다. 그럼 당·청 관계나, 당과 국회 관계를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예상된다)"고 부정적 시각을 보였다.
이어 "강기정 전 수석이나 최 수석이나 비슷한 상황 아닌가"라며 "대통령의 뜻을 당과 민주당, 국회에 전달하겠다는 의중이 담긴 것이라고 본다"라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야당과의 소통은 많지 않았다. 강 전 수석이나 최 수석은 스타일이 야당과의 협치라는 틀보다는 집권당 중심으로 갈 것"이라며 "정권 후반기 성과를 내기 위한 독선적인 모습을 이대로 유지하겠다는 뜻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혹평했다.
야당과 새로운 관계 설정을 위해선 '통합형 인사'가 필요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다른 야당 의원도 강성인 최 수석의 성향을 두고 우려를 드러냈다. 야당 소속 수도권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최 수석은 말도 함부로 하고, 전체적으로 우리 당과 여러 가지 관계가 썩 좋지 못한 사람"이라며 "사람이 없으니 어쩔 수 없었겠지만, 그런 사람을 정무수석에 임명했다는 건 야당을 배려한 처사는 결코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또한 "인사가 만사인데 잘 되었으면 좋겠다. 다소 아쉽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야당과 청와대 관계가) 오히려 경색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다만 국회 사정에 밝은 최 수석이 야당 입장을 어느 정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한 재선 의원은 "4선 의원 출신이니 아무래도 국회를 잘 알지 않겠나. 이해도가 높을 거란 생각이 있다"고 했다. 21대 국회 개원 연설에서 '협치'를 강조한 문 대통령이 최 수석을 앞세워 야당과의 관계 개선에 나설지 주목된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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