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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민주당 전당대회, '수해·무관심' 이중고

  • 정치 | 2020-08-11 05:00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흥행 부진과 수해 피해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일 열린 울산 지역 연설회에 참석한 이낙연(오른쪽) 후보, 김부겸 후보(가운데), 박주민 후보. /더불어민주당 제공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흥행 부진과 수해 피해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일 열린 울산 지역 연설회에 참석한 이낙연(오른쪽) 후보, 김부겸 후보(가운데), 박주민 후보. /더불어민주당 제공

당 대표 후보 3인 '프레임 경쟁' 시작…지금 필요한 '쟁점'은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8·29 전당대회가 점점 다가오고 있지만, 수해 피해로 인한 선거운동 중단과 무관심 등으로 '흥행 실패'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기에 이낙연 후보와 김부겸 당 대표 후보는 '프레임 경쟁'을 벌이며 날을 세우고 있다.

후보들의 최대 관심사였던 호남 지역 대의원대회도 집중 호우로 전격 연기되면서 각자 홍보 전략 등은 대부분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송갑석 민주당 대변인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현재 당 대표 최고위원 후보 선거운동을 전면 중단하고 수해복구에 전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민주당은 미리 계획했던 14일 충남·세종·대전, 16일 충북 순회 합동연설회와 대의원대회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송 대변인은 "시도당위원장이 뽑히는 상무위원회는 시도별로 할 수 있어 큰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라면서도 "합동연설회를 하느냐 마느냐가 문제일 것인데 아직 결정은 못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29일로 예정된 전당대회 일정은 미뤄지지 않는다.

이에 대해 이낙연 후보 캠프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앞으로 대부분 일정은 (어렵게) 될 것 같다"며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당 치짐을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민 후보 캠프 관계자도 "수해 복구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그는 통화에서 "당에서 결정한 뒤에 별다른 논의가 없어 특별한 방침은 없다"면서도 수해 복구 지원과 관련해 "다양한 지역을 전국으로 챙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집중 호우로 피해가 속출하자 충청·전라 지역의 대의원 대회를 연기했다. 지난달 29일 열린 최고위원회에 참석한 민주당 지도부. /남윤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집중 호우로 피해가 속출하자 충청·전라 지역의 대의원 대회를 연기했다. 지난달 29일 열린 최고위원회에 참석한 민주당 지도부. /남윤호 기자

집중호우로 연기된 대의원대회 일정에 대해 안규백 전준위원장은 통화에서 "광주·전남 지역은 19일, 전북은 20일 진행될 것"이라며 "충청도는 다시 조정해야 한다"고 했다. 또, 전당대회와 관련해 "비대면 방식이기 때문에 플랫폼을 통해 시도당 위원장 등을 선출하고 그 이후에 다른 일정을 잡아서 행사를 치루면 된다"고 말했다.

상황이 좋지 않다고 후보자 간 경쟁이 없는 건 아니다. 당 대표 후보들 사이에선 '메시지 경쟁'이 뜨겁다. 이 후보는 차기 지도부 출범 후 '4개월'을 강조하고 있다. 이 후보는 출마선언에서 스스로 "코로나19 국난 극복의 적임자"라고 강조했지만, 명분이 모호하다는 등 지적을 받았다. 또, 김 후보 측에서 '7개월짜리 당 대표'라는 공세를 지속하자 전략을 수정했다.

이 후보는 최근 "향후 넉 달이 문재인 정부의 성패를 가름하는 마지막 기회", "민주당이 국민의 신뢰를 받는 마지막 기회"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 '국회의 시간'을 언급하며 원외인 김 후보와 차별성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반대로 '선장 책임론', '당권·대권 분리론', '재집권 위기론'을 꺼내들며 이 후보를 압박했다. 그는 대선주자로 나설 예정인 이 후보가 당 대표직을 7개월밖에 할 수 없는 것을 두고 "태풍이 몰려오는데 선장이 내리는 것과 뭐가 다른가"라고 꼬집었다. 또 "대선주자 당 대표는 지지율에 급급하기 마련이다", "이대로는 부산·서울을 다 잃을 수 있다. 대선도 낙관할 수 없다"며 견제구를 날렸다.

박 후보는 '국민'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주요 연설에서 "국민이 고통받는 현장에 가야 한다", "국민에게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 "국민과 함께하는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외쳤다. 두 후보에 비해 젊은 편인 박 후보는 개혁 성향을 피력하며 새로운 변화를 부각하고 있다.

일각에선 전당대회 흥행 부진을 두고
일각에선 전당대회 흥행 부진을 두고 "새로움이 기대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24일 민주당 예비 경선대회에 참석한 세 후보. /배정한 기자

세 후보의 메시지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지만, 2년 전에 비해 전당대회를 향한 관심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차기 지도부 구성 후에 재보궐선거·지방선거·대통령선거 등 '빅이벤트'가 있음에도 전당대회를 향한 관심이 크지 않은 데엔 "큰 변화가 기대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여당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있다면 홍수에 더해 태풍이 들어서도 관심이 있었을 것"이라며 "이미 승부가 결정됐다는 인식이 강한 데다 차기 지도부가 현저히 집권여당의 흐름을 바꿀 것으로 기대하지 않고 있다. (유권자들이) 여당 의사결정이 어떻게 될지 알고 있기 때문에 대표가 누가 되든지 큰 관심이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민주당에 바라는 건 핵심적인 변화나 그에 대한 입장"이라며 "국정운영과 앞으로의 정치 복원이 중요한 의제가 될 거다. 앞으로의 당청관계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관심이 몰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부동산 논란 등 주요 현안 문제에 청와대 인사가 대폭 교체되면서 차기 지도부의 당청관계 구축에도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홍 소장은 "전당대회 흥행을 위해선 현재 상황에 대해 어떤 혁신과 변화 쇄신 노력이 필요한지 이야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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