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지역구만 빼고"식 목소리에 정책 동력 상실하나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당·정·청의 대규모 공공임대주택 공급 계획 발표 이후 더불어민주당 소속 해당 지역구 의원의 반발이 이어진 뒤 '정치 님비현상'이란 비판이 거세다. 또, 민주당 최대 현안인 '부동산 논란'을 타개할 주택 공급 정책이 소속 의원들의 반대 의견으로 동력을 상실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반대 의견을 내비친 의원을 향해선 당내 핵심 지지층의 집중 포화가 이어지면서 탈당 요구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 목소리로 정책을 추진해 나가도 모자랄 판에 당론에 따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지난 4일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정부의 주택공급대책 발표 이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마포구 상암동은 이미 임대 비율이 47%에 이르고 있는데 여기에 또 임대주택을 지어야 하느냐"며 "주민과 마포구청, 지역구 국회의원과 단 한마디 사전 협의 없이 이렇게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게 어디 있나? 이런 방식은 찬성하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가 내놓은 대책엔 상암DMC 미매각 부지, 상암 자동차 검사소, 상암 견인차량 보관소 등 공공기관 유휴부지를 활용해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었다. 노원 지역 국회의원들도 유감을 표했다. 태릉 공프장이 있는 이곳 지역구 의원인 우원식·고용진·김성환 의원도 고밀도 세대 공급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반발을 우려했다.
부동산 규제와 공급 대책을 함께 시행하면서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는 민주당의 전략에 내부 이견이 표출되면서 내부 지지층들 사이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지난 5일 민주당 권리당원 홈페이지와 친문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엔 정 의원을 향한 비난글이 이어졌다. 이들은 "왜 당론에 따르지 않는가" "정 의원은 흙수저 출신이라더니 상암동 임대아파트가 불편한가" "상암동 임대주택 사는 47%가 당신 찍어준 사람이다" "지역주의로 반발하지 말라"며 탈당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 민주당 의원들의 반발이 결국 "임대주택은 기피 시설"이라는 인식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박상철 경기대 교수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지역 이기주의에 빠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그런 것들이 바로 정책의 동력을 상실시키는 것"이라며 "앞으로 일사불란함이 있어야 할 거다. 오히려 문제점이 있을 땐 보완하려는 노력을 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을 향해 "집권당에서 국가 정책을 정할 땐 내용도 중요하지만, 일관성이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정교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다"며 "집권당의 자제력도 필요하다. 지역구 입장으로 봐선 당연히 (반대 의견이) 틀린 말이 아닐 수 있다. 사실 정치적 님비현상인데, 집권당 소속 의원이니 그런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야당은 (공급 대책을) 욕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집권당으로서 매끄러운 모습을 보이지 못한 거다. 정책에 대한 정식 반발이어도 삼가할 필요가 있다. 당의 지도력도 문제다. 일사불란하게 한 목소리를 냈어야 했다"고 했다.
부동산 입법을 반대해온 통합당은 민주당을 향해 "표만 생각한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6일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국토부장관은 전체 임차가구의 25%가 공공임대에 살 것이라고 큰 소리치고, 민주당 의원은 집이 없어 고통인 서민에게 집 한 칸 장만해 주는 것이 아까워 '임대주택 결사반대'를 외친다"며 "친(親)서민이라는 이 정부는 결국 반(反)서민이었던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들은 표만 생각한다. 그러니 표변(豹變)한다"며 "집을 가진 자와 가지지 않은 자로 국민을 나누는 '부동산 정치'를 구사한다. 국가를 자신들의 것으로 알고, 시장을 발아래에 굴복시키려는 '부동산 큰 손'이다. 계급의 분노를 부추겨 갈등의 폭풍이 일어나게 하고, 누워있는 표를 '줍줍'할 생각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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