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연결으로 '돌파'·제재 대상 아닌 사업부터 추진해야"
[더팩트ㅣ국회=박재우 기자] "왜 되지도 않은 일, 어려운 일을 떠드느냐고 한다. 제가 5년간 떠들다 보니 떠드는 사람들에게 귀를 귀울인다. 떠들다 보면 남북철도의 길이 열린다."(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남북고속철도 건설을 위한 세미나가 국회에서 열렸다. 6일 양기대 의원실 주재로 열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남북고속철도 건설 세미나'에서 정부 당국자, 전문가들이 모여 코로나 이후 추진해야 할 남북철도 연결에 대해 논의했다.
최근 들어 남북경협 관련한 논의가 활발하게 언급되고 있다. 서호 통일부 차관도 이 자리에 참석해 "고속철도연결과 관련해 주변 4강의 견제가 많고, 내부적으로 북한에 퍼주기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면서도 "철도 건설을 하게 되면 물류가 철도를 통해 이어짐으로써 대륙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심이 될 것"이라고 힘을 실어줬다.
그러면서 남북철도 협력 증진을 기원하는 '수처작주 입처개진(어느 곳이든 가는 곳마다 주인이 되면 그곳은 모두 진리라는 뜻)' 족자를 양 의원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다만, 북한이 탈북민단체의 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해 경색된 남북관계 속에서 '남북경협'이 현실성이 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북한은 최근 폭우가 이어지자 2008년 남북 실무회담을 통해 사전 통보하기로 한 합의를 위반하고 황감댐 물을 예고 없이 방류한 상황이다.
세미나에서는 남북철도 건설을 추진할 수 있는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 이를 통해 되려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는 목소리부터 현재 가장 큰 장애물인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대해서는 제재 대상이 아닌 사업부터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자리에서 패널로 참석한 진장원 유라시아평화철도포럼 상임대표는 이러한 상황을 언급하면서 "직면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라며 "이를 통해 분위기 전환이 가능하다. 빠른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재훈 동아시아철도공동체포럼 연구원은 "제재 하에서도 가능한 작업의 우선 추진에 대한 검토가 부족하다"면서 "일반적인 철도투자 절차는 타당성조사 1년→기본계획수립 1년→설계 1년 측량 및 용지 매입→공사 착수 순서인데, 타당성조사, 기본계획 수립 등(총 2년)은 제재와 무관하니 먼저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남북철도사업은 2018년 4.27 판문점 선언 등에서 언급됐지만, 북한 당국이 시급하게 관심을 갖고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북한 당국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사안은 북미 대화를 통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해제로 알려져 있다.
한편, 최근 취임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백두산의 물과 남쪽의 쌀을 맞바꾸는 '물물교환' 방식의 남북교류협력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는데, 물물교환 방식의 남북교류협력이 가능성을 보이면서 남북교류도 다시 꿈틀대고 있다.
5일 SBS 보도에 따르면, 개성 고려 인삼 술, 류경소주 등 북한의 대표적 술35종 1억 5000만 원 어치를 중국을 통해 남한으로 반입하는 계약이 남북간 체결돼 통일부의 최종 승인만 남았다. 우리측은 설탕 167톤 가량을 북측에 건네기로 합의했다.
이같은 이인영표 '물물교환'이 탄력을 받으면 다음 단계로 언급됐던 '금강산 개별관광'과 '남북 철도연결사업' 등도 추진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장관은 5일 한미워킹그룹 실무진 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교섭본부장과 만나 이에 대해서 폭넓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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