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실종 신고 7시간 만에 사망한 채 발견 충격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10일 새벽 숨진 채 발견된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8일 전직 비서관으로부터 성추행 피소된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0시 30분쯤 서울 북악산 숙정문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 현장에선 박 시장의 가방과 명함, 필기도구 등이 수거됐다. 경찰에 따르면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현재 박 시장의 직접적인 사인이나 동기 등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전날(9일) 박 시장 실종 이후 그가 최근 전직 비서로부터 성추행으로 피소된 사실이 알려졌다. 인권변호사로 활동했던 박 시장의 이력을 볼 때 전직 비서의 이른바 미투 고소는 세간에 충격을 줄 수밖에 없다. 박 시장의 극단적 선택도 성추문 의혹 때문 아니겠냐는 추측이 나온다.
9일 오전 집을 나선 박 시장은 본인의 성추행 피소 사실을 전날인 8일 오후 늦게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 고소장은 7일 서울지방경찰청에 접수, 당일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고소인 조사가 이뤄졌다고 한다. 이후 경찰 고위층이 박 시장에게 언질을 줬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박 시장은 본인의 성추행 피소 사실을 인지한 후 심한 압박감을 받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서울시장 전 인권변호사, 시민단체 활동 등 그동안 보인 이미지로 성추문 사건이 알려질 경우 벌어질 상황 등을 우려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당장 더불어민주당도 충격에 휩싸이게 됐다. 박 시장의 급작스런 사망도 충격이지만, 지난 2018년 3월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지난 4월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이어 박 시장까지 이번이 세 번째라는 점은 여당에 정치적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향후 정치적 파장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안 전 지사는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이 확산하던 2018년에 비서의 성폭행 폭로로 직에서 사퇴했다. 차기 대권주자로 꼽혔던 안 전 지사였기에 충격은 더했다. 이후 안 전 지사는 ’권력형 성범죄자‘로 낙인찍히며 정치적 사망선고를 받았다.
안 전 지사는 1심 재판에서 무죄를 받았지만, 2심에서 유죄로 뒤집힌 데 이어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 징역 3월 6월형을 확정, 복역 중이다.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직후였던 지난 4월 23일 오 전 시장은 "저는 최근 한 여성 공무원을 5분간 면담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이 있었다"며 전격사퇴했다. 오 전 시장의 기자회견과 사퇴는 민주당 지도부도 전혀 알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나 이후 4월 초부터 피해자와 오 전 시장의 사퇴 시점을 조율해왔다는 내용이 알려지며 야권에서는 총선을 고려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박 시장이 숨지면서 해당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되게 됐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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