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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민주당 초선 10명 중 8명 희망 상임위 배정 받았다

  • 정치 | 2020-06-21 00:00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 10명 중 8명이 희망 상임위에 배정된 것으로 파악된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선거 공약으로 '초선 우선 배정'을 내건 바 있다. 지난 4월 27일 고민정 민주당 광진을 당선인(가운데) 등 제21대 초선 의원들이 워크숍에 참석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 10명 중 8명이 희망 상임위에 배정된 것으로 파악된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선거 공약으로 '초선 우선 배정'을 내건 바 있다. 지난 4월 27일 고민정 민주당 광진을 당선인(가운데) 등 제21대 초선 의원들이 워크숍에 참석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선거 험지·개혁과제 뒷받침 고려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1대 국회 전반기 상임위에 소속 의원 176명 배정을 완료한 가운데, 초선 의원 10명 중 8명이 희망 상임위에 배정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우선 희망 상임위에 배정받지 못한 이들도 대체로 차순위 상임위에 배치됐다. 인기 상임위의 경우 지역구의 선거 험지 여부를 기준으로 선정하고, 일부 논란 있는 의원들은 개혁과제 소관 상임위에서 배제하는 등 '정무적 판단'도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팩트>가 민주당 초선 의원 전체 82명의 희망 상임위와 실제 배정 결과를 의원실을 통해 확인한 결과, 희망 1순위가 아닌 상임위에 배정받은 이들은 15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김태년 원내대표의 선거 공약인 '초선 우선 배정' 이행률이 81.7%인 셈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번 상임위 배정 결과를 밝히면서 관련 공약을 충실히 반영했다고 밝힌 바 있다.

각 상임위 별로 초선 의원 현황을 살펴보면, 인기 상임위인 국토교통위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는 민주당 소속 의원 18명 중 12명의 초선이 배치됐다. 또 ▲보건복지위 15명 중 7명 ▲ 행정안전위 13명 중 7명 ▲정무위 14명 중 7명 ▲환경노동위 9명 중 6명 ▲기획재정위 15명 중 5명 ▲교육위 9명 중 5명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12명 중 5명 ▲문화체육관광위 9명 중 5명 ▲법제사법위 11명 중 4명 ▲농해수위 11명 중 3명 ▲외교통일위 12명 중 2명 ▲국방위 10명 중 2명 등으로 초선 의원들이 배정됐다.

이들 가운데 환노위에 배정된 양이원영, 윤준병, 최종윤 (3명) 의원과 ▲산자위 이규민, 이수진, 황운하 (3명) ▲정무위 민병덕, 오기형 (2명) ▲행안위 김민철, 양기대 (2명) ▲기획재정위 김주영(1명) ▲교육위 윤미향 (1명) ▲문체위 전용기 (1명) ▲ 복지위 서영석(1명) ▲과방위 한준호 (1명) 의원 등이 희망 1순위 상임위에 배정받지 못했다.

초선 우선 배정 원칙을 적용했지만 국토위 등 주요 상임위는 험지 배려도 동시에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 당선인 총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는 김태년 원내대표. /임영무 기자
초선 우선 배정 원칙을 적용했지만 국토위 등 주요 상임위는 험지 배려도 동시에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 당선인 총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는 김태년 원내대표. /임영무 기자

'초선 의원 상임위 우선 배려' 원칙을 반영해 인기가 가장 많은 국토교통위와 산자위에 초선 의원을 다수 배치한 점이 눈에 띈다.

국토위는 굵직한 사업들을 유치할 기회가 높아 지역구 요청이 높고, 후원금 모금에 상대적으로 유리해 인기가 좋다. 하지만 그만큼 높은 문턱을 넘지 못한 초선 의원들이 여럿 있었다. 김민철(경기 의정부시을), 민병덕(경기안양시 동안구 갑), 서영석(경기 부천시정), 양기대(경기 광명시을), 윤준병(전북 정읍시고창군), 이규민(비례), 최종윤(경기 하남시), 한준호(경기 고양시을), 홍성국 의원(세종갑) 등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이번 국토위 상임위원을 배정할 때 21대 총선 당시 험지였던 곳을 우선 배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국토위 위원 선정 기준으로 이번 총선에서 상대 후보에 신승했던 이들을 고려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실제 국토위원에 배정받지 못한 이들은 모두 지난 21대 총선에서 50% 초반~60%대 득표율로 안정적으로 당선된 바 있다. '초선 우선 배정' 원칙과 함께 '정무적 판단'도 고려한 것이다.

신청 당시 1순위가 아니었지만, 신청서 제출 이후 원내지도부에 요청해 희망 상임위에 배치된 이들도 있었다. 전용기 의원 측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원래 신청서를 제출할 때 1순위는 정무위였다. 정무위가 총리실 소관인데 전 의원이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해 희망했으나 정무위가 금융 이슈를 더 많이 다루고, 청년 문제는 굳이 정무위에 가지 않아도 해결할 수 있겠다는 의견이 있어서 원내지도부에 문체위를 요청했고, 의견을 잘 반영해줬다"고 했다.

또 초선 의원들 대다수는 최우선 상임위는 아니더라도 2~3순위에 배정된 것으로 보인다. 민병덕 의원은 정무위가 2순위, 윤준병 의원은 환노위가 3순위였다. 오기형 의원도 희망 1순위인 산자위에는 배정받지 못했지만 2순위 정무위에 안착했다. 오 의원 측은 "의원이 혁신성장이나 공정경제에도 관심이 많아 정무위를 2순위 신청했는데 잘 된 것"이라고 했다.

지난 5월 민주당 원내대표 후보로 나선 김태년, 전해철, 정성호 의원이 초선의원 대상 합동토론회에 참석해 국민의례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지난 5월 민주당 원내대표 후보로 나선 김태년, 전해철, 정성호 의원이 초선의원 대상 합동토론회에 참석해 국민의례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상대적으로 비인기 상임위에선 원내대변인단의 '희생'도 돋보인다. 원내대변인인 홍정민 의원은 후보 시절 희망 상임위를 '정무위원회'로 꼽은 바 있다. 금융경제학 전공과 민간기업 경제연구소 근무 경험을 살려 혁신성장 지원과 금융소외계층 지원강화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과방위 1순위 신청률이 저조하자 이곳에 자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위에 배정된 박성준 원내대변인도 마찬가지다.

중진 의원들이 다수 포진한 외통위는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출신 윤건영, 김대중 전 대통령 3남 김홍걸 의원 등 초선은 소수 배치됐다.

민주당 비례대표 의원들은 대체로 자신의 전문 분야를 살릴 수 있는 상임위에 배치됐다. 약사 출신 서 의원은 희망 상임위와 달리 복지위에 안착했다.

다만 전문 분야를 살리지 못해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양이원영 의원은 지난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에너지전환과 원전안전, 저탄소산업화와 성장전략에 바탕을 둔 그린뉴딜 정책을 추진하는 역할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위원회 배정을 기대하고 있었지만 여당몫 18명에는 들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노동분야는 제가 공부해야하는 분야다. 산재사망 사고도 꼼꼼히 따져서 대책을 찾아보고, 현장에 차별받는 여성노동자, 위험한 노동, 비정규직과 파견근로문제 등을 제기하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해결하는 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판사 출신 이탄희 의원은 환노위에 배정됐다. 양승태 대법원 국정농단 블랙리스트를 제기하며 민주당 영입인재로 정치계에 입문한 이 의원은 건강 문제로 상임위 배정 문제를 원내대표단에 일임했다. 7월 출범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후속 법안 등 사법개혁 과제가 긴급한 상황에서 법사위를 비워둘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으로 기소된 상태에 있는 경찰 출신 황운하 의원, 법관 탄핵 목소리를 높이는 판사 출신 이수진 의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배정받았다. 이를 두고 황 의원은 페이스북에 "산자위 활동은 꿈에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이와 관련, 민주당 한 재선 의원은 "재판이 진행 중이거나, 법원에 강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의원들을 법사위에 배정할 경우 오히려 권력기관 개혁과제 추진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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