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밝혀둡니다. 이 글은 낙서 내지 끄적임에 가깝습니다. '일기는 집에 가서 쓰라'고 반문한다면 할 말 없습니다. 그런데 왜 쓰냐고요? '청.와.대(靑瓦臺)'. 세 글자에 답이 있습니다. '대통령이 생활하는 저곳, 어떤 곳일까'란 단순한 궁금증에서 출발합니다.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보지 않았을까요? '靑.春일기'는 청와대와 '가깝고도 먼' 춘추관에서(春秋館)에서 바라본 청춘기자의 '평범한 시선'입니다. <편집자 주>
"남한은 적" 北, 대적 관계 규정…군사 도발 가능성 우려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한반도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 북한이 9일 정오부터 남북한 간 모든 통신연락 채널을 완전히 차단·폐기하겠다고 밝히면서다. 본격적인 대남공세의 총성을 울린 셈이다. 김여정 부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지난 4일 탈북자단체의 '삐라' 살포를 문제 삼으며 금강산 관광 폐지, 개성공단 완전 철거,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 연락사무소 폐쇄 등을 거론한 바 있다.
북한이 경고에 그치지 않고 실행에 옮긴 것은 우려를 키운다. 더구나 이른 시일 내에 직접 행동에 나섰다는 점도 북한의 의지가 분명히 드러난다. 북한은 앞으로 단계별로 적대사업계획을 심의하겠다고 밝혔다. 추가 조치를 시사한 것이다. 북한이 남한 적대 조치를 단계별로 밟아나간다면 남북관계는 매우 심각해질 수 있다. 이미 북한은 남북관계 단절까지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북한의 강한 반발은 단적으로 대북전단의 위력을 실감케 한다. 북한은 이달에만 남한 정부를 향해 '배신자들' '쓰레기들' '저능아'라는 상식 이하의 비유를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다. 강한 반발심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아마도 체제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북한이 대규모 규탄 집회를 벌인 것도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것과 연결된다.
심상치 않은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지만, 청와대는 별다른 반응이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국무회의에서 북한 관련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청와대 핵심관계자가 지난 4일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해 "참으로 백해무익한 행동"이라고 한 뒤 특별한 말이 없다. 북한의 거센 공세와 으름장 속에도 청와대는 조용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가 북한에 끌려다닌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 정부가 때로는 대남 압박을 지속하는 북한에 강하게 나갈 필요가 있다는 강경한 반응도 더러 보인다. 그러나 대북 문제와 관련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믿는다. 또 강 대 강 대립은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청와대와 정부가 이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봄이 타당하겠다.
한가지, 북한이 무력 도발할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은 중요하다. 안보와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남한을 '적'으로 규정하겠다고 천명했다. 앞서 노동당 통일전선부는 5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적은 역시 적이다. 갈 데까지 가보자는 것이 우리의 결심"이라며 "남측이 몹시 피로해 할 일판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무력 도발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2014년 10월 대북전단을 실은 풍선을 향해 고사포를 쏜 선례가 있다. 탈북자단체는 6·25 기념일에 맞춰 또다시 대북전단을 날려 보낼 계획이어서, 북한이 군사적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남북 간 적대행위 중지를 명기한 9·19 군사합의를 파기한다면 군사 도발 가능성은 더 커진다.
현재 북한의 불만이 강한 만큼 철저히 군 대비태세를 점검할 필요성이 있다. 최근 중국인들이 서해안으로 밀입국한 일이 연이어 벌어졌다. 우리 군·경이 경계에 허점을 노출하면서 군 기강해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의 대화 기조와 별도로 안보의 중요성은 수십번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남북관계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우리 군의 군비태세를 점검하는 일은 군 통수권자인 문 대통령의 중대한 책무이지 않을까 싶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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